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빈, 세계아마바둑선수권 5승 1패 기록하며 3위 올라
한국의 김다빈(20)이 제41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3위에 올랐다.
10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국제바둑연맹(IGF) 박정채 회장이 5승 1패로 3위에 오른 김다빈에게 시상보드와 꽃다발을 전하며 격려했다.
1라운드에서 루마니아 선수에게 승리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던 김다빈은 2라운드에서 홍콩의 찬나이산(陳乃申)에게 백 반집패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1패 후 뉴질랜드와 베트남, 프랑수 선수를 물리친 김다빈은 6라운드 최종전에서 전승행진 중이던 대만의 첸이티엔(詹宜典)을 꺾고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김다빈은 중국의 마톈팡(馬天放)과 대만의 첸이티엔, 체코 루카스(Podpera Lukas) 선수와 5승 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승점에서 2점 뒤져 우승을 놓쳤다. 김다빈이 패한 홍콩의 천나이산이 대만과 중국 선수에게 2패를 안아 승점에서 손해를 본 것이 우승컵을 놓친 요인이 됐다. 승점(Coef1) 36점을 기록한 중국이 1위, 35점의 대만이 2위, 34점의 김다빈이 3위, 32점의 체코 선수가 4위를 차지했다.
한편 폴란드의 스타니슬라프(Frejlak Stanislaw) 선수는 4회전에서 중국의 마톈팡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지만 대만과 체코 선수에게 연패하며 4승 2패로 5위에 그쳤다.
시상식에서 박정채 IGF 회장은 “코로나 시대에 대면 대국과 비대면 대국을 병행하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것은 바둑이니까 가능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김다빈 선수의 3위 입상도 대단한 성적이니 너무 실망하지 말고 다음에 좋은 기회가 닿는다면 우승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덕담을 건넸다.
김다빈 선수는 “이 대회에서 한국이 36회 대회 우승 이후 4년 연속 우승컵을 놓쳤다. 열심히 해 꼭 우승하고 싶었지만 아쉽다”며 “홍콩 선수에게 패해 실망하기도 했지만 3위로 대회를 마칠 수 있어 다행인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대회 정상을 정복한 중국은 대회 최다 우승 횟수를 23회로 늘렸다. 그동안 한국은 7회 우승(김찬우 유재성 이강욱 하성봉 송홍석 최현재 김창훈)했으며 일본이 8회, 대만이 2회, 홍콩이 1회 정상에 올랐다. 대만의 2회 우승 기록은 이번 대회 준우승자인 첸이티엔이 달성한 바 있다.
57개국 선수단이 출전한 가운데 4일부터 9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열린 41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는 지난해 5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 순연된 끝에 대회를 마쳤다. 오프라인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FEFU) 캠퍼스에서 열렸고 온라인은 각 나라 대표들이 자국에서 경기를 가졌다. 김다빈 선수의 경기는 국제심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김성래 6단이 대회 내내 심판을 맡아 옆에서 지켜봤다.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는 통상 하루에 2경기씩 스위스리그 8라운드를 벌였지만 이번 대회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면서 시차 등 여러 문제가 겹쳐 스위스리그 6라운드로 일정을 축소했다. 제한시간은 각자 60분에 30초 초읽기 3회씩이 주어졌다.
1979년 일본에서 처음 열린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는 사스(SARS)가 창궐했던 2003년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봉쇄됐던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개최돼 바둑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차기 대회인 42회 세계아마선수권대회는 2022년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