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곰소소금, 감격의 정규리그 우승!
▲ 팀 창단 이후 첫번째 포스트시즌 진출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룬 부안 곰소소금 팀. 왼쪽부터 후지사와 리나, 오유진, 허서현, 이유진 선수, 김효정 감독, 안형준 코치.
?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 정규리그에서 부안 곰소소금이 우승을 차지했다.
8월 22일 한국기원에서는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인 14라운드가 동시에 치러졌다. 유난히 순위 경쟁이 치열했던 2019 시즌이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순위가 계속 요동을 치고 있어서, 14라운드가 끝나고 나서야 순위가 확정됐다. 당연히 모든 팀들은 한판 한판 끝날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결과를 기다렸다.
▲ 2019 시즌 들어 처음으로 진행된 통합라운드 전경. 최후의 순위를 경정하는 라운드인 만큼 그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부안 곰소소금은 패하면 3위까지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승리해서 자력으로 정규 리그 우승을 확정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실제는 경쟁하던 2,3위 팀이 모두 패하면서 패했어도 우승이었다. 2015년 한국여자바둑리그 첫 시즌부터 참가했던 부안 곰소소금은 그 동안 성적이 다소 부진해서 한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해가 2017 시즌으로 5위, 만년 하위팀으로 분류되다가 첫 번째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됐는데, 그것도 정규리그 우승을 하며 진출해서 팀은 완전히 축제 분위기이다.
부안 곰소소금은 작년까지만 해도 주장 오유진 6단이 혼자 이끌어가던 팀이었다. 오유진 6단 혼자 고군분투 하며 승리를 쌓아도 뒤를 받쳐주는 동료가 없어서 팀이 하위권에 쳐졌었다. 그런데 올해 오유진 6단은 잦은 해외대국으로 이전보다 조금 못한 성적이었는데, 그때마다 2주전 허서현 초단과 용병 후지사와 리나 4단이 뒤를 받쳐 줬다. 이 날 14라운드도 마찬가지로 주장 오유진 6단이 인제 하늘내린의 2주전 송혜령 2단에게 전반기에 이어 또 다시 패했음에도 허서현 2단과 후지사와 리나 4단의 승리로 팀이 이긴 것이다. 시즌 개막 당시 전문가들의 우승 예측 후보에는 꼽히지 못했고 그저 다크호스 정도로만 여겨졌는데, 이런 단단한 팀 호흡이라면 포스트시즌 우승도 내다 볼 수 있을 것이다.
▲ 부안 곰소소금 팀 2주전으로서 7승 7패의 성적을 거둔 허서현 초단(오른쪽). 작년에 첫 데뷔했을 때는 4승 10패에 그쳤었다.
▲ 부안 곰소소금 팀의 용병 후지사와 리나 4단(오른쪽). 일본에서는 톱그룹인데, 그 동안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성적은 좋지 않았었다. 올해는 5승 3패로 용병 선수 중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다.
사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부안 곰소소금의 경기가 아니었다. 중반 무렵 이미 부안 곰소소금의 우승은 사실 확정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포인트는 서귀포 칠십리와 서울 EDGC 간에 벌이는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권 경쟁이었다. 서귀포 칠십리가 상당히 유리한 위치였던 것은 맞지만,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집념을 보인 서울 EDGC가 강력한 우승 후보 포팡 포스코케미칼에 3:0 승리를 거두면서, 서귀포 칠십리는 반드시 이겨야만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서귀포 칠십리의 상대는 역시 포스트시즌에서 순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서울 사이버오로. 이 팀에는 여자 선수들을 상대로 무패 행진을 하고 있는 최정 9단이 있기 때문에 최정 9단을 제외한 다른 두 선수를 무조건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주장 오정아 4단이 승리한 데 이어, 올해 주장급 활약을 한 조승아 2단도 같이 승리해서 서귀포 칠십리는 2승 1패로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따냈다. 그런데, 이기고 보니, 순위 경쟁을 하던 서울 사이버오로는 스스로 이겼고,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하던 서울 EDGC가 잡아줘서 서귀포 칠십리는 2위가 됐다.
서귀포 칠십리 역시 2015년에 창단한 팀이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었다. 첫해인 2015 시즌에 6승 6패로 5위를 했을 때가 가장 성적이 좋았고, 2016, 2017시즌은 꼴찌, 2018 시즌은 초반 분전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6위에 그쳤었다. 올해는 작년과 선수가 그대로지만 팀원들의 기량이 성숙해져서 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았던 팀이다. 따라서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이다.
