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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또 역전… 부광약품 행운의 역전승

등록일 2017.04.14

지난 2월부터 달려온 2017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정규시즌은 앞으로 팀당 네 경기씩을 남겨놓은 가운데 종반전으로 접어들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팀을 가리는 대장정인 정규시즌의 1차 목표는 4강 커트라인을 넘는 것. 상위 네 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치르는 포스트시즌에서 조금 더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그 다음 문제이다.

13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5위 서울 부광약품과 6위 부안 곰소소금의 대결은 목전의 4강 진입을 향한 종반의 승부처였다. 중차대한 이 승부를 부광약품이 힘겹게 역전승했다.

맨 먼저 결과가 나온 2국 속기판은 부안 곰소소금의 김은선이 김미리에게 불계승했다. 발빠르고 날렵한 수읽기로 초반 불리를 뒤집었다. 김미리는 일관된 공격을 펼치다가 역습을 받고 실속을 내주었다.

▲ 초반 30수까지는 동시에 시작한 장고판보다 더 더디게 진행된 2국 속기판. 승부처에서 날카로웠던 김은선 5단(오른쪽)이 김미리 3단에게 역전승했다.


1국 장고판과 3국 속기판은 전반기의 리턴매치로 벌어졌다. 당시의 승자는 부광약품의 두 기사. 이번에도 갈은 결과가 나왔다. 장고판의 쑹룽후이는 이유진을 상대로 행운의 역전승을 거뒀다.

이유진으로선 눈물 나는 패배였다. 역전에 성공하고 골인 직전까지 다다랐으나 엄청난 실수를 범했다. 잡고 있었던 상대의 대마가 거꾸로 자기의 대마를 잡아 버렸으니 더는 둘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운이 따라 주네요"라는 검토실의 권효진 부광약품 감독. 승자 쑹룽후이도 멋쩍어하며 웃었다.

▲ 부광약품의 중국 용병 쑹룽후이 5단(오른쪽)이 패색 짙어가던 후반에 이유진 초단의 실수를 틈타 역전승했다.


그 행운은 3국으로도 이어졌다. 1-1에서 관심이 집중된 최종 3국은 최정과 김혜민, 양팀 주장이 격돌했다. 초반은 선착의 효를 살려나간 최정이 앞서는 흐름. 김혜민은 상변에서 큰 전과를 올렸다. 형세도 역전됐다.

덤을 받지 않아도 불리하지 않을 만큼 여유롭던 김혜민은 그 후에 실수가 잦았다. 상변에서 성공한 직후 아쉬운 수가 나왔고 괜히 변화를 구하다 빌미를 주었다. 너무 잘 풀린 탓인지 최정에게서도 만심이 나왔다. "이 정도면 좋겠지" 하는 마음이 끝낼 기회를 놓쳤다.

종반은 별 탈 없이 끝내기하면 김혜민이 1집반에서 2집반 정도 남기는 형세. 하지만 2시간 가깝게 승부가 길어지면서 내달 출산 예정인 김혜민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면서 집중력도 떨어져 갔다. 쉽게 두면 되는 상황에서 어렵게만 두더니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2시간 10분을 두고 나서 계가를 하니 오히려 1집반이 모자랐다.

▲ 부안 곰소소금 김효정 감독과 김은선 선수가 막 끝난 대국장으로 와서 김혜민의 아픔을 달랬다.


여자바둑리그 박정상 해설위원은 "최정 선수가 잘 찔러가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김혜민 선수가 역전을 당했다"며 "여자기사들이 최정 선수와 대국할 때 우세한 데에도 흔들리고 변화를 모색하는 등 냉정함을 잃는 경우가 많은데 심리적 압박을 받아서 그렇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아직 11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충남 SG골프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최정도 한 경기 덜 치를 포스코켐텍의 김채영보다 한 걸음 먼저 9승(2패) 고지에 오르며 다승 단독 1위에 나섰다. 부안 곰소소금은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이랄 수 있는 7패째를 당함으로써 벼랑에 섰다.

▲ 멋쩍어하는 표정으로 권효진 감독(왼쪽)과 함께 역전승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송용혜 5단.


13일엔 인제 하늘내린과 여수 거북선이 11라운드 2경기에서 대결한다. 개별 대진은 오유진-이민진, 후지사와 리나-이슬아, 박태희-김다영(앞쪽이 인제 하늘내린).

2017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정규시즌은 8개팀 간의 더블리그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네 팀을 가려낸다. 매 경기는 3판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 2ㆍ3국은 제한시간 10분. 초읽기는 공히 40초 5회이다.

경기는 매주 목∼일(1ㆍ2국 오후 6시 30분, 3국 오후 8시 30분 시작) 열리며 일부는 통합라운드로 진행된다. 대회 총 규모는 7억8000만원, 우승상금은 5000만원. 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승부처에서의 날카로움이 돋보인 김은선.


▲ 뒷심 강한 김미리는 최근 역전패가 잦다.


▲ 행운의 역전승을 거둔 쑹룽후이.


▲ 골인 직전에 패착을 두고 만 이유진.


▲ 다시 다승 단독 1위에 나선 최정.


▲ 질래야 질 수 없는 바둑을 놓친 김혜민.


▲ 서울 부광약품은 9ㆍ10라운드 연패에서 벗어나며 4강 싸움에 탄력을 받았다. 호반건설의 중국 용병 차오유인(오른쪽 둘째)는 송용혜와 함께 9라운드부터 한국에 머물고 있다.


▲ 부안 곰소소금은 남은 세 경기를 전승해야 포스트시즌행 티켓에 도전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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