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바둑 하이라이트는 중국을조리그
지난 일주일 동안 바둑팬은 바빴다. 우리나라에서는 1004섬 신안 국제시니어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이 치러졌고, 중국에서는 황룡사배 세계여자바둑 연승전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두 개의 굵직한 세계대회가 동시에 진행됐기 때문에 바둑TV에서도 거미줄처럼 시간 배정을 촘촘히 짜서 중계를 했다. 바둑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결과는 좋았다. 황룡사배에서는 오유진, 최정의 여자 투톱이 출전해서 6승 1패의 좋은 성적을 거둬 대역전 우승을 거뒀다. 신안 국제시니어대회 개인전에서는 우승하지 못했지만 단체전에서도 막판 승리로 역시 대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폭풍처럼 두 개의 대회가 몰아쳐 지나갔기 때문에, 이번 주에는 무엇이 없을까 하고 허전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주에도 굵직한 대회가 준비되어 있다. 중국 저장성 취저우에서 중국 을조리그, 병조리그, 그리고 여자을조리그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오늘(14일)부터 23일까지 열흘 동안 치러지는(17일, 20일은 휴식일) 이 대회는 갑조리그에 비해 한 단계 밑이기는 하지만 짧은 기간에 대회의 시작부터 끝까지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 대회에는 우리나라의 많은 남녀 선수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보는 재미도 더 한다.
단일리그로 진행되는 한국바둑리그와는 달리, 중국바둑리그는 갑,을,병조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성적에 의해 다음 해에는 소속 리그가 바뀐다. 따라서 을조리그에 참가하는 팀들은 갑조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성적이 나쁘면 병조로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치열하게 진행된다.
작년에는 을조 16개팀, 병조 29개팀, 여자을조 14개팀 등 총 222명의 선수가 참가했는데, 올해는 더욱 참가 팀이 더 늘어서 을조 16개팀, 병조 32개팀, 여자을조 17개팀으로 총 243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을조에서는 2팀이 내년에 갑조로 올라가고 3팀이 병조로 떨어지며, 여자을조에서는 2팀이 내년에 갑조에 갑조로 참가하게 된다.
작년에는 갑조의 확대로 3팀이 갑조로 올라갔었는데, 당시 우리나라의 윤찬희, 이지현, 안국현 선수가 활약한 팀들이 갑조로 승격한 바 있다. 또 여자 을조에서는 최정 9단이 7전 전승을 거두는 대활약을 해서 팀을 갑조로 승격시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는 한국의 강자들을 필요로 하고, 우리나라 선수들은 단 기간에 용병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서로간의 조건이 맞기 때문에 중국 선수들보다 훨씬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이다.
이번에 참가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은 원성진, 윤준상, 이영구 등의 중량급 강자들과 나현, 김성진, 안정기, 박상진 등의 젊은 선수들이 을조에 참가하고, 황룡사배 우승의 주역 최정과 오유진을 포함해서 김혜민, 오정아, 김다영, 조승아, 정유진(아마) 등의 여자선수들이 여자을조에 참가한다.
바둑TV에서는 14일부터 23일까지 매일(대회 휴식일인 17,20일 제외) 오후 2시 우리나라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중계할 예정이다.
▲ 최정 9단과 오유진 6단은 황룡사배 우승 후 귀국하지 않고 곧바로 이동해서 이 대회에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