▲ 서귀포 칠십리의 조승아 2단(왼쪽)과 서울 사이버오로의 강다정 2단의 대결. 이 한판의 결과가 2019 시즌 팀 순위를 결정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조승아 2단의 승리로 팀은 2위가 됐고, 서울 EDGC는 포스트시즌 탈락. 조승아 2단은 공동 다승왕도 됐다.
3위는 서귀포 칠십리에게 패한 서울 사이버오로가 차지했다. 올해 창단한 서울 사이버오로는 주장 최정 9단의 막강함 때문에 우승 후보에서 빠질 수가 없다. 다만 최정 외에 누가 1승을 거둘 것이냐가 항상 숙제인데, 시즌 중 2주전 강다정 2단이 그 자리를 잘 메워 줬을 때는 한때 1위로 올라선 적도 있었다. 한때 다승 1위였던 강다정 2단은 8승 6패로 시즌을 마쳤는데, 포스트시즌에서 서울 사이버오로의 승패는 결국 강다정 2단의 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위는 포항 포스코케미칼. 시즌 개막 당시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이었기도 하거니와, 12라운드까지만 해도 단독 선두였는데 13,14라운드를 연속으로 패하면서 4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주장 조혜연 9단의 맹활약 속에 상위권을 계속 지켜왔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조혜연 9단이 패한 것이 너무 컸다. 조혜연 9단 개인으로서는 단독 다승왕의 찬스를 놓치고 공동 다승왕이 된 것이고, 그 경기를 이겼더라면 팀은 졌어도 서울 사이버오로를 제치고 3위가 될 수 있었는데, 4위까지 밀렸기 때문이다.
▲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주장 조혜연 9단(왼쪽)은 서울 EDGC의 용병 가오싱 4단에게 패했다. 이겼으면 개인 단독 다승왕, 팀은 3위였는데, 지는 바람에 개인은 공동 다승왕, 팀은 4위가 됐다.
포스트시즌을 위한 순위 다툼은 여기까지이지만, 한쪽에서는 꼴찌를 벗어나기 위한 치열한 경쟁도 있었다. 서울 부광약품과 여수 거북선 간에 벌어진 꼴찌 다툼 경기였는데, 이 경기에서 서울 부광약품이 승리하며 7위, 패한 여수 거북선이 8위가 됐다. 승리한 서울 부광약품은 시즌 개막전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인데 9라운드까지 전패를 해서 바둑팬들을 의아해 하게 만들었다. 이후 5연승을 한 것만 봐도 강팀이었던 것만은 틀림없는데, 중반까지 부조화가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 이날 가장 늦께 끝난 대국은 여수 거북선의 김다영 3단(왼쪽)과 서울 부광약품의 루이 나이웨이 9단의 대결. 반집 승부였는데, 김다영 3단이 마지막에 버티다가 차이가 벌어지자 돌을 거뒀다. 이 결과로 서울 부광약품이 7위, 여수 거북선이 8위가 됐다.
▲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 정규리그 최종 순위
순위 다툼과 함께 관심을 모았던 다승왕 경쟁은 단독 선두였던 조혜연 9단이 패하고 2위 그룹이었던 최정 9단, 김채영 5단, 조승아 2단이 모두 이기면서 올해는 무려 4명이 공동 다승왕이 됐다. 그 중 최정 9단은 바쁜 스케줄로 4경기를 결장했기 때문에 10승 무패로 다승왕에 올랐다.
이제 당장 24일부터 포스트시즌이 시작된다. 24일에는 단판 승부로 4위 포항 포스코케미칼과 3위 서울 사이버오로간의 준플레이오프가 벌어진다. 4위는 먼저 장고판 대국 선수 이름을 상대에게 알려줘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불리하다. 주장 조혜연 9단은 속기에만 출전하고 있기 때문에 2주전 강지수 초단이나 용병 왕천싱 5단 중에서 출전할 확률이 높다. 이때 서울 사이버오로의 고민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흥미만점이었던 정규리그에 이어서 더욱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포스트시즌 역시 모든 경기는 바둑TV에서 생중계 된다. 준플레이오프는 8월 24일 오전 10시에 시작한다.
▲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 포스트시즌 대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