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바둑학과 유지를 위한 한국기원 성명서
지난 9일 바둑학과 폐지를 포함한 명지대ㆍ명지전문대의 통합 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재)한국기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바둑기관으로 소속 408명의 전문기사 및 임직원 일동과 함께 명지대학교의 바둑학과 폐지 계획을 반대합니다.
4천년이 넘는 전통을 이어온 바둑은 일상생활에서부터 국가 간 교류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의 삶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노령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바둑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되는 등 외연을 넓히고 있습니다.
알파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의 보급으로 바둑의 불모지였던 중동 여러 나라에서도 관심을 표명할 정도로 바둑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서 바둑학과가 폐지된다면 국내 바둑계의 손실은 물론이고, 바둑학을 선도해 온 명지대학교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임은 자명한 일입니다.
바둑학과 출신 젊은이들은 바둑과 관련된 여러 분야에 진출해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일등 자원입니다.
본원 소속 프로기사 중 현 기사회장인 한종진 9단을 비롯해 양건 9단, 홍민표 9단, 송혜령 3단 등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무국에는 바둑대회를 유치ㆍ관리하는 부서인 기전팀은 물론 홍보팀, 경영기획팀, 교육사업팀 및 바둑TV제작 등 거의 모든 부서에 바둑학과 출신 직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모교의 출신과가 폐지의 위기에 처해있다는 소식에 눈물을 흘리며 침통해하는 애교심 많은 사람들입니다.
바둑학과는 국내에서보다 해외에 더 잘 알려져 있어 유학생 유치에도 공헌하는 K바둑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음은 통계자료가 입증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바둑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바둑학과 인력의 안정적인 양성ㆍ공급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며 국위 선양에 이바지 하고 있는 바둑 지도사들에게도, 국내외 바둑계 최일선에서 활동 중인 프로기사들에게도 명지대 바둑학과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20 체육백서’에는 대학교(4년제)의 체육전문인력으로 바둑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 수가 명기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세부 인원수까지 집계되고 있을 정도로 바둑학과 학생들은 우리 체육 정책을 이끌어 갈 엘리트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명지대 내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바둑학과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국내외 여론을 다시 한 번 잘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바둑학과인 명지대 바둑학과의 폐지 재고를 호소드립니다.
2022년 12월 12일
재단법인 한국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