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칠십리, 여자바둑리그 챔피언 등극
서귀포 칠십리(감독 김혜림)가 창단 8년 만에 여자바둑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23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 NH농협은행 여자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서귀포 칠십리가 순천만국가정원(감독 이상헌)에 2-1로 승리했다.
21일 1차전에서 0-2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던 서귀포 칠십리는 22일 2차전에서 2-1로 승리하며 동률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최종전에서 또다시 승리하며, 3판 2선승제로 열린 챔피언결정전을 2승 1패로 마무리 짓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서귀포 칠십리는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우승하며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최종전이 열리기 5시간 전 발표된 서귀포 칠십리와 순천만국가정원의 1, 2국 대진은 이민진 8단-이영주 4단, 조승아 5단-오유진 9단의 대결로 짜였다.
금년 포스트시즌 첫 주장전 성사로 관심을 모은 오유진 9단과 조승아 5단의 맞대결에서는 순천만국가정원의 오유진 9단이 22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주장 조승아 5단의 역전패로 벼랑 끝에 몰린 서귀포 칠십리에는 ‘맏언니’ 이민진 8단이 있었다.
▲서귀포 칠십리 이민진 8단(오른쪽)이 이영주 4단에게 역전승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이민진 8단은 이영주 4단과의 대결에서 한때 AI 승률이 20% 아래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중반부터 본인의 장기인 난전으로 이끌어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293수 만에 흑 1집반 승리를 거두며 1-1 타이를 만들었다.
챔피언결정전 최종전의 히로인은 5년 만에 여자바둑리그에 돌아온 김윤영 5단이었다.
전날 챔피언결정전 2차전 3국에서 AI 승률 5%였던 바둑을 역전시키며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낸 김윤영 5단은 우승컵의 향방을 가른 챔피언결정전 최종전 최종국에서도 박태희 3단에게 183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최종국 종국 시간은 오후 10시 57분이었다.
▲여자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히로인 김윤영 5단(오른쪽)이 최종전 승리 후 복기하는 모습.
우승 후 인터뷰에서 김혜림 서귀포 칠십리 감독은 “여자바둑리그에서 선수로 뛰었을 때는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감독으로 뛴 작년과 올해 성적이 좋아 두 배로 기쁜 것 같다” 면서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고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해 준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여자바둑리그에서 2연패 한 팀이 없는데 내년에 서귀포 칠십리 팀이 최초로 2연패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김윤영 5단은 “마음에 맞는 감독과 선수들을 만나 마음 편히 대국에 임했던 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것 같다”며 “최종전은 특별한 작전은 없었고 흑을 잡아 적극적으로 둬야겠다고 생각했던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사정으로 올해 캐나다 가는 게 미뤄져 대회에 참가하게 됐는데, 내년 출전 여부는 가능성이 조금 높긴 하지만 아직 확답을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합류한 순천만국가정원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승리하며 창단 첫 우승을 바라봤지만 2, 3차전에서 내리 1-2로 패하며 첫 우승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한국여자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전경. 서귀포 칠십리가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스텝래더 방식으로 최종 우승팀을 가린 2022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55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3500만 원이다. 아울러 3위 삼척 해상케이블카에는 2500만 원, 4위 부안 새만금잼버리에 1500만 원의 상금이 돌아갔다.
시상식은 내달 25일 열릴 예정이다. 장소는 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