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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학원 살린 '속사포' 정대상의 반집

등록일 2016.06.13

한 판 한 판의 비중이 더 크게 느껴지는 종반의 승부. 벼랑에 서 있는 서울 충암학원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는 값진 승리를 거뒀다. 서울 충암학원은 13일 오전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 11라운드 1경기에서 영암 월출산을 2-1로 꺾었다.

승부판으로 꼽혔던 3장전을 제압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정대상-오규철의 대결은 속기 퍼레이드까지 더해지며 흥미만점의 내용으로 다른 판에 눈을 돌릴 수 없게끔 만들었다.

균형감각이 좋은 오규철은 상대가 하자는 대로 해주면서도 실속을 챙겼고, 일을 저질러놓고 보는 스타일인 정대상은 갑자기 대마 공격에 욕심이 동한 상대의 허를 찔러 역습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반상은 그 후 좌상귀의 패가 승부. 그 패를 오규철이 이기면서 승리를 눈앞에 둔 듯했다.


▲ 11라운드 첫 경기는 얼굴 보이는 기사들이 전부 백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우변 대마를 살리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수읽기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 통에 허점을 드러냈다. 그곳에서 정대상은 2의 二에 붙이는 맥점으로 또 한 번 승부를 뒤집었다. 장장 348수에서 끝난 결과는 반집승. 5연패 후 3연승을 올린 정대상은 '유창혁 원톱'에 의존하고 있던 충암학원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희망이 되고 있다.

3장전과는 정반대로 차분하게 진행된 2장전에선 영암 월출산의 김종수가 판을 잘 짰다. 조대현으로선 집이 부족한 상황에서 잡으러 가지 않은 것이 최종 패인. 조대현에게 강한 김종수는 상대전적 5전 전승을 기록했다.


▲ <2장전> '조대현 킬러' 김종수 7단(왼쪽)이 또 한 번 승점을 챙긴 것이 영암 월출산의 영패를 막았다. 상대전적 5전 5승.

1-1에서 충암학원의 에이스 유창혁이 황원준을 상대로 팀 승리를 안겼다. 황원준은 '조훈현 대타'로 세 번째 출전했으나 이번에도 승리를 얻지 못했다. 유창혁에겐 1993년부터 10연패로 침묵 중이다.

충암학원은 4승5패가 되며 4위 음성 인삼을 반 게임 차로 바짝 추격했다. 두 팀 간의 맞대결도 남겨두고 있어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다. 영암 월출산은 조훈현이 의정 활동으로 빠진 10라운드부터 첫 연패를 당하며 1위였던 순위가 2위로, 다시 3위로 밀려났다.


▲ <1장전> 유창혁 9단(왼쪽)은 믿음의 결승점을 안겼다. 유창혁을 상대로 28년 만에 승리를 노렸던 황원준 9단은 역부족을 드러냈다.

백전노장들의 승부혼을 깨우는 무대는 14일 상주 곶감과 음성 인삼이 11라운드 2경기를 상주투어로 벌인다. 대진은 서봉수-김수장, 백성호-김동엽, 김기헌-박영찬(이상 앞쪽이 상주 곶감).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6 시니어바둑리그의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의 승자는 50만원, 패자는 30만원을 받는다.






▲ 7승1패로 개인다승 선두에 나선 유창혁 9단. 승률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국회의원' 조훈현을 대신해 세 번째 출전한 황원준 9단.


▲ 조대현에게 강한 김종수 7단.


▲ 공격 기회를 놓치면서 연패를 끊는 데 실패한 조대현 9단.


▲ 5연패를 털어내고 3연승으로 살아난 정대상 9단. 충암학원의 포스트시즌 진출 열쇠를 쥐고 있다.


▲ 역전시킨 후의 마무리에 아쉬움을 남긴 오규철 9단.


▲ 전반기엔 영암 월출산이 유창혁 빠진 충암학원을 3-0으로 이겼고, 후반기엔 서울 충암학원이 조훈현 빠진 영암 월출산을 2-1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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