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칠십리, 보령 머드 연파하며 4위 도약
서귀포 칠십리가 보령 머드에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개막전에 이어 2연속 보령 머드를 잡은 서귀포 칠십리는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4위로 도약했다. 서귀포 칠십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꼴찌를 기록했고 보령 머드는 창단 첫 해 챔피언에 등극한 바 있다.
1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8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서귀포칠십리(감독 김혜림)가 보령 머드(감독 문도원)에 2-1로 승리했다.
서귀포 칠십리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7연승으로 다승 공동 1위를 달린 최정 9단과 조승아 3단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주장 맞대결에서 최정 9단이 16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보령 머드가 앞서갔다. 조승아 3단은 중반까지 필승지세의 형세를 구축했지만 우상귀 사활에서 착각을 범하며 최정 9단에게 역전패하고 말았다. 승리한 최정 9단은 개막 후 8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조승아 3단은 첫 패배를 기록했다.
그러나 서귀포 칠십리에는 ‘끈기의 화신’으로 통하는 이민진 8단이 버티고 있었다. 이민진 8단은 중반 한 때 인공지능 승률 그래프가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절망적인 형세였지만 초읽기에 몰린 강다정 3단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따라붙으며 332수 만에 흑 반집승으로 1-1 타이를 만들었다.
마지막 승리의 여신은 정연우 초단에게 돌아갔다. 이번 시즌 첫 출전 기회를 잡은 정연우 초단은 박소율 초단과의 입단 후 첫 공식대결에서 227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서귀포 칠십리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국후 승자인터뷰에서 이민진 8단은 “초반 판을 잘 못 짜 상대에게 많이 기울었지만 운 좋게 반집승을 거둔 것 같다”면서 “오늘 생일이라 딸이 마스크 줄을 선물로 준 것이 행운이 돼 역전승을 거뒀다. 딸에게 자랑스런 엄마가 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정연우 초단은 “3국 경기에 들어갈 때 민진 언니의 바둑이 좋지 않았는데 저도 이기고 팀도 승리해 기분 좋다”며 “초반이 약한 편이라 싸움을 걸어가는 스타일인데 오랜만에 출전하다보니 위축돼 실수가 많았다. 이렇게 지면 안 되겠다 싶어 마지막까지 싸움을 계속 걸어간 것이 승리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서귀포 칠십리는 4승 4패로 5할 승률에 복귀하며 4위로 뛰어올랐다. 섬섬여수, 포항 포스코케미칼과 4승 4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개인승수에서 13승을 기록해 11승의 섬섬여수와 10승에 그친 포스코케미칼을 제쳤다.
▲이민진 8단(왼쪽)과 정연우 초단의 승자 인터뷰 장면. 정연우 초단은 시즌 첫 출전을 팀 승리로 보답했다
이날 승리로 서귀포 칠십리는 4승 4패로 5할 승률에 복귀하며 4위로 뛰어올랐다. 섬섬여수, 포항 포스코케미칼과 4승 4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개인승수에서 13승을 기록해 11승의 섬섬여수와 10승에 그친 포스코케미칼을 제쳤다.
반면 5승 3패가 된 보령 머드는 6승 2패의 삼척 해상케이블카에 1위 자리를 넘겨주며 2위로 주저앉았다. 서울 부광약품은 보령 머드와 같은 5승 3패를 거뒀지만 개인승수에서 15승의 보령 머드에 3승 뒤진 12승으로 3위에 랭크됐다.
8라운드를 마친 현재 1위부터 6위까지 여섯 팀이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며 접전을 펼치고 있고 3승 5패의 순천만국가정원이 7위, 1승 7패의 부안 새만금잼버리가 8위에 자리했다. 8라운드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한 부안 새만금잼버리는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네 팀을 가리는 정규리그는 15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9라운드에 돌입한다. 대진은 15일 삼척 해상케이블카 대 부안 새만금잼버리, 16일 보령 머드 대 서울 부광약품, 17일 서귀포 칠십리 대 순천만국가정원, 18일 포항 포스코케미칼 대 섬섬여수의 대결로 이어진다. 바둑TV에서는 오후 6시 30분부터 9라운드 전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이다. 팀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에 지급하는 대국료는 매판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으로 지난 시즌보다 각각 30만 원, 10만 원씩 인상됐다.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후보 선수에게 10만 원의 미출전 수당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장고바둑이 각자 1시간에 40초 5회의 초읽기, 속기바둑이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개막전에 이어 디펜딩 챔피언 보령 머드를 연파한 서귀포 칠십리 선수단의 검토 모습.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조승아 이민진 김혜림 감독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