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통의 TV바둑아시아선수권에 3총사 출격
현존하는 가장 오래 된 세계바둑대회는 응씨배이다. 1988년에 시작한 응씨배는 후지쓰배에 이어 두 번째 오래된 기전이지만, 후지쓰배가 2011년 24회를 마지막으로 중단됐기 때문에 가장 오래 된 기전이다. 그러나 응씨배는 4년에 한번씩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에만 열리기 때문에 이제 고작 8회가 진행됐을 뿐이다.
따라서 그 이듬해인 1989년에 만들어진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이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개최되는 대회로는 최고(最古)의 바둑대회라고 할 수 있다. 다만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은 한중일 3개국의 TV기전 우승자들만 출전하는 미니 국제기전이라는라는 제한성이 있다.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은 이미 작년에 30회를 치렀고 올해는 31회째이다. 그 동안 한국이 12회 우승, 일본 10회, 중국 8회 우승했다. 이 대회 개최 초기인 1~6회까지 모두 일본이 우승했기 때문에 일본이 가장 우승을 많이 한 국가로 오랜 기간 기록되어 있었지만, 이후 이창호 9단(3회)의 우승을 시작으로 조훈현 9단(2회), 이세돌 9단(4회) 등이 우승 횟수를 늘리고 29회 (나현 9단), 30회 (김지석9단) 연속 우승으로 우승 횟수에 있어서 역전을 시켰다.
▲ 30회 대회 결승전 모습. 한국기사들끼리의 형제대결에서 김지석 9단(왼쪽)이 29회 대회 우승자인 나현 9단을 이기고 우승했다.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은 한국, 일본, 중국 3개국이 돌아가면서 주최하는 독특한 기전. 올해는 일본이 주최할 차례로 일본 도쿄 분쿄(文京)구에 위치한 호텔 친잔소(春山莊) 특별대국실에서 열린다.
31회 대회에 우리나라는 랭킹 1위 신진서 9단, 3위 김지석 9단, 4위 신민준 9단이 출전한다. 김지석 9단은 전년도 우승자의 자격으로 4강부터 출전하고, 신민준 9단은 KBS바둑왕전 우승자로서 출전한다. 신진서 9단은 KBS바둑왕전 4강에서 탈락했지만, 준우승자인 랭킹 2위 박정환 9단이 곧 있을 춘란배에 집중하기 위해 출전을 고사했기 때문에 출전권을 얻었다.
한편 일본은 NHK배 우승, 준우승자인 이치리키 료 8단과 이야마 유타 9단이 출전하고, 중국은 CCTV배 우승, 준우승자인 딩하오 6단과 쉬자양 8단이 출전한다.
8강이 아닌 7명이 출전하는 까닭에 전년도 우승자는 4강부터 출전하는 특혜가 주어지기 때문에 유독 연속 우승이 많은 대회가 바로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이다. 따라서 김지석 9단이 가장 유리한 상황이고, 양신 신진서 9단, 신민준 9단이 모두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일본, 중국 기사들에게 상대 전적이 좋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3년 연속 우승이 기대되고 있다.
대회 제한시간 규정은 제한 시간 없이 매수 30초 초읽기로 두지만 중간에 1분 까지 생각할 기회를 10회를 주는 다소 이색적인 방식이다. 우승상금은 250만엔 (약 2,700만원), 준우승상금은 50만엔이다.
■ 제31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 일정
- 6월 20일(목) 개회식(18시)
- 6월 21일(금) 1회전 1국(9시 30분), 2국(13시 30분), 3국(16시 30분)
- 6월 22일(토) 준결승 1국(10시), 2국(14시)
- 6월 23일(일) 결승(13시 45분), 폐회식(1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