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바둑뉴스

바둑뉴스

서울 바둑의품격, 포스트시즌이 보인다

등록일 2018.04.28

시즌 초반 3연패를 당할 때까지만 해도 서울 바둑의품격에게 따라붙는 단어는 신생팀의 혹독한 신고식이었다. 그런데 4연승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더니 이후 줄곧 중위권에서 잘 버티고 있다. 항상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만 해도 감사하다는 엄살을 피우던 송태곤 감독이 이제는 좀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노골적으로 욕심도 드러내고 있다.

27일 벌어진 14라운드 2경기에서 서울 바둑의품격이 치열한 중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서귀포 칠십리에게 3:0 완봉승을 거두고 네 번째로 7승째(6패)를 거두었다. 8승이면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전망이므로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지며 그 이상의 승수를 거둔다면 당연히 순위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귀포 칠십리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주장 오정아 3단이 오청원배에 참가하느라 자리를 비운 것이 뼈아팠다. 이 날 패하면서 8패째(4승)를 당했기 때문에 남은 4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끝난 속기판 2국은 서울 바둑의품격의 주장 박지연 5단 대 서귀포 칠십리의 후보 김수진 5단의 대결. 두 기사는 2008년과 2013년에 두 번 만나서 모두 박지연 5단이 이겼다. 공교롭게도 5년마다 한판씩 겨루는 셈이다. 초반 포석은 백의 우세. 그러자 형세가 여의치 않은 김수진 5단이 우상귀에서 실리를 차지하며 버텼다. 이 장면에서 박지연 5단이 대담하게 안되는 축을 몰고나오더니 그 수를 바탕으로 하변 흑 대마를 잡으러갔다. 잡으러가는 과정에서 피차 실수가 있었고, 결국 흑 대마를 백이 잡으며 백이 확실히 우세에 섰다. 이후 좌변 백 대마의 사활을 놓고 패 공방전이 있었지만 팻감 부족으로 결국 백이 승리를 차지했다.

▲ 속기판 2국은 대부분 가장 먼저 끝나기 때문에 기선 제압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뒤에 대국하는 선수들에게 묘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박지연 5단이 김수진 5단에게 승리를 거두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40수 끝, 백 불계승.



속기판 2국이 끝나고 잠시 후 장고판 1국도 끝났다. 승자는 서울 바둑의품격의 3주전 이영주 2단. 서귀포 칠십리의 3주전 김경은 초단의 대마를 잡고 비교적 단명국으로 승부를 끝냈다. 이 바둑의 포석은 김경은 초단이 편했지만, 우변 백 대마를 수습하면서 중앙의 폐석까지 같이 움직였던 것이 욕심이었다. 중앙 백 두점을 가볍게 버리고 우변만 수습했으면 백이 편했던 바둑인데 양쪽으로 모두 살리려고 움직이다가 양곤마로 쫓겨, 결국은 중앙 백 대마가 비명생사하고 말았다.

▲ 장고판 대국치고는 비교적 이른 종국이었다. 좋았던 형세에서 폐석을 움직이다가 양곤마로 쫓겨서 대마가 잡혔기 때문이다. 이영주 2단이 김경은 초단의 대마를 잡았다. 123수 끝, 흑 불계승.



속기판 3국은 서울 바둑의품격의 강지수 초단 대 서귀포 칠십리의 조승아 초단의 대결. 양 팀의 2주전으로 동지명 대결, 만약 앞의 상황이 1:1이었다면 재미있었을 상황이다. 전반기에도 두 기사가 만나서 328수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강지수 초단이 반집을 이기고 팀에 승리를 안긴 바 있다. 포석은 흑 유리, 중반 이후에는 백의 독무대로 역전, 그러나 중반 이후 흑의 승부수가 나올 때부터 백이 주춤대더니 금방 재역전. 그리고는 기회가 없었다. 엎치락뒤치락이 조금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흑이 잘 둔 바둑이라고 할 수 있다.

▲ 1998년생으로 동갑내기인 강지수 초단과 조승아 초단. 전반기에 이어 다시 만났는데, 이번에도 강지수 초단이 승리했다. 249수 끝, 흑 불계승.



