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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동병상련, 서울 부광약품과 여수 거북선 전반기 끝까지 함께

등록일 2019.06.25

6월 25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 특별대국실에서 2019 여자바둑리그 7라운드 2경기, 이현욱 감독의 <여수 거북선>과 권효진 감독의 <서울 부광약품>의 1~3대국 중 장고대국과 속기2국이 속개됐다.

할 말이 많은 두 팀이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쳤다. 개막전 나란히 우승후보로 꼽히다가 나란히 6연패의 나락으로 떨어진 동병상련의 처지다. 아무튼 두 팀 중 어느 한 팀은 1승을 거두고 지긋지긋한 연패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텐데 그래봐야 리그 7위, 또 다시 패해서 7연패로 전반기를 마감한 팀보다야 낫겠지만 오십보, 백보 즐거움은 희미하다.

사실, 두 팀이 더 괴로운 최악의 시나리오도 남아있다. 속기1국으로 매치된 두 팀 1주전의 대국, 김채영(백, 서울 부광약품)과 김다영(흑, 여수 거북선)의 자매대결이 7월 2일로 연기돼, 장고대국과 속기2국에서 각각 1승 1패의 결과가 나오면 승패를 가리지 못한 상태로 후반기가 열리는 7월까지 끌려가게 되는 것이다. 후반기에 새롭게 출발하고 싶은 두 팀으로서는 결코 원하지 않을 그림이다.

김동면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에 맞춰 막이 오른 경기는 장고대국 <서울 부광약품>의 김은선의 선착(상대 이도현)으로 속기2국과 동시에 시작됐다. 바둑TV해설진(진행-장혜연, 해설위원-홍성지)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이영주(흑, 여수 거북선)와 김신영(백, 서울 부광약품)의 속기2국.

두 선수의 전력분석은 엇비슷한데 김신영이 상대전적(2승 1패)과 랭킹에서 한발 앞서 있어 약간이라도 우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전개된 대국의 흐름은 초반 우하귀의 접전 이후 빠르게 흑의 우세가 굳어졌다. 하변 흑을 공격하다가 2선으로 넘어간 소극적 행마도 좋지 않았고 좌하귀 절충 뒤 흑의 중앙세력에 뛰어든 백의 침투방향, 타개와 수습의 수단도 모두 느슨해 순식간에 패색이 짙어졌다. 결국 백 대마는 광대한 중앙 흑 세력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괴멸됐다. 완승을 거둔 이영주는 3연패 후 3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특유의 끈끈한 종반 추동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진 김신영은 5연패의 늪으로 가라앉았다.

장고대국은 초반 우상귀를 도려내고 좌하일대를 크게 굳힌 이도현(백, 서울 부광약품)이 앞서는 흐름. 실리에서는 확실하게 앞서 있으나 김은선(흑, 여수 거북선)도, 불안정한 우변 백 일단과 아직 완생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중앙 백 대마를 압박해 적당한 대가를 얻어낸다면 부족한 실리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기 때문에 이도현의 승리를 확언할 수 없는 상황. 흐름대로 흑은 우변 백을 살려주면서 세력을 강화, 중앙 백 대마를 압박하는 공세로 승부를 걸었다. 쫓고 쫓기는 공방 중에 좌상 쪽 백 대마의 사활이 패에 걸려서는 완연한 역전무드였는데 승세를 잡은 그곳에서 형세를 낙관한 김은선의 패착이 나왔다. 백 대마를 양패의 형태로 만들어 절반의 몸통을 살려주면서 스스로 패배를 결정한 것. 전국의 경계가 거의 결정된 상황에 중앙 백 대마의 사활만 남겨졌는데 상변부터 하변에 이르는 거대한 백 대마 주변에 팻감이 많아 도저히 잡을 수 없는 형태였다. 결국, 긴 패의 공방 끝에 백 대마의 삶이 확정되면서 승부도 끝났다. <서울 부광약품> 이도현 승리.

그런데 두 팀 모두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 있을까.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마지막 경기마저 어느 쪽도 승리하지 못하고 7월 2 속기1국의 최종승부로 미룬 채 나란히 6연패 리그 최하위로 전반기를 일단락했다(물론, 7월 2일 1승 6패와 7연패의 팀은 가려진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러 포스시즌에 진출할 상위 4개팀을 가려낸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나란히 6연패 중인 <여수 거북선>과 <서울 부광약품>의 돌 가리기.


▲ 여수 거북선의 흑입니다. 스태프, 대국은 많고 할 일도 많다.


▲ 선수들이 마시는 물병의 상표도 방송에 노출되면 안된다. 꼼꼼하게 테이핑.


▲ 벽시계를 보는 김동면 심판위원. 선수들, 준비하시고..


▲ 빈 자리는 속기1국. 어느 쪽도 승리하지 못한 채 7월로 넘어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될 가능성이 생겼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1주전 격돌, 김채영(서울 부광약품)과 김다영(여수 거북선)의 자매대결이 7월 2일로 연기됐다.


▲ 하이라이트는 속기2국. <서울 부광약품>의 김신영이 <여수 거북선>의 이영주에게 상대전적에서 2승 1패로 앞서있다.


▲ 변수는 김신영이 4연패의 부진에 빠져있고 이영주는 3연패 뒤에 연승의 기세를 타고 있다는 것.


▲ 대국 초반부터 이영주가 기선을 제압했다.어쩐지 김신영의 행마가 무기력해 보인다.


▲ 결국, 연승의 기세를 탄 이영주가 이겼다. 김신영은 특유의 끈끈한 종반 추동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졌다.


▲ 장고대국은 이도현(백, 서울 부광약품)이 앞서 가는 흐름. 우상귀를 도려내고 좌하일대를 크게 굳혀 우위를 점했다.


▲ 중앙의 두터