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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문준희 합천군수 

등록일 2019.11.0669

▲ 9월호 표지의 주인공 문준희 합천군수.
▲ 9월호 표지의 주인공 문준희 합천군수.

국수의 고장 경남 합천, KB리그 출사표 올려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의 성공적인 정착이 바둑리그에 참가할 수 있는 자신감과 계기를 심어준 것 같다.” 새롭게 단장한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 신생팀으로 참여한 합천군의 출사표다.

합천군은 국내 최대기전인 KB리그에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로는 전남 신안군(2009~ 2018), 경기도 화성시(2014~)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팀을 창단했다. 합천군은 바둑계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조남철 김인 윤기현에 이어 역대 네 번째 국수를 지낸 고(故) 하천석 九단의 고향이 바로 합천이다. 그런 인연으로 합천에선 오래 전부터 바둑행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찬석 국수를 기리는 군민바둑대회를 17년째 개최해오고 있고, 근래 들어서는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를 개최하며 한국바둑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고 바둑의 대중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합천군의 바둑사랑은 이게 끝이 아니다. 금년에는 역대영재 대 여자정상 연승대항전을 개최해 빅히트를 쳤다. 이에 고무된 합천군은 국내 최대기전인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까지 발을 담그게 되었다고 한다. 금년 바둑리그에 팀을 창단해 첫 출사표를 올린 합천군의 수장 문준희 군수를 8월 6일 합천군청에서 만났다.


-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 합천군이 입성하게 됐는데요. 팀을 창단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우리 합천군은 역대 네 번째 국수였던 하찬석 九단을 배출한 국수의 고장으로,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습니다. 하찬석 국수를 기리는 군민바둑대회를 17회째 개최해오고 있고 2013년부터는 한국바둑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고 바둑의 대중화를 위해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를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금년에 첫 선을 보인 역대영재 대 여자정상 연승대항전의 인기는 폭발적이었습니다. 일찍 끝날 것 같은 승부를 최정 九단이 막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대역전하면서 화제만발이었습니다. 합천군이 바둑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는 것은 합천군 홍보와 인지도 상승에 적잖은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KB바둑리그 참여도 그런 맥락입니다. 바둑을 통해 우리 합천군이 전국에 좀 더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팀을 창단하게 됐습니다.”

- 팀명이 ‘수려한 합천’이던데요.
“팀명인 ‘수려한 합천’은 합천군의 브랜드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합천은 예로부터 산수가 수려하고 물이 맑기로 유명한 고장입니다. 이번 리그를 통해 앞서 신안군과 화성시가 그랬듯 우리 합천군을 전국에 널리 알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얼마 전 2019-2020 KB바둑리그의 세부 일정이 나왔습니다. 지난 7월 26일에 구단 별 보호선수 지명이 있었고, 오는 8월 8일과 28일에는 선수선발식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팀 전력을 결정짓는 선수선발식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요. 합천군 팀에서 꼭 뽑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뽑고 싶은 선수야 많죠. 랭킹 1위 신진서를 비롯해 ‘합천의 아들’ 신민준…, 가급적이면 우리 군이 개최하고 있는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 출신들을 많이 뽑고 싶습니다. 그중 1순위는 당연히 신진서 九단이고요. 꼭 뽑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시즌 신진서 九단의 거취는 선수선발식의 최대 관심사였다. 인터뷰 후 8월 8일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열린 2019-2020 KB바둑리그 선수선발식에서 신진서 九단은 아쉽게도(?) ‘수려한 합천’팀이 아닌 신생팀 셀트리온의 품에 안겼다. 셀트리온팀이 선수지명 순번 1번을 뽑아 숨도 안 쉬고 신진서 九단을 1지명 선수로 호명했다.

‘합천의 아들’이라고 선언한 신민준 九단 역시 품에 넣지 못했다. 신민준 九단은 한국물가정보팀이 보호선수로 지명하는 바람에 아예 뽑을 기회조차 없었다. 대신 ‘수려한 합천’은 3지명에서 박상진 四단을, 5지명에서 박종훈 三단을 영입해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 출신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약속을 지켰다. 박상진 四단은 제5, 6기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에서 2년 연속 4강에 진출했었고, 박종훈 三단은 4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었다. 


