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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불(等身佛)』같은 바둑대회 열린다.

등록일 2012.09.061,951

△지난 8월에 열린 2012 삼성화배재 월드바둑마스터즈 여자부 예선 모습.
△지난 8월에 열린 2012 삼성화배재 월드바둑마스터즈 여자부 예선 모습.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던 <등신불>. 일제강점기 학도병으로 끌려갔던 ‘나’의 삶과 죽음을 오가는 상황과, 1천200년전 종교적 구원을 위해 소신공양(燒身供養)했던 만적의 행적을 병렬한 김동리의 대표 단편소설이다.


화가인 동생과 의사인 형이 한국전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형의 소설을 매개로 갈등한다. 과거의 상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병신’ 형과 자신의 상처를 치유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 ‘머저리’같은 동생을 이야기 한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는 제12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두 소설은 모두 <액자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액자(額子)처럼 끼어있는 소설이 <액자소설>이다. 김만중의 <구운몽>, 황순원의 <목넘이 마을의 개>, 현진건의 <고향>등이 소설속의 소설이 있는 형태이고 , 1001일 동안 페르시아 왕에게 이야기 해주는 형식을 취한 <아라비안 나이트>도 대표적인 액자소설이다.


<액자소설>이 소설속에 또 하나의 소설이 있는 형식이라면 대회 속에 또 하나의 대회가 있는 것은 <액자대회>다.


바둑대회 사상 최초의 <액자대회> 형식의 ‘제8기 원익배 십단전’이 9월 10일 신설된 <2012 원익배 여류십단전> 예선을 시작으로 8개월간의 대장정에 오른다.


<2012 원익배 여류십단전>은 원익배 십단(十段)전을 후원하고 있는 원익(圓益)에서 한국여류바둑 활성화를 위해 만든 대회다. ‘여류국수전’, ‘여류명인전’, ‘여류기성전’ 등 기존의 여류프로대회와는 차별화 된 독립된 대회형식을 취하면서도 본 대회인 ‘원익배 십단전’과 병렬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살펴보면


1.원익배의 ‘피라미드 토너먼트’가 여류십단의 ‘미니어처 피라미드’로...


원익배 십단전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대회 우승․준우승자에게는 16강시드를, 4강전 탈락자 2명에게는 32강 시드를 준다. 성적에 따른 차등시드제다. 그래서 일반적인 6회전 토너먼트가 64강인 반면, 원익배는 56강 토너먼트다.


이 모습을 대진표로 그리면 마치 피라미드와 같은 사각추형구도라고 하여 원익배 본선대진방식을 ‘피라미드 토너먼트’라고 부른다.


여류십단전도 본선 차등시드제를 채택했다. 본선대진은 16강이 아닌 14강토너먼트다. 여류랭킹 1위 박지은과 2위 조혜연은 8강에 직행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12명은 예선을 통해 선발한다.


2.(여류십단전+원익배 십단전)+(여류십단전or원익배십단전)


여류십단전은 별도의 여류기전이 아니다. 원익배 십단전과 뿌리가 닿아있는 병렬대회다. 그래서 여류기사는 여류십단전과 원익배 십단전 중 택일해서 참가해야 한다.


여류십단전에 참가해 본선에 오르면 원익배 십단전 예선참가권을 준다. 실력만 있다면 여류십단전을 통해 원익배 십단전에 재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여류십단전은 원익배 십단전의 예선이 아니다. 여류십단은 별개의 대회형식도 취한다. 우승상금 1천만원은 18기째로 국내 최고(最古)의 여류기전인 ‘여류국수전’의 우승상금과 불과 200만원차이다.


여류십단전 우승과 준우승자는 원익배 십단전 본선(56강토너먼트)에 직행한다.


원익배십단전과 여류십단전이 별개의 대회이면서 별도의 대회가 아니다.


3.관전포인트


1)춘추전국시대의 통일 여제는?


‘독재자’ 루이나이웨이가 중국으로 망명한 후, 권력공백이 생긴 한국여류바둑계는 혼란스럽다.


트로이카였던 박지은과 조혜연이 퇴조하고 박지연 3단이 부상한다.


박지연은 올해 3월 21일 제17기 여류국수전에서 ‘세계대회 체질’ 박지은 9단을 물리치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루이독재시대의 민주투사였던 조혜연 9단은 목표를 상실한 채 여류명인전 승자 결승에서 박지연에게 무릎꿇었다.


씩씩한 박지연은 올해 34승 23패로 여류기사 최다승, 최고승률(59.6%)을 달리고 있다.


15세 2단의 최정은 올해 1월 26일에 김미리 2단을 누르고 제13기 여류명인전에서 우승했다. 프 로데뷔 1년5개월, 불과 58전 만의 일이다. 고1(충암고) 여학생은 벌써 한국여류바둑의 한 축을 짊 어졌다. 스승 유창혁과 호흡을 맞춘 혼성복식전 ‘SG페어대회’에서도 우승했다.


큰 승부에 강한 이민진 7단, 침착한 김윤영 3단, 수읽기가 깊은 김미리 2단도 호시탐탐 여왕자리 를 노린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스타로 부상한 이슬아 3단의 부진(12승34패)은 아쉽기만 하다.


2)오유진을 주목하자


입단 전부터 바둑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오유진(14세)의 프로데뷔무대가 여류십단전이다.


오유진은 올해 8월 제29회 세계청소년대회 한국대표로 출전했다. 여성이 남자와 겨뤄 출전권을 따낸 첫 케이스다. 마스터스 골프대회에 여자가 출전한 격이다.


제1회 영재입단대회에서 7연승하며 16강까지 진출했다. 신민준(13세)에게 패하며 탈락했다. 신민 준은 신진서(12세)와 함께 벌써부터 ‘한국바둑의 미래’라고 칭송받는 그 신민준이다. 신민준과 신 민서는 나란히 제1회 영재입단대회를 통과해 프로가 됐다.


오유진을 키워낸 한종진 8단은 한국여류바둑계가 오초단의 시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윤영선-이영신의 1세대, 박지은-조혜연의 2세대에 이어 최정과 함께 한국여류바둑 3세대 투톱으 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유진은 8월 29일에 김선미 3단과의 예선 1회전을 가볍게 통과했다.(오유진의 국제대회 참가로 미리 경기했다)


원익배와 같이 제한시간 각자 10분에 4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지는 9월 10일과 12일 양일간 벌어지는 예선전에는 36명의 여자기사들이 출전해 12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3 대 1의 경합을 펼친다. 14강 토너먼트로 열리게 될 본선에는 여자랭킹 1․2위로 본선시드를 받아 합류하는 박지은 9단과 조혜연 9단이 합류해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결승은 단판 승부로 벌어진다.


우승상금 1천만원, 준우승은 300백만원.


한편 기전 총규모 4억 5,000만원인 제8기 원익배 십단전의 개막식은 10월 17일 열릴 예정이다.


예선 통과자 49명을 선발해 본선 시드 7명(전기 4강, 여류십단전 우승․준우승자, 후원사 시드 1명)과 십단전 고유의 차등시드제인 피라밋 56강 토너먼트로 결승 진출자 2명을 뽑은 후 결승 3번기로 여덟 번째 십단의 주인공을 가려낼 예정이다.


지난 4월 막을 내린 제7기 원익배 십단전 결승에서는 최철한 9단이 강동윤 9단에게 2-0으로 승리하며 대회 첫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경향신문사와 바둑TV가 공동주최하고 (주)원익, (주)원익IPS, (주)원익머트리얼즈에서 후원하는 제8기 원익배 십단전의 총규모는 4억 5,000만원이며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2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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