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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상 또 울린 최정, '나쁜 여자(?)'

등록일 2016.10.16

2016 KB국민은행바둑리그 17라운드 3경기
BGF리테일CU, 3-2로 Kixx 추격 따돌려

"왜 이렇게 오빠를 괴롭히죠(?)"
"윤준상 선수 오늘도 지면 '최정 악몽'에 시달릴 것 같습니다."

중계팀 중에서 죽이 잘 맞기로 유명한 이현욱 해설자와 김지명 진행자는 북치고 장구치듯 흥을 돋우며 탄성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대담하다' '잘 둬도 너무 잘 둔다' '오늘 정도면 랭킹 20위권이다'는 칭찬이 잇달았다.

KB리그 무대에 오르는 날이면 신데렐라처럼 주목 받는 최정이 또 한 번 윤준상을 울렸다. 시즌 4승째. 최정은 15일 저녁 열린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7라운드 3경기에서 300수가 넘는 접전 끝에 윤준상을 7집반 차로 물리쳤다.

윤준상은 올 시즌 신진서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긴 주인공이며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하기도 한 강자. 최근에 랭킹이 많이 내려오긴 했지만(23위) 최정(54위)보단 한참 높고 보여준 커리어면에선 그보다 더 대차가 난다. 당연히 지난 번 최정에게 진 것은 사고(?)였고 이번엔 보기 좋게 설욕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 방송 화면의 왼쪽 하단에 '나쁜 여자 최정, 두번 울리나(?)'라는 국가대표 실시간 판정단의 멘트가 떴다.


반전무인(盤前無人)의 침착함이 빚어낸 완승이었다. 치열한 대마 싸움은 없었지만 부분 부분 접전에서 이득을 챙겼다. 마지막 중앙 대마가 위태로운 장면에선 완벽하게 수를 읽어둔 다음 손을 빼는 대담함이 돋보였다. 이현욱 해설자가 윤준상을 가리켜 "부처의 마음이다. 이러다간 몸에 사리가 쌓일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윤준상도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자세면에서 최정이 한 수 위였다.

설욕을 별렀던 윤준상은 7집반의 큰 차이를 확인한 다음 조용히 대국장을 빠져나갔다. 검토실엔 끝날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얼마전 이창호 9단에게 거푸 패배를 당하면서 기가 죽었던 최정은 윤준상을 제물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개막식 때 "미인계가 장점이니 유뷰남은 사절"이라 했는데 현재까지의 4승은 모두 '총각 오빠'에게 거뒀다.


▲ 올해 남녀기사 통틀어 다승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최정. 이날 54승째(19패)를 수확하면서 2위인 박정환(49승 19패)과의 격차를 5승 차이로 벌렸다(이런 현상이 바람직한 것이냐 하는 문제는 논외로 한다).
박정환은 연말까지 응씨배, LG배, 신야오배 등 각종 세계대회와 KB리그 포스트시즌 출전이 예정돼 있어 무더기 승수 추가가 가능한 상태. 반면 최정도 궁륭산병성배와 GS칼텍스배 예선이 남아 있어 누가 다승왕이 될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윤, 김지석 상대 하위지명에게 동반 역전패

한편 포스트시즌과는 무관한 두 팀의 대결에선 BGF리테일CU가 Kixx를 3-2로 눌렀다. BGF리테일CU는 2지명 이지현이 오카게배 출전으로 빠진 가운데서도 5지명 최정, 3지명 이원영, 4지명 류민형의 승리로 kixx의 추격을 따돌렸다.


▲ 바둑판의 왼쪽 절반이 모두 얽히고 설키는 난해한 싸움을 펼친 두 사람. 강동윤(왼쪽)이 쉽게 정리할 수 있는 길을 마다하고 어렵게 간 것이 패인이 됐다. 12라운드에서 박영훈을 꺾기도 한 최재영은 루키로서 8승7패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내년 시즌의 전망을 밝게 했다.


한편 이날 4국과 5국에 출전해 무난히 승리할 걸로 기대를 모았던 양 팀 1지명 강동윤과 김지석은 모두 상대 하위지명에게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먼저 BGF리테일CU가 2-1로 리드한 상황에서 강동윤이 Kixx 5지명 최재영에게 일격을 맞으면서 승부는 2-2. 이로써 Kixx의 승리가 굳어지는 듯했으나 이번엔 김지석이 골인 직전 터무니 없는 착각을 범하면서 다시 BGF리테일쪽으로 승리가 넘어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 지난 경기를 결장하고 중국리그에 출전해 10승 고지를 밟은 김지석(왼쪽). 류민형을 상대로 허망한 착각을 범한 후 여러 차례 쓴 웃음을 짓는 모습이 방송 화면을 탔다.


16일엔 선두(10승4패) 포스코켐텍이 6위(6승8패)한국물가정보와 17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윤찬희-한태희,최철한-박승화,변상일-백홍석,류수항-안국현,나현-원성진(이상 앞이 포스코켐텍).

포스코켐텍엔 10연승과 함께 정규시즌 우승이 걸려 있고, 한국물가정보로선 이 순위대로 시즌을 마칠 수 없는 자존심이 걸려 있다. 또한 11승(1패)의 나현이 공동 다승왕의 꿈을 이어갈지도 관심사. 양 팀의 전반기 대결에선 포스코켐텍이 4-1로 이긴 바 있으며, 동일대국자간 리턴매치는 없다.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네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뒤늦게 연승으로 아쉬움을 달랜 BGF리테일CU. 4강권에 있다가 12~15라운드까지 4연패를 당하며 하위권으로 밀려난 것이 돌이킬 수 없는 한이 됐다.



▲ 2년 전 김영환 감독(오른쪽)이 사령탑을 맡으면서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Kixx. 8위로 밀려난 현실이 믿기지 않는 모습이다. 주장 김지석이 8승6패로 기대에 못 미친 데다, 지난해 위력을 떨쳤던 윤준상과 허영호 쌍두마차가 각각 6승9패, 7승8패로 반타작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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