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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실수, 또 한번 행운의 주인공

등록일 2018.06.05

지난대회 적지 않은 해프닝이 있었던 시니어바둑리그가 올해도 그 조짐이 심상치 않다. 시니어들의 문제는 초읽기에 몰리면 착각과 간단한 수를 놓치는 경우가 나온다는 것. 오늘 경기에서도 두 판에서 기본적인 장문수를 보지 못해 승부가 엎치락뒤치락했다.

5일 11시 정각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8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 1라운드 2경기에서 부천 판타지아가 사이버오로를 2-1로 꺾고 서전을 장식했다.

▲ 세 판이 동시에 열리고 있는 바둑TV 대국장.


부천 판타지아는 애초 사전 오더상에서 사이버오로의 주장 서능욱이 개인사정으로 빠져 전력상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막상 경기는 만만치 않았다.

첫승의 주인공은 부천 판타지아의 김종준이었다. 중반전에서 대마를 잡고 잡히고 난타전에서 나종훈이 또 하나의 대마를 잡을 찰나 끊고 있던 요석이 장문으로 잡히는 어이없는 실수를 범했다.

죽을 대마가 오히려 돌을 잡고 살았으니 결과는 뻔했다. 지난대회에서도 김종준은 해프닝 속에 김동엽 9단에게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바둑을 다 둔 상황에서 공배를 메우는 과정에서 김동엽이 자충수를 둔 것. 이것으로 행운의 승리를 거뒀던 김종준이었다.

▲ 김일환 9단(승) vs 박영찬 5단.


이어 부천 판타지아의 주장 김일환이 박영찬의 대마를 잡고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 펀치 있는 김일환에게 먼저 싸움을 걸어간 것이 좋은 결과를 낳지 못했다.

사이버오로는 정대상이 인내의 승부 끝에 신승. 완봉패를 막아냈다. '번개손'으로 알려진 정대상의 달라진 모습이 새롭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천천히 둔다"는 이현욱 해설위원.

▲ 정대상 9단(승)-안관욱 9단


바둑은 안관욱 스타일로 두텁게 짜여져 밋밋한 승부로 여겨졌으나 참고 참은 인내의 한방이 정대상에게서 나왔다. 하지만 이것은 안관욱의 실수. 중앙에서 요석이 장문의 형태로 잡혀 버린 것이다. 안관욱으로선 그동안 워낙 벌어놓은 것이 많아 계가까지 갔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 도중에 바둑TV와 인터뷰한 양상국 감독은 "작년 대회에서 6승팀이 네 팀이나 됐다. 우리가 1승만 더 거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고, 올해에는 무조건 상위권에 들어갈 것 같다"면서 "오늘 오더에 만족하고 지금까지 내용도 만족한다. 노영하 감독하고는 친한 친구로서 오늘 이겨면 밥을 사겠다"고 했다.

▲ "초반은 좋은 흐름이었고, 중반 들어 혼전이었는데 박영찬 선수가 대마가 잡히는 바람에 쉽게 이길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우승 아니면 준우승 하자고 팀원들과 합의를 봤습니다." (김일환 9단ㆍ왼쪽)
"중반 들어 형세가 좋지 않았는데 요석 넉점을 장문으로 잡고나서는 승부가 갈렸습니다." (김종준 7단)


6일엔 삼척해상케이블카와 KH에너지의 1라운드 3경기로 이어진다. 개별대진은 박승문-장수영(1-0), 조대현-조치훈(0-0), 강만우-강훈(5-5). 이상 앞쪽이 삼척해상케이블카, 괄호 안은 상대전적이다. 대국은 바둑TV와 주요 바둑사이트가 생중계한다. 제한시간은 30분, 초읽기는 40초 5회.

중앙홀딩스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8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의 대회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팀상금과 별도로 정규시즌의 승자 5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별도로 책정됐다.



▲ 장문을 못 보는 어이없는 실수로 승리를 놓쳐 버린 나종훈 8단.


▲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해프닝 같은 승리를 거둔 김종준 7단.


▲ 방심으로 요석이 잡혀 버린 안관욱 9단.


▲ '인내'라는 올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정대상 9단.


▲ 지난해 연승가도에서 지각패를 당했던 박영찬 5단.


▲ 올해는 우승 아니면 준우승을 하겠다는 김일환 9단.


▲ 아쉽게 패한 나종훈 8단이 검토실에 와서 복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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