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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EDGC, 서울 부광약품 밀어내고 두 번째 7승으로 2위

등록일 2020.08.09

8월 9일(일요일) 오후 6시 30분,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리그 2위 서울 부광약품(권효진 감독)과 3위 인천 EDGC(조연우 감독)의 12라운드 4경기가 펼쳐졌다. 리그 종반에 2, 3위를 달리고 있으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니라 우승을 노리는 팀들의 격돌이라고 해야겠다. 문제는 7승을 찍고 1위로 올라선 <여수 거북선>을 제외하면 2위부터 7위까지 모두 6승 동률, 개인승수로 순위를 따질 만큼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 경기에서 <서울 부광약품>이 승리하면 1위 자리를 빼앗게 되고 <인천 EDGC>가 이기면 개인승수에서 뒤진 2위가 된다. <서울 부광약품>이 전반기 패배를 설욕하며 1위로 올라설지, <인천 EDGC>가 두 번째 7승 고지에 오를지, 흥미로운 두 팀의 기 싸움이 벌써 뜨겁다.

상대전적으로 예상한 대진오더는 호각. 두 팀의 1지명과 2지명이 크로스매칭된 제1국(서울 부광약품 1지명 김채영 4-2 인천 EDGC 2지명 박태희), 제2국(인천 EDGC 1지명 조승아 4-0 서울 부광약품 김미리)에서 1승씩 나눠 갖는다면 제3국이 승부의 결정판이 되는데(두 팀의 1지명 김채영과 조승아의 안정감이나 상대전적을 볼 때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교롭게도 3지명끼리 맞붙은 제3국(서울 부광약품 3지명 장혜령 2-2 인천 EDGC 3지명 강지수)의 상대전적은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은 평형이다.

6시 30분, 김성진 심판위원의 경기 규정 설명을 거쳐 제1, 2국이 시작되고 바둑TV 해설도 시작됐다. 생방송 진행은 배윤진 캐스터, 홍성지 해설위원. 제3국은 8시 30분에 이어지며 진행이 가장 빠른 조승아(흑)와 김미리(백)의 제2국을 집중 해설했다.

제3국이 들어가기 직전(8시 23분경), 가장 먼저 끝난 제2국은, 초반 좌하귀 쪽 접전에서 백(서울 부광약품 김미리)의 성급한 공격적 취향(2선 치중)으로 급전양상이 됐고 서로 물러서지 않는 패의 공방으로 정면충돌, 좌하일대 백 일단이 모두 잡히는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일찌감치 흑(조승아)의 승리가 유력해졌다. 좌하귀 쪽에서 발생한 두 번의 패는 조승아가 우하귀 흑 대마의 사활을 노린 백의 팻감을 과감하게 외면하고 패를 해소한 뒤 우하귀 대마를 살려내면서 사실상 승리를 확정했다. 김미리도 그대로 포기하지 않고 우상귀와 중앙 대마를 계속 패의 공방으로 이끌어 어지러운 싸움을 유도하면서 반전을 모색했으나 가장 안전한 곳만 골라 빗장을 걸어버린 흑의 철옹성을 뚫지 못하고 돌을 거두었다. 217수 흑 불계승

제1국은 예상대로 <서울 부광약품>의 에이스 김채영(흑)이 승리했다. 초반부터 좌반부 백과 우반부 흑으로 바둑판을 크게 양분한 세력전쟁. 흑은 먼저 좌변으로 뛰어들어 터를 잡으며 살고 상변 백마저 낮게 누른 뒤 우변을 크게 지켜 승세를 굳혔다. 종반으로 갈수록 실리의 격차가 벌어져 역전의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백기 투항. 173수 끝 흑 불계승

제1, 2국을 1지명들이 가져가면서 팀의 승부는 1승 1패, 예상대로 승부의 결정판이 된 제3국은 <인천 EDGC> 강지수(백)가 <서울 부광약품> 장혜령을 물리치고 팀의 7승을 결정했다. 승리했지만 천신만고 끝에 거둔 역전승이었다. 초반 좌하 쪽 접전의 결과가 좋지 않은 데다 중앙에 끊긴 백 한 점을 무겁게 끌고 나가면서 고행이 시작됐다. 흑은 버릴 수 없는 덩치로 커버린 중앙 백을 압박하면서 두터운 철벽을 쌓아 우위를 점했는데 결정타를 날릴 수 있는 승부처마다 계속 물러서다가 끝내 역전을 허용했다. 백 대마를 압박하면서 중앙에 쌓은 철벽이 종반에는 겨우 두 집을 내고 살아야 하는 형태가 됐으니 그만큼의 우세를 잃어버린 것. 종반에도 재역전의 기회는 있었다. 하변 백의 확장을 막을 수 있는 기회도 여러 차례 있었고 우하귀에서 하변 쪽으로 한 칸 뛸 수 있는 상황에서 우상귀를 막은 선택 역시 방향착오. 뒤늦게 우변 패를 결행하며 추격에 나섰으나 이미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가 아니었다. 312수 끝 백 2.5집 승.

