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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된 설현준, 박정환도 넘었다

등록일 2021.12.17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1경기
바둑메카의정부, 수려한합천에 4-1 승


설현준 6단(22)의 별명은 '괴물'. 그것도 '반발 괴물'이다.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최강으로 맞서는 것. 이것이 그의 본질이고 이제까지 일관되게 보여준 모습이었다. 좋게 보면 반전무인의 자세.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거기엔 서툰 돌격대장 내지는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돈키호테를 떠올리게 하는 불안한 뭔가가 늘 내재돼 있었다.

▲ 지난주 국수산맥배 일정 관계로 한 주를 쉬었던 리그의 일정이 재개됐다.


하지만 최근에 와선 달라졌다. 입단 9년차의 경험이 쌓여서일까. 과거의 '액셀' 일변도에서 벗어나 후진 기어도 가끔 넣고 너무 나갔다 싶으면 급제동도 주저 않는 모습이다. 특히나 인상적인 것은 좋았던 바둑이 엉망이 되었을 때 전처럼 무너지지 않고 끈덕지게 승부를 이어가는 점.

원래부터가 수읽기는 발군이었다. 여기에 미완으로 남아 있던 여러 능력들이 마른 논에 물대듯 채워지고 있으니 성적이 급상승하는 건 당연하다. 업그레이드 된 설현준이 박정환을 꺾었다. 3연승 선두를 달리던 수려한합천을 꺾는 장외홈런이 됐다(16일 KB리그 4라운드 1경기)

▲ 승률 97%를 기록하던 바둑이 뒤집어질 뻔한 위기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했다(295수 흑2집반승). 사진은 지난 라운드에서 강동윤 9단을 꺾었을 때의 장면.


개막전에서 강승민 7단을 꺾은 다음 박하민 8단-강동윤 9단-박정환 9단을 차례로 뉜 4연승이다. 나아가 최근의 3명은 모두 상대팀 1지명이었으니 영양가 면에서도 만점 이상이다. 국후 승리 소감 또한 "처음에 오더가 나왔을 때 드디어 전승이 끝나는 구나, 하고 편하게 두자는 마음으로 나왔는데 이겨서 기쁘다"는 것.

팀 승부에서도 바둑메카의정부는 설현준의 승리에 폭죽이라도 쏘듯 퓨처스 한 명을 제외한 주전 전원이 승리하며 난적 수려한합천을 4-1로 꺾었다. 상대 박영훈 9단에게 선제점을 내줬지만 이후 문민종-설현준-김지석-이원영의 순으로 4승을 쓸어담는 내용.

▲ 끝이 보이지 않는 부진 속에 랭킹이 46위까지 추락한 나현 9단(오른쪽). 이날도 김지석 9단에게 패하며 첫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바둑메카의정부는 개막전에서 셀트리온에 1-4로 패한 다음 3연승. 수려한합천은 세 경기 연속 4-1 대승을 거둔 다음 1-4로 패하면서 명암이 갈렸다. 개인 부문에선 박영훈 9단과 설현준 6단이 나란히 4연승, 한 경기를 덜 치른 신진서 9단이 3연승으로 선두대열을 형성해 가는 모습.

9개팀이 전.후반기 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17일 셀트리온(2승1패)과 킥스(1승1패)가 4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조한승-한상훈(4:2), 신진서-박민규(4:0), 원성진-김세동(2:0), 금지우-김승재(0:0), 강승민-신민준(3:4, 괄호 안은 상대전적).

▲ 모든 대국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3회.


▲ 바둑메카의정부의 첫 대타로 위태웅 4단(왼쪽)이 나섰지만 박영훈 9단의 벽을 넘지 못 했다.


▲ 초반 파격적인 수로 국면을 리드한 김진휘 5단(왼쪽)이었지만 중반 이후는 문민종 5단의 페이스. 김진휘는 3연승 후 첫 패배, 문민종은 첫 패배 후 3연승으로 갈렸다.


▲ 역전,재역전 다시 역전으로 승부의 축이 가쁘게 돌아간 대결에서 이원영 9단(왼쪽)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이원영은 네 경기 만에 첫승, 박종훈은 네 경기 만에 첫 패배.


▲ "설.문.박 등 다른 선수들은 다 괜찮고 우리팀의 불안 요인은 나인 것 같다"라고 말한 김지석 9단(오른쪽)이고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좋아지는 것 같다"는 설현준 6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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