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농심배 대표 선발전 통과. 그럼 와일드카드는 누구?
현재 한국 랭킹 2,3위인 박정환 9단과 이동훈 9단이 농심배 대표에 합류했다.
7월 26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1회 농심배 예선 결승에서 박정환 9단은 이지현 9단에, 이동훈 9단은 한상훈 8단에 승리하고 농심배 본선에 진출했다. 이로써 랭킹 1위로 시드를 받은 신진서 9단까지 현재 한국 랭킹 1,2,3위가 모두 대표로 나가게 됐다.
▲ 한국 랭킹 3위 이동훈 9단은, 예선 준결승에서 이세돌 9단을 탈락시키고 첫번째 농심배 대표 선발을 노리던 한상훈 8단을 꺾고 대표에 합류했다. 14회, 18회 두번의 대표 경력이 있는 이동훈 9단은 그 동안 2패의 성적이었기에 이번만큼은 팀의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일 먼저 예선을 통과한 원성진 9단(7월 랭킹 18위)까지 4명의 대표가 확정된 상태이고, 나머지 한 명은 8월에 후원사인 농심사에서 발표할 와일드카드로 선정될 예정이다.
▲ 원성진 9단은 화제를 모았던 이창호 9단과의 예선 결승에서 승리하고 8년 만에 대표로 선발됐다. 그 동안 4번 대표로 나서 4승 4패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원성진 9단은 1985년생으로 34세. 팀 내 최고참이다.
농심배 대표에 랭킹 1~3위가 모두 선발된 것은 한국기원에서 랭킹제도를 도입한 이래 두 번째이다. 2016년 제18회 대회 때 당시 랭킹 1,2,3위였던 박정환, 이세돌, 김지석 9단이 모두 대표였었다. 다만 당시에는 시드를 세계 타이틀 보유자에게 주던 시절이어서 5위 강동윤 9단이 시드였고, 박정환 9단과 김지석 9단은 예선 통과, 그리고 2위 이세돌 9단은 와일드카드에 의한 선발이었다.
따라서 이번처럼 랭킹 1위가 시드인 상태에서 2,3위가 예선을 통과하여 와일드카드에 의한 선발 없이 1,2,3위가 모두 대표로 선발된 것은 처음이다.
랭킹 1~3위가 모두 출전했던 18회 대회의 결과는 중국 우승. 당시 중국 선발로 나선 판팅위 9단이 초반 7연승을 하는 대활약을 하면서 최종국인 14국까지 가지도 못하고 11국에서 중국이 우승을 확정한 바 있다.
바둑 삼국지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농심배이지만 그 동안의 결과나 최근의 전력으로 봤을 때 일본은 결국 들러리에 그치고 한중전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커제, 양딩신, 판팅위 9단을 대표로 선발해 놓고, 나머지 2명을 선발하기 위한 토너먼트를 진행 중이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는 판팅위 9단이다. 15회 때 처음 대표로 참가했던 판팅위 9단은 항상 선봉으로 나서는데, 15회 3연승(1패), 18회 7연승(1패), 19회 1패, 20회 7연승(1패) 등 총 17승 4패의 놀라운 전적으로 19회 때를 제외하고는 모두 초반 연승을 했고 그때마다 중국팀이 우승했다.
역대 농심배 우승은 한국 12회, 중국 7회, 일본 1회이다. 그러나 한국의 우승은 초반에 집중되어 있고, 최근에는 중국이 더 많이 우승하고 있다. 최근 한국이 우승했던 19회 때는 신민준 9단이 중국의 선봉 판팅위 9단을 제압한 후 6연승을 한 것이 주효해서 주장 박정환 9단은 등판하지도 않고 우승한 바 있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8월 둘째주에 후원사가 발표할 와일드카드에 집중되어 있다.
만약 와일드카드가 현재 랭킹 4위인 김지석 9단에게 주어진다면 농심배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랭킹 1~4위가 모두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김지석 9단은 그 동안 16회와 19회 두 번 와일드카드로 선정된 바 있는데 16회 때는 1승 1패에 그쳤고, 19회 때는 부장으로 나와 마지막 2연승으로 한국팀의 우승을 결정지었었다.
▲ 현재 한국 랭킹 4위인 김지석 9단. 이번 예선에서는 이창호 9단에게 패해서 탈락했다. 19회 때 와일드카드로 출전해서 한국팀을 우승시킨 경력이 있다.
한편 많은 팬들은 이번 예선에서 오래간만에 예전의 실력을 보여주며 큰 활약을 한 이창호 9단에게 와일드카드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랭킹 4위 김지석 9단을 꺾고 예선 결승까지 진출하기도 했으며, 무엇보다도 ‘농심배 수호신’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그 동안 농심배에서 엄청난 활약을 했던 공로를 인정하라는 얘기이다. 이창호 9단은 1~13회까지 계속 대표로 참가해왔는데, 본선에서만 19승 3패의 경이로운 성적이었고 그 중 8번을 최종 주자로 나서서 한국팀의 우승을 결정지은 바 있다.
즉, 한국팀의 12회 우승 중, 이창호 9단이 8번 우승시켰다는 뜻이다. 그 외에 한국팀의 우승을 결정지었던 기사는 10회 이세돌 9단(2연승, 주장 이창호 9단은 대국하지 않음), 12회 최철한 9단(4연승, 주장 이창호 9단은 대국하지 않음), 14회 박정환 9단(2연승, 주장), 19회 김지석 9단(2연승, 주장 박정환 9단은 대국하지 않음) 등 총 4명이다.
▲ 8년 만에 다시 대표 선발을 노렸으나 예선 결승에서 좌절된 이창호 9단. 그의 농심배에서의 활약은 훗날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의 소재가 될 정도로 유명하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농심이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의 우승상금은 5억원이고, 대국료 이외에 3연승부터는 1천만원의 연승 상금이 주어지는데, 이후 1승 추가마다 1천만원씩의 연승상금이 계속 붙기 때문에 종종 연승 스타가 등장하기도 한다.
▲ 랭킹 1위 신진서 9단은 규정에 의해 자동으로 대표에 선발됐다. 농심배 대표 경력은 19회 때뿐으로 당시 1패를 했다.
본선은 10월 15일~18일 중국 베이징에서 1차전을 치르고, 이어서 11월에 부산에서 2차전을, 2020년 2월에 중국 상하이에서 최종 3차전을 치러 우승 국가를 가릴 예정이다.
※ 21회 농심배 한국팀 대표선수
신진서 9단 (랭킹 1위로 시드, 2000년생)
박정환 9단 (랭킹 2위, 1993년생)
이동훈 9단 (랭킹 3위, 1998년생)
원성진 9단 (랭킹 18위, 1985년생)
와일드카드 (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