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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웠던' 이세돌, 김지석 꺾고 5연패 탈출

등록일 2018.09.03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0라운드 4경기
신안천일염, Kixx에 4-1 승


이세돌 9단이 5연패를 벗어나니 팀도 대승으로 화답했다. 이세돌 9단은 2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0라운드 4경기에서 김지석 9단에게 218수 만에 불계승했다.

랭킹 3위와 5위,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두 기사의 대결에 모든 관심이 집중됐다. 올 시즌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는 이세돌 9단이 컨디션 좋은 김지석 9단을 맞아 연패를 끊을 것인가가 초점이었다. 전반기 3라운드에서 김지석이 승리한 이후 2개월 만에 성사된 리턴매치. 상대전적에서 이세돌 9단이 14승11패로 앞선 가운데 26번째 대결을 펼쳤다.

▲ 세 판에서 리턴매치가 이뤄진 10라운드 4경기는 신안천일염이 Kixx의 5연승을 저지하며 4-1 대승을 거뒀다. 신안천일염은 두 경기 연속 대승과 함께 4승째(6패)를 수확하면서 뒤늦게 4강 싸움의 혼돈에 뛰어들었다.


충분히 질 만큼 졌을까. 스텝은 특유의 경쾌함을 되찾았고, 웬만한 기사의 펀치보다 무섭다는 잽은 연신 허연 빛을 토해냈다. "매끄럽고 예리한 반면 운영이 전성기 때의 컨디션을 방불케 한다"는 감탄이 중계석 목진석 해설위원의 입에서 나왔다.

▲ 개전 초반 버리고 버리는 작전으로 우세를 확립한 이세돌 9단. 김지석 9단은 시작 후 1시간이 될 때까지 초읽기를 한 개도 사용하지 않으며 다가올 전투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시 1시간, 120여수까지 AI의 승부예측은 줄곧 이세돌의 우세를 가리켰다. 좌상위에서 균열이 생겼다. 그곳 패의 댓가로 김지석이 크게 따라붙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속에서 이세돌이 중앙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원래는 안 되는 수. 하지만 냉큼 잡고 끝내려는 김지석의 욕심이 화를 불렀다. 외길로 천지대패가 나면서 가운데가 전부 백(이세돌)의 수중에 들어갔다. 더 해볼 데도 없었다. 개시 1시간 52분이 지날 무렵 김지석이 졌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이세돌, 6경기 만에 승리하며 시즌 2승8패
-신안천일염, 두 경기 연속 대승 거두며 PS 불씨 살려


4라운드 이후 무려 여섯 경기만에 맛보는 승리(2승8패). 김지석에게는 전반기 패배 포함 2008년부터 당해온 리그 5연패도 끊었다. 상대전적에서도 15승11패로 우위가 유지되는 모양새. 목진석 해설위원은 "컨디션 호조인 김지석 9단을 상대로, 더욱이 극적인 내용으로 연패를 끊었다는 점에서 햫후 슬럼프 탈출이 기대된다"고 의미를 살렸다.

▲ 2010년과 2013년, 고향팀을 두 차례 정상에 올려놓은 바 있는 신안군 비금도 출신의 이상훈-이세돌 형제. 2016년과 2017년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네 판의 동지명 대결과 한 판의 동급 대결로 짜여져 이채로움을 더했던 승부. 거기에 세 판에서 전반기의 리턴매치가 이뤄진 대결에선 그 중 두 판에서 설욕한 신안천일염이 Kixx를 4-1로 꺾었다. 최종 스코어는 전반기 2-3, 후반기 4-1.

리턴매치의 승자는 이긴 순서대로 신안천일염의 한태희 6단과 이세돌 9단, Kixx의 윤준상 9단. 한태희 6단과 이세돌 9단은 각각 강승민 6단과 김지석 9단에게 설욕했고, 윤준상 9단은 이지현 9단에게 연승을 거뒀다.

