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시대’ 연 KB바둑리그
신진서가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킥스(Kixx)가 패했다.
1라운드 4경기 중 3경기가 3-2 펠레스코어를 기록한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가 용호상박의 접전을 예고하며 1라운드를 마쳤다.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라운드 1∼4경기가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쳐졌다.
31일 열린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박정환이 주장으로 활약한 원익이 킥스를 3대 1로 꺾었다.
중국 랭킹1위 구쯔하오 9단을 용병으로 뽑아 화제를 모은 원익이었지만, 첫 경기는 용병 없이 챔피언을 꺾는 개가를 올렸다.
▶원익팀 주장 박정환 9단(왼쪽 두 번째)과 킥스팀 주장 신진서 9단(왼쪽 네 번째)의 모습이 보인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원익은 이번 시즌 국내랭킹 2위 박정환을 주장으로 선임하는 등 소속 선수 6명 중 이지현 9단을 제외한 5명을 교체하며 팀 분위기를 일신했다.
박정환이 선승을 거둔 원익은 뒤이어 박영훈과 김진휘가 나란히 대역전승을 거두면서, 신진서 홀로 승리한 킥스를 무너뜨렸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에이스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승리한 원익은 특급 용병 구쯔하오 없이 난적 킥스를 제압하며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반면 에이스 신진서가 먼저 이긴 후 대기하고 있었던 킥스는 첫 경기부터 역전패를 당하며 험난한 시즌 출발을 알렸다.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한 수려한합천 선수단이 소속팀의 현안 홍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28일 개막전에서 수려한합천을 시작으로 29일 정관장천녹, 30일 울산 고려아연이 각각 한국물가정보와 마한의심장 영암, 바둑메카 의정부를 3대 2로 물리치고 첫승을 신고했다.
용병 5명 출전 대기, 승패 변수로 떠올라
바둑리그 사상 첫 용병제를 도입한 2023-2024시즌에는 출전 8개 팀 중 현재까지 5명의 용병이 계약을 마쳤다. 중국랭킹 1위 구쯔하오 9단(원익)을 비롯해 7위 당이페이 9단(한국물가정보), 20위 랴오위안허 9단(울산 고려아연), 22위 양카이원 9단(바둑메카 의정부)과 대만 일인자 쉬하오훙 9단(마한의심장 영암)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정관장천녹과 수려한합천은 용병 선수 대신 각각 박상진 7단과 김승진 4단을 후보 선수로 뽑았고, 지난 시즌 챔피언 킥스는 아직 용병 선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용병 선수로 첫 선을 보인 바둑메카 의정부의 양카이원 9단은 1승 1패를 기록하며 적응을 마쳤다.
▶바둑메카 의정부의 중국 용병 양카이원 9단. 용병으로는 처음 출전을 알리며 1승 1패를 기록했다.
2003년 드림리그로 출발을 알린 바둑리그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외국인 용병 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해 외연을 넓혔다. 한편 한국의 상위 랭커들은 2001년부터 중국갑조리그에서 용병으로 활약 중이다.
8개 팀이 자웅을 겨루는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한팀당 1∼5지명 다섯 명의 선수와 함께 용병을 포함한 후보 선수 1명을 둘 수 있는 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KB국민은행이 타이틀 후원을 하는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매주 목∼일요일 저녁 7시부터 바둑TV와 바둑TV의 유튜브 채널, 네이버 스포츠를 통해 생중계된다.
우승상금은 2억 5000만 원이며, 준우승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단체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 승리 팀에 1400만 원, 패한 팀에 700만 원의 대국료가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