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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해상케이블카, 창단 2년 만에 여자바둑리그 우승!

등록일 2021.09.25

삼척은 삼척이었다. 정규리그를 1위로 마감한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디펜딩 챔피언 보령 머드를 누르고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9월 24일 5시에 펼쳐진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보령 머드를 2-1로 꺾었다.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3차전까지 가지 않고 우승을 결정지었다. 2020 시즌 처음으로 여자바둑리그에 참가한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창단 2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1지명 김채영, 2지명 조혜연, 3지명 김은선, 4지명 김수진으로 구성된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주전 선수 모두가 1지명급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빈틈없는 전력을 과시했다. 특히 2지명 조혜연과 3지명 김은선은 동지명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3년 만에 여자바둑리그 사령탑으로 돌아온 이다혜 감독은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1국 장고대국에서 최정(보령 머드 1지명)과 김채영(삼척 해상케이블카 1지명)의 빅매치가 성사됐고 2국에서는 강다정(보령 머드 2지명)과 김은선(삼척 해상케이블카 3지명)이 1차전에 이어 다시 한번 맞붙게 됐다.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승리한 1차전 오더를 그대로 이어갔고 보령 머드는 1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최정을 1국에 내보내면서 변화를 줬다.

▲ 2국 김은선-강다정(흑). 김은선이 강다정에게 완승을 거뒀다.


1차전에 만났던 두 선수가 이튿날 다시 바둑판 앞에 마주앉았다. 강다정이 설욕의 기회를 노렸지만 1차전 역전패의 여파 때문인지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초반 전투가 성급했고 좌하귀 흑을 방치한 채 버텨간 수가 승부를 앞당겼다. 김은선이 정확한 수읽기로 좌하귀를 잡아내면서 때이르게 승기를 잡았다.

초반 우세를 그대로 이어나간 김은선이 완승을 거두면서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1-0으로 앞서나갔다.

▲ 1차전 역전패의 여파 때문인지 초반부터 뜻대로 풀리지 않은 강다정.


▲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승리한 김은선. 포스트시즌 2승을 기록했다.




▲ 1국 장고대국 최정-김채영(흑). 최정이 주장 맞대결을 승리하며 승부를 3국으로 이어갔다.


최정과 김채영은 정규리그 전·후반기에 이어 올 시즌 세번째 대결을 펼쳤다. 정규리그에서는 두 경기 모두 최정이 승리했다. 초반은 우하에서 흘러나온 백을 몰아붙인 흑이 약간이나마 기분 좋은 흐름. 하지만 우하귀 패싸움 도중 버텨간 수(81수)가 과했다. 우상귀 흑을 제압하자 백이 우세한 형세가 됐다. 우세를 확립한 이후에는 쉽게 두어 가면서도 중요한 자리를 놓치지 않는 최정의 장기가 십분 발휘됐다. 최정이 김채영을 제압하고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 올 시즌 최정과 세 차례 만난 김채영. 최정의 벽을 넘지 못했다.


▲ 최정은 올 시즌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합해 19전 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여자리그 연승은 24연승, 포스트시즌은 통산 17전 전승이다.


▲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을 승리해 개인 통산 600승과 여자바둑리그 통산 100승을 동시에 달성한 최정.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김채영에게 백 불계승을 거둔 최정은 개인 통산 600승과 여자바둑리그 통산 100승을 동시에 달성했다. 최정은 "기록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었고 대국 후 알게 돼 깜짝 놀랐다. 600승과 여자바둑리그 100승 모두 굉장히 기쁘다. 특히 여자바둑리그는 팀전이기에 통산 100승의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 3국 박소율-조혜연. 2지명 성적 1위 조혜연이 자신의 손으로 팀의 우승을 확정 지었다.


3국의 오더는 박소율(보령 머드 4지명)과 조혜연(삼척 해상케이블카 2지명). 마지막 3국에서 조혜연이 특유의 공격력을 내세워 박소율의 대마를 잡고 승부를 매듭지었다. 조혜연의 결정타로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2차전을 2-1로 승리했다.

▲ 패기의 신예 박소율이 3국에 출전했지만 큰 승부 경험이 많은 조혜연에게 막혔다.


▲ 팀 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조혜연이 자신의 손으로 팀의 우승을 확정 지었다.




8개팀 32명의 선수들이 약 4개월간 불꽃튀는 승부를 겨뤘던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는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우승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여자바둑리그 사상 최초로 2연패에 도전했던 보령 머드는 준우승에 머물렀다. 여자바둑리그에서 두 번 이상 우승한 팀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 역대 여자바둑리그 우승팀.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 삼척 해상케이블카 검토실.


▲ 보령 머드 검토실.


▲ 대국이 끝난 후 진행된 삼척 해상케이블카 선수단의 우승 인터뷰 내용.

"선수 구성이 잘 되어서 우승을 목표로 했는데 목표를 이뤄 정말 기쁩니다.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선수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줘서 고맙고 박승화 코치가 매번 와줘서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삼척시 관계자분들과 삼척팀을 응원해주신 바둑팬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다혜 감독)

"팀이 좋은 결과로 마무리해서 너무 기쁘고 올해 제가 유난히 부진했는데 언니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독님, 열심히 가르쳐주신 박승화 코치님도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김채영)

"선수 선발식 이후 메신저 상태메시지를 '삼척팀 우승한다'로 바꾸고 오늘을 꿈꿔왔는데 이게 실화인가 싶습니다.(웃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기 때문에 칭찬일색인 것보다 감독님의 현실적인 조언이 더 도움이 됐고 시즌 내내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았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조혜연)

"리그 참가 신청 일주일 전까지 고민을 하다가 좋은 팀에 가서 후회없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신청을 했는데, 너무 좋은 팀을 만나서 프로기사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2021년이 될 것 같습니다." (김은선)

"어느 팀에 가든 제가 맏언니 나이인데... 여기는 언니도 있고 대부분 또래여서 선수 선발이 완료됐을 때 올 시즌은 재밌게 지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웃음) 팀원들이 워낙 잘해줘서 판수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고 우승까지 해서 좋은 시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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