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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현준 멈추니 김영삼호(號)도 멈췄다

등록일 2022.01.22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라운드 2경기
유후(YOUWHO), 바둑메카의정부에 3-2 승


"이대로 끝났으면 좋겠다."

지난 라운드에서 난적 포스코케미칼을 꺾고 1위로 올라선 다음 김영삼 감독이 SNS에 올린 짧은 한마디이다.

파죽의 6연승 기세를 이어 전반기 1위를 확정지으려던 바둑메카의정부의 소망이 성사 일보 직전에 틀어졌다. 21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라운드 2경기에서 바둑메카의정부는 신생팀 유후에 2-3으로 패했다.

▲ 뒷심이 강한 선수들로 구성된 유후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집념을 발휘했다.


이 경기를 이기면 7승1패(1패 후 7연승)로 전반기 1위가 확정되는 바둑메카의정부. 반면 3승4패의 유후도 승리시 5할 승률에 혹여 5-0으로 이기면 4강 진입도 볼 수 있었던 경기였기에 놓칠 수 없는 승부였다.

시작은 바둑메카의정부가 좋았다. 4지명 박상진 5단이 유후의 핵심 안국현 9단을 꺾는 선제점에 이창호 9단을 상대한 김지석 9단도 일찌감치 승리가 확실시 됐다. 사실상 2승인 상태에서 남은 세 판 중 한 판만 가져오면 됐으니 저만치서 무지개가 보였던 상황.

▲ 최근 활짝 날개를 펴고 있는 박상진 5단(오른쪽)의 기세는 자신보다 랭킹이 한참 위인 안국현 9단을 상대해서도 이어졌다. 3연패로 출발한 박상진은 4연승. 4승1패였던 안국현은 3연패로 흐름이 갈렸다.


모든 관심이 집중된 키 매치에서 안성준 9단이 설현준 7단을 꺾은 것이 변곡점이 됐다. 초반에 둘 중 하나는 부러질 것 같았던 국면을 어렵사리 타협으로 벗어난 후 우변에서의 반격 과정이 볼 만했다.

이후 고급스러운 수법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반면승부로까지 격차를 벌리자 설현준 7단도 더는 어찌할 수 없었다. 여섯 번째 맞은 1지명과의 대결에서 패하며 개막 7연승이 끊겼다. 이번 시즌 역전패가 많았던 안성준 9단은 마지막에 웃으며 3승5패로 마감.

▲ 지난해 쏘팔코사놀배 이후 1년 만에 다시 마주한 두 기사. 승부의 부담이 컸던지 이창호 9단(오른쪽)은 내내 굳은 자세에서 역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상대전적에서 최근 4연승과 더불어 9승6패로 격차를 벌린 김지석 9단.


안성준 9단이 승리하자 마치 이를 지켜보기라도 한 듯 유후의 다른 주자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먼저 퓨처스 진시영 8단이 문민종 5단을 난전 끝에 제압했고, 윤찬희 9단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이원영 9단을 꺾으며 팀 승리를 결정했다. 스코어는 3-2였지만 내용상으론 '2패 후 3연승'에 해당하는 대역전극이었다.

1위팀을 상대로 유종의 미를 거둔 유후는 4승4패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신생팀으로서 5할 승률이면 굉장히 좋은 승률이라고 주변분들께서 많이 말씀해주셔서 만족한다"는 한해원 감독. 반면 1위 확정의 기회를 놓친 바둑메카의정부(6승2패)는 마지막 포스코케미칼-킥스의 경기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 됐다.

▲ "우리팀이 분위기는 최고인 만큼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 (한해원 감독)

"중요한 판들을 많이 져서 아쉬운 전반기를 보낸 만큼 후반기에는 더욱 집중하고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안성준 9단)


9개팀이 전.후반기 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22일 한국물가정보(1승6패)와 컴투스타이젬(3승4패)이 9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이상헌-박하민(1:1), 강동윤-한승주(2:5), 이영구-한상조(1:0), 김형우-최정(0:0), 김정현-박진솔(1:2,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1-2022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 승패에 따라 승자에게는 300만원, 패자에게는 60만원의 대국료를 차등지급한다.

▲ 모든 대국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3회.




▲ 유후의 퓨처스 선수로는 처음 등판한 진시영 8단(왼쪽)이 승률 2% 이하의 바둑을 버티고 버텨서 끝내 역전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의 2승11패를 딛고 뼈가 굵어지는 모습의 문민종 5단은 4승4패로 전반기를 마감.


▲ 이원영 9단에게 3패만을 당해왔던 윤찬희 9단(오른쪽)이 회심의 첫 승리로 빚의 일부를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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