승리한 <인천 EDGC>는 두 번째로 7승을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고 패한 <서울 부광약품>은 3위로 한 계단 내려섰으나 6승 6패 동률 다섯 팀이 뒤엉킨 혼전 속으로 밀려났다는 게 뼈아프다.

2020 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 총 56경기, 168국으로 3판 다승제(장고 1국, 속기 2국)로 겨루며 두 차례의 통합라운드를 실시한다. 9월에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정규리그 상위 4개팀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으로 열리는 스텝래더 방식으로 여섯 번째 우승팀을 가려내는데 단판으로 열렸던 준플레이오프는 2경기로 늘렸다. 3위 팀은 1경기 승리 또는 무승부일 때, 4위 팀은 2경기 모두 승리해야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전년과 동일한 3경기로 열린다. 바둑TV를 통해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에 중계됐던 여자바둑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목~일요일 오후 6시 30분으로 옮겨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상금은 각 순위별 500만원 인상해 우승팀에게는 5500만원이,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 주어진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책정되는 대국료는 전년과 동일한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이다.

▲ 지금부터 12라운드 4경기, 제1, 2국을 시작하겠습니다. 6시 30분, 대국개시를 알리는 김성진 심판위원.


▲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티비 스튜디오가 경기장이다. 제3국은 8시 30분에 이어진다.


▲ 장고대국(제1국)에 출전 10승에 도전하는 <서울 부광약품> 에이스 김채영.


▲ 아직 정상 컨디션을 되찾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인천 EDGC> 2지명 박태희. 장고대국에서 어려운 상대를 만났다.


▲ 제2국은 <인천 EDGC> 1지명 조승아가 출전했다. 남은 경기를 다 이겨도 지난 시즌에는 1승 못 미치지만 그 대신 우승을 노린다.


▲ <서울 부광약품> 2지명 김미리가 제2국에서 리벤지매치를 갖는다. 이미 4연패인데 또 질 순 없어.


▲ 8시 30분에 시작된 제3국. <서울 부광약품>은 강력한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3지명 장혜령이 그 빈 틈 메워야 희망이 있다.


▲ 휴식에서 돌아와 제3국에 출전한 <인천 EDGC> 3지명 강지수. 상대전적 2승 2패의 장혜령을 넘어서야 팀도 이긴다.


▲ 제2국은 관계자들의 예상대로 <인천 EDGC>의 에이스 조승아가 이겼다. 대 김미리전 5전 전승 기록.


▲ 김미리의 리벤지매치는 실패했다. 초반 좌하귀 쪽의 적극적인 취향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 패를 결행했다가 좌하일대 백 일단이 모두 잡히는 바람에 패색이 짙어졌다.


▲ '세계의 원톱'은 최정이지만 '리그의 여왕'은 최정의 연승을 저지한 <서울 부광약품> 김채영이다. 초반부터 전국을 리드하며 완승했다. 대 박태희전 5승 2패.


▲ 김채영에게는 '돌주먹' 박태희의 완력이 통하지 않았다. 바둑판을 양분하는 세력전쟁을 폈으나 좌변 백이 무너져 완패했다.


▲ 제3국은 <서울 부광약품>의 슬픈 드라마였다. 종반까지 우위를 점했던 장혜령이 승부처에서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고 물러서다가 끝내 역전패했다.


▲ (기풍이 변했다는 홍성지 해설위원의 말을 듣고)"네, 제가 예전엔 막 끊고 싸우고 그랬는데 요즘은 유연해졌죠?(조승아)" 응? 홍성지 해설위원은 반대로 얘기하던데염?


▲ 12라운드 4경기가 끝난 현재 각 팀 순위. 7승 5패 팀 둘, 6승 6패 팀이 다섯. 이런 혼전은 일찍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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