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 오전 10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5라운드 2경기는 1,2위 팀의 대결이었다. 두 팀은 모두 올해 신생팀으로 서울을 연고지로 하고 있는 것까지 같아서 라이벌 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바둑은 중반 무렵 세 판 모두 서울 구전녹용이 앞섰다. 그러나 프로바둑에서도 역전승보다 더 어려운 것이 완승이다. 더구나 시니어바둑에서는 형세가 요동치는 일이 다반사여서 끝까지 지켜봐야 승부를 알 수 있다. 그게 시니어바둑리그가 더 재미있는 관전요소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끝난 바둑은 3국. 서울 구전녹용 선수는 3지명 김철중 선수인데, 서울 데이터스트림즈에서는 3지명 정대상 선수를 빼고, 4지명 이기섭 선수를 등판시켰다. 양상국 감독은 “정대상 선수가 강하지만, 김철중 선수에게는 4전 전패로 한번도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기풍이 맞지 않는다고 보고 교체했다”라고 얘기했는데, 데이터에 근거를 둔 선수 교체가 적중했다. 이기섭 선수는 종반까지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우상변의 거대한 백 대마를 잡으러가서 김철중 선수의 실수를 낚아채며 대마 사냥에 성공, 양상국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원래 가장 관심을 모았던 바둑은 주장전. 양 팀의 주장인 서울 데이터스트림즈의 유창혁 선수와 서울 구전녹용의 김일환 선수는 4라운드까지 전승을 거두고 있었다. 대체로 각 팀에서 1지명 선수가 가장 강한 선수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터이므로, 이번 승자가 이번 2020 시즌 시니어바둑리그 중반까지 최강자라고 할 수 있다.

상대 전적이나 그 동안의 우승 경력,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유창혁 선수의 일방적 우세일 것 같았으나 바둑은 엎치락뒤치락 했다. 초반 포석은 유창혁의 우세, 이후 하변과 우변에서 김일환 선수가 역전시켰으나, 좌변 전투에서 재역전 당했다. 이후 에는 유창혁 선수가 중앙까지 제압하며 차이를 벌려 승리까지 골인했다.
주장전 계가가 끝날 무렵, 2장전도 계가가 시작됐다. 서울 구전녹용의 박승문 선수와 서울 데이터스트림즈의 안관욱 선수가 맞붙었는데, 박승문 선수가 하중앙에 거대한 흑집을 지으면서 우세를 확보한 뒤에 형세 변화 없이 완승을 거뒀다.

박승문 선수가 유일하게 완승을 거뒀지만, 1,3국에서 서울 데이터스트림즈가 역전승을 거두면서 결과는 서울 데이터스트림즈의 2:1 승리, 5전 5승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게 됐다.

한편 패한 서울 구전녹용은 3승 2패로 김포 원봉 루헨스, 의정부 희망도시와 동률을 이뤘으나 개인 승수의 차이로 3위가 됐다.

8월 12일 5라운드 3경기는 영암 월출산과 KH에너지가 만난다. 아직 승점이 없는 두 팀은 나란히 7,8위인데, 이기는 팀은 첫 번째 승리를 거두게 되고, 지는 팀은 꼴찌를 피할 수 없어진다. 꼴찌 탈출을 위한, ‘단두대 매치’인 셈이다.

2020 NH농협은행 시니어바둑리그의 우승 상금은 3,500만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원, 3위 1,500만원, 4위 1,000만원이다. 또 포스트시즌 상금 이외에 매 대국마다 승자 70만원, 패자 4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되고, 출전하지 않는 대기 선수에게는 경기당 20만원의 미출전수당이 지급되기 때문에 의무 출전 횟수 등의 제한조건은 없다.

NH농협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시니어바둑리그의 모든 경기는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바둑TV가 생방송으로 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