- 7월 2일 팀 창단 조인식 후 리그 준비를 차곡차곡 진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고근태 九단을 감독으로 영입하며 지휘봉을 맡겼습니다. 고근태 신임감독에게 주문하고 싶은 게 있다면?
“고근태 감독은 박카스배 천원전과 한·중 천원전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냉정하고 침착한 기풍으로 균형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있더군요. 신생팀 감독으로 적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선수들 간의 화합을 바탕으로 신생팀 이미지에 맞는 젊음과 패기를 슬기롭게 조화시켜 팀을 잘 이끌어갔으면 합니다.”

- 이번 KB바둑리그 참여 전에도 합천군은 하찬석 국수배를 비롯해 금년 역대영재 vs 여자정상 연승대항전 등 바둑 관련 행사를 많이 개최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군민들의 바둑에 대한 사랑과 열정, 그것에 더해 사고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정신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는 기존의 대회와는 달리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한 영재들을 대상으로 한 기전입니다. 이 대회에 출전했던 신진서 신민준 변상일 나현 등 많은 기사들이 세계정상급 기사로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이 대회가 한국바둑의 발전과 대중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리그 참여로 하찬석 국수배 등 기존 합천군에서 개최해 오던 대회가 타격을 받는 건 아닌지 궁금해 하는 팬들도 있습니다.   
“지금은 무한경쟁의 시대입니다. 기사들 간의 경쟁뿐 아니라 기전 간의 경쟁, 지방자치단체도 살아남기 위해서 끝없는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기전이 생기고 또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국수전도 2015년 이후로 잠정 중단될 정도니까요.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순간 그 기전은 후일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우리 군이 후원하고 있는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와 역대영재 대 여자정상 연승대항전은 경쟁력도 갖췄고 합천군 홍보에도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한국바둑의 발전과 합천군 홍보를 통해 서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고 노력한다면 앞으로도 합천군과 한국기원의 아름다운 동행은 계속될 것입니다.”

- 평소에 바둑TV를 열심히 보신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군에서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와 역대영재 대 여자정상 연승대항전을 후원하고 있으니 바둑TV를 안 볼 수가 없죠. 이제 KB리그까지 참가하게 되었으니 단순한 시청자 수준을 넘어 애청자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 군수님의 바둑 실력이 궁금한데요?
“바둑 실력은 형편없죠. 보는 정도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요즘 들어서는 도통 바둑돌을 잡을 기회가 적어 실력이 조금 더 줄었을 겁니다.”

- 말씀하시는 게 왠지 제야의 고수처럼 느껴지는데요?
“아, 절대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고수는 말도 안 되고 그냥 가는 길 정도 아는 초보자 수준이니까요(웃음).”

- 요즘 대세인 신진서·신민준 九단은 하찬석 국수배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합천의 아들’이라고 부르는 팬들도 많습니다. 격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진서와 신민준 九단은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가 배출한 최고의 기린아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신진서 九단은 외가(外家)가 이곳 합천의 대병면이고, 신민준 九단 역시 외가가 합천과 인접한 고령으로 두 기사가 바둑으로 성장한 계기가 합천의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였다면 연고 또한 합천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사실상 ‘합천의 아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두 기사로 인해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바둑영재의 등용문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두 기사 모두 너무나 훌륭하게 성장해 주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세계정상의 기사로 우뚝 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2019~2020 KB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가 9월 24일 개막합니다. 첫 출사표를 올린 각오와 목표는?
“제가 우리군청 공직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발상의 전환을 통해 포기하지 말고 다 같이 노력해보자고. 신생팀의 열정과 패기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1차 목표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고 최종 목표는 우승입니다. 올해 바둑리그에 참가하는 ‘수려한 합천’팀에 아낌없는 사랑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인터뷰/구기호 편집장·사진/이영재 기자>


 

▲ 8월 8일 한국기원에서 선수선발식이 열렸다. 수려한 합천팀의 지휘봉을 잡은 고근태 감독은 1지명 선수로 박영훈 九단을 뽑았다. 사진은 선수선발식 후 수려한 합천팀 관계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선전을 다짐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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