서울 바둑의품격의 남은 상대는 부안 곰소소금, 경기 호반건설, 그리고 인제 하늘내린이다. 앞의 2팀은 포스트시즌과 상관없으므로 고춧가루를 조심해야 하고, 인제 하늘내린은 최후에 포스트시즌을 놓고 다투는 팀이 될 확률이 높다.

반면 서귀포 칠십리는 경기 호반건설, 인제 하늘내린, 서울 부광약품, 여수 거북선과의 4경기가 남아 있는데, 1패만 더 당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는 상황이므로 배수의 진을 친 심정으로 막판 반전을 꾀해야 할 것이다.

계속해서 28일에는 인제 하늘내린과 경기 호반건설의 14라운드 3경기가 펼쳐진다. 박지은 : 김은선, 김미리 : 김혜민, 이유진 : 판양의 대진이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경기 호반건설이지만 꼴찌의 불명예를 벗기 위해 용병 판양 3단까지 불러서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 반면 인제 하늘내린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꼭 이겨야 하는데, 용병 가오싱 4단이 현재 오청원배 출전 중이어서 부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관전 포인트는 양 팀의 팀내 다승왕인 김미리 3단 대 김혜민 8단의 대국. 속기판 2국으로 가장 먼저 끝나겠지만 이 바둑의 승부가 팀의 승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 14라운드 2경기 결과와 3경기 대진표


▲ 팀 순위표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는 9개팀이 정규시즌에서 더블리그로 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팀을 결정한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시즌 경기는 3판 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의 장고대국, 2,3국은 제한시간 10분의 속기대국으로, 초읽기는 모두 40초 5회이다. KB바둑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기간이 짧기 때문에 총 5회의 통합라운드를 통해 5월 20일까지 정규시즌을 벌인 이후 포스트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모든 경기는 목,금,토,일 저녁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바둑TV는 케이블TV 및 통신사의 IP TV뿐만 아니라 네이버TV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

팀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위 500만원이고, 팀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오후 6시 30분 정각에 김형환 심판이 대국 개시 선언을 하면 4명의 선수가 인사를 하고 장고판 1국과 속기판 2국이 동시에 시작된다.


▲ 박지연 5단이 성립하지 않는 축몰이를 이용해서 대마를 잡으러가자 이 수의 성립여부를 놓고 서귀포 칠십리의 이지현 감독, 서울 바둑의품격의 송태곤 감독, 부안 곰소소금의 안형준 코치, 서울 바둑의품격의 강지수 선수가 같이 검토를 하고 있다.


▲ 김민정 초단이 검토실에 오자 오늘도 출근했냐는 인삿말이 나올 정도로 김민정 초단은 여자바둑리그 검토실에 가장 출석률이 높은 기사이다. 강지수 초단도 그에 못지 않게 자주 검토실에 오는데 오늘은 선수로 출전했다.


▲ 박지연 5단은 올 시즌 2패로 시작했지만, 현재 8승 5패의 준수한 성적으로 다승 순위 6위. 시즌을 10승 6패로 마무리 하면 대만족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 이영주 2단은 9개 팀 3주전 중에서 유일하게 승률 50%를 지키고 있다. 현재 5승 5패로 3주전 중에서는 이민진 8단(6승 7패)에 이어 다승 2위이다.


▲ 강지수 초단은 평상 시의 밝은 모습에 비해, 대국에 임하면 '비장미'라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진지해져서 마치 딴 사람을 보는 착각을 줄 정도이다.


▲ 김수진 5단은 현재 후보선수 8명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 선수. 그래서 서귀포 칠십리 경기에는 항상 4명의 선수가 모두 나와 있었는데, 오늘은 주장 오정아 3단의 오청원배 출전으로 단촐하게 3명만 자리를 지켰다.


▲ 김경은 초단은 국내 여자기사 중 막내로 항상 밝게 인사를 잘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둑을 져서 마음이 상했을 텐데도 종국 후에는 가급적 밝게 웃으며 복기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 조승아 초단은 올 시즌 5승 7패. 작년에는 불리했던 바둑도 곧잘 역전승하며 9승 5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올해는 거꾸로 좋은 바둑을 역전패 당한 경우가 많았다.



○●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홈페이지 ☜ 클릭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