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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위 잡은 55위 퓨처스의 '데뷔 홈런'

등록일 2021.12.20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4경기
컴투스타이젬, 정관장천녹에 3-2 승


강팀들의 잇단 수난에 굉음을 울린 완봉쇼까지 펼쳐지며 지각변동이 크게 일었던 4라운드는 급기야 퓨처스의 대타 홈런이라는 사건으로 막을 내리고야 말았다.

1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4경기에서 컴투스타이젬이 퓨처스 조완규 3단의 수훈으로 정관장천녹을 3-2로 눌렀다.

▲ 승부의 중압감 때문인지 약속이나 한 듯 손들이 빨리 나왔다. 밤 10시 34분 종료는 이번 시즌 들어 가장 빠른 기록.


2패의 컴투스타이젬과 1승2패의 정관장천녹. 온도 차이는 있지만 피차 1승이 절실했던 승부였다. 속전속결의 풀세트 접전이 펼쳐진 끝에 컴투스타이젬이 마지막에 웃으며 첫승을 건져올렸다.

공표된 대진은 3국의 한승주 9단을 제외하고는 컴투스타이젬이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판들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절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KB리그. 55위의 퓨처스 조완규 3단이 13위 김명훈 8단을 꺾은 결과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 중반 들어 서로 삐끗하며 엎치락 뒤치락했던 주장 대결. 이동훈 9단(오른쪽)이 박하민 8단의 기습을 완벽한 수읽기로 되받아치며 항복을 받아냈다. 이동훈은 2연패 출발 후 2연승. 첫 주장 완장을 찬 박하민은 1승2패.


주장 대결 못지 않게 관심을 끌었던 인기 매치에선 최정 9단이 지명과 랭킹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최재영 6단에게 패하면서 아쉬움을 샀다.

첫 경기에서 한상훈 9단에게 역전패한 다음 김지석 9단에게 졌고 3패째. 며칠 전 여자기성전에서의 상흔이 남아 있는 탓인지 내용 면에서도 특유의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 상대 전적 2승2패에서 만난 두 기사. 경기 전 바둑TV 해설자 네 명이 모두 최정 9단의 손을 들어줬지만 결과는 최근 컨디션이 좋은 최재영 6단의 완승.


▲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듯한 국내 여자바둑에서 97개월(8년 1개월) 연속 지켜온 1위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팀내에서 랭킹이 가장 높고(10위. 1지명 박하민 8단은 18위) 컨디션도 최상인 한승주 9단이 선제점. 퓨처스 조완규 3단이 역전의 발판이 된 대타 홈런을 날렸고, 2-2에서 박진솔 9단이 맏형의 존재감을 보였다.

초반 크게 우세했던 바둑을 역전당하면서 패색이 짙었지만 용케도 1집반 차의 재역전을 이끌어내면서 컴투스타이젬에 금싸라기 같은 첫승을 선사했다. "아무래도 수읽기가 잘 안 되다 보니까 혼란스럽게 되고...마지막에 가서야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다"는 소감.

▲ 승리 주역 박진솔 9단(왼쪽)과 조완규 3단.


9개팀이 전후반기 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다가오는 목요일부터 5라운드에 들어간다. 대진은 정관장천녹-포스코케미칼(23일), 수려한합천-컴투스타이젬(24일), 셀트리온-유후(25일), 바둑메카의정부-킥스(26일).

2021-2022 KB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 승패에 따라 승자에게는 300만원, 패자에게는 60만원의 대국료를 차등지급한다.

▲ 모든 대국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3회.




▲ 최근 대통령배 우승으로 물이 오른 한승주 9단(오른쪽)이 송규상 5단을 초반부터 난타하며 상대 전적 2승.


▲ 박진솔 9단(왼쪽)이 압도적으로 좋았던 판을 정리하지 못 하면서 홍성지 9단에게도 기회가 많았던 바둑. AI 승률 그래프도 이쪽 90%에서 저쪽 90%를 오가면서 춤을 췄다.


▲ 풀릴 듯 풀리지 않는 정관장천녹. 매 경기 열정적으로 검토에 임하는 최명훈 감독(사진 왼쪽)의 속이 탄다.


▲ 개막 3연패의 위기에서 첫승을 쏘아 올린 컴투스타이젬. 젊은 지략가 안형준 감독(사진 오른쪽 끝)의 얼굴에도 처음 발그레한 빛이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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