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ㆍ신민준, 삼성화재배 16강 합류
한국랭킹 1위 신진서 9단과 신민준 9단이 삼성화재배 16강에 합류했다.
17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 둘째 날 경기에서 신진서 9단이 중국 왕싱하오 9단에게 188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16강에 올랐다.
신민준 9단은 이창호 9단과의 형제대결을 펼쳐 중후반까지 열세였지만 벼랑 끝에서 살아나면서 297수 만에 백 반집승으로 마지막 남은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편 이날 함께 출전했던 변상일 9단은 중국랭킹 1위 구쯔하오 9단을 만나 후반까지 앞섰지만 끝내기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272수 만에 백 반집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또한 홍성지ㆍ김정현ㆍ안성준 9단, 강우혁 7단은 각각 중국 딩하오ㆍ쉬자양ㆍ탄샤오ㆍ롄샤오 9단에게 패했고, 안정기 7단은 대만 대표 쉬하오훙 9단에게 127수 만에 백 불계패해 32강에서 발길을 돌렸다.
앞서 16일에 열린 32강 첫날 경기와 이날 경기 결과를 합산한 결과 한국은 신진서 9단을 비롯해 신민준ㆍ박정환ㆍ김명훈ㆍ강동윤ㆍ한웅규 9단, 김누리ㆍ김승진 4단 등 8명이 16강 대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구쯔하오 9단과 셰얼하오ㆍ황윈쑹ㆍ롄샤오ㆍ딩하오ㆍ탄샤오ㆍ쉬자양 9단 등 7명이 32강을 통과했고, 대만에서 홀로 출전한 쉬하오훙 9단도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4명이 출전한 일본과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유럽연합 대표 1명은 32강에서 전원 탈락했다.
32강 종료 후에는 16강 대진 추첨이 진행됐다. 추첨 결과 19일에는 신진서 9단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패배를 안겼던 대만 쉬하오훙 9단을 상대로 설욕에 나서며, 강동윤 9단이 쉬자양 9단, 신민준 9단이 구쯔하오 9단, 김승진 4단이 딩하오 9단과 8강행을 다툰다. 이어 20일에는 모두 한ㆍ중전으로 김명훈 9단과 황윈쑹 9단, 김누리 4단과 롄샤오 9단, 박정환 9단과 탄샤오 9단, 한웅규 9단과 셰얼하오 9단이 맞대결을 펼친다.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18일 하루 휴식을 갖고 19일과 20일 16강을 통해 8강 진출자를 가린다.
삼성화재해상보험(주)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3억 원, 준우승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진다
■ 2023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 둘째 날 결과 및 16강 대진
-11월 17일 32강 둘째 날 결과(앞쪽 승자)
신진서 9단 vs 왕싱하오 9단(중) : 188수 백 불계승
신민준 9단 vs 이창호 9단 : 297수 백 반집승
쉬하오훙 9단(대만) vs 안정기 7단 : 127수 흑 불계승
롄샤오 9단(중) vs 강우혁 7단 : 154수 백 불계승
딩하오 9단(중) vs 홍성지 9단 : 210수 백 불계승
탄샤오 9단(중) vs 안성준 9단 : 217수 흑 불계승
쉬자양 9단(중) vs 김정현 9단 : 169수 흑 불계승
구쯔하오 9단(중) vs 변상일 : 272수 흑 반집승
-11월 19일 16강 첫날 대진(상대전적 앞쪽 기준)
신진서 9단 vs 쉬하오훙 9단(대만) : 3승 1패
강동윤 9단 vs 쉬자양 9단(중) : 3승
신민준 9단 vs 구쯔하오 9단(중) : 2승 4패
김승진 4단 vs 딩하오 9단(중) : 첫 대결
-11월 20일 16강 둘째 날 대진(상대전적 앞쪽 기준)
김명훈 9단 vs 황윈쑹 9단(중) : 1패
김누리 4단 vs 롄샤오 9단(중) : 첫 대결
박정환 9단 vs 탄샤오 9단(중) : 13승 4패
한웅규 9단 vs 셰얼하오 9단(중) : 첫 대결
■ 2023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 둘째 날 이모저모
○… 중국의 여자 바둑팬들이 한국으로 날아와 선수들을 응원했다. 15일 열린 대진추첨식에도 행사장을 찾았던 그녀들은 32강 둘째 날 현장에서 선수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소위 ‘대포카메라’로 불리는 망원 카메라를 들고 온 팬들은 대국장 두 곳에 흩어져 역할 분담(?)도 한 듯한 모습. 16강에 진출한 신진서 9단에게 꽃다발을 전하기도 했다고.
○… 전국 곳곳에 내리던 첫 눈을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도 볼 수 있었다. 점심식사 도중인 11시 30분쯤이 되자 하얀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고, 유리 통창으로 된 식당에서 식사 중이던 선수단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 마흔여덟 살의 이창호 9단이 24세 연하이자 국내랭킹 4위에 올라있는 신민준 9단에게 패했지만, 후배 기사와의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초중반까지 앞서던 이창호 9단은 중후반 이후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끝내 패배를 인정했다. 세계대회에서 스물세 번 우승해 가장 많은 세계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바둑의 전설’ 이창호 9단은 2015 삼성화재배 32강에서 김동호 4단(당시)에게 승리를 거둔 이후 메이저 세계대회 본선에서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