▲ 전반기에 1승6패로 부진의 몸살을 앓다가 후반기 들어 3연승을 거둔 한태희 6단(오른쪽). 랭킹과 상대전적의 열세(1승3패)를 딛고 강승민 6단에게 선취점을 따낸 것이 대승이 기폭제가 됐다.


한태희 6단과 이세돌 9단의 선제 2승으로 승리를 예약한 신안천일염은 밤 9시 40분, 한상훈 8단이 상대 퓨처스 김세동 6단을 129수의 단명국으로 제압하며 일찌감치 승리를 끝냈다. Kixx는 장고대국에서 백홍석 9단마저 패하며 0-4로 밀린 상황에서 윤준상 9단이 최종국을 승리하며 겨우 영봉패를 면했다.

이기면 희망, 지면 벼랑의 갈림길에 있던 신안천일염에 단비 같은 승리가 됐다. 반면 이 경기를 5-0으로 승리할 시 1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Kixx는 4연승에서 멈춰 서며 선두 포스코켐텍과 한 게임 차의 간격을 유지했다.

▲ 지난 시즌 2승 13패로 참담했던 한상훈 8단(오른쪽)은 해가 바뀌면서 환골탈태한 인상이다. 상대전적 3승1패의 우위를 바탕으로 김세동 6단을 불과 129수 만에 제압하며 7승3패를 기록했다.
목진석 해설자가 "한상훈 선수가 이렇게 잘해주는 만큼 다른 선수들이 조금만 받쳐주면 신안천일염은 된다"라고 말하자 "5지명을 다른 주전들이 받쳐줘야 되는 모양새군요"라며 재치 있게 양념을 친 이소용 캐스터.


이로써 열전의 막을 내린 10라운드는 네 경기 모두 하위팀이 상위팀을 상대로 승리하는 결과로 귀결됐다. 이제부터 펼쳐질 종반의 순위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

한편 10라운드를 마친 현재 개인 다승에서는 박정환 9단, 이영구 9단, 나현 9단이 나란히 9승1패로 공동 선두를 형성한 가운데 8승2패의 신진서 9단이 뒤를 쫒는 형국. 김지석 9단은 이날 한칼을 맞으며 7승3패로 대열에서 이탈했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내주 삼성화재배 일정 관계로 한 주 휴식기를 가진 다음 13일(목) BGF와 화성시코리요의 경기로 11라운드의 포문을 연다. 팀 싱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천만원, 4위 3천만원.

▲ 전형적인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삼성화재배 출격을 앞둔 안국현 8단(왼쪽)이 백홍석 9단을 뉘며 상대전적 3승1패로 격차를 벌렸다.


▲ 랭킹도 비슷하고 전투를 마다하지 않는 걸로도 닮은 점이 있는 두 기사의 대결에서 윤준상 9단(오른쪽)이 전반기에 이어 다시 이지현 9단을 꺾었다. 흑진에서 크게 수를 내려다 되레 자살골처럼 되어 버린 이지현 9단(3승6패). 7승2패의 윤준상 9단과 명암이 크게 갈렸다.


▲ 부진했던 한태희 6단과 이세돌 9단이 살아나면서 대반전의 힘을 얻은 신안천일염.


▲ 4연승 행보에 급제동이 걸린 Kixx. 올 시즌 들어 처음 1-4 패배를 당했다.


▲ 2014년 삼성화재배 우승 이후 4년 만에 다시 기치를 들어올린 김지석 9단. "자신의 수읽기를 너무 믿는 나머지 의외로 간단한 곳에서 실수할 때가 많다"는 국대 감독 목진석 해설위원의 지적이 있었다.


▲ 후반기 들어 변상일 9단, 박하민 4단, 강승민 6단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연파한 한태희 6단(25.45위).


▲ 침묵의 승부사 정도가 아니라 '무언(無言)의 승부사'에 가까운 한상훈 8단(30. 39위). 평소 때나 복기 때나 목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다.


▲ 삼성화재배 출격을 앞두고 한시름을 던 이세돌 9단.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는 극적인 순간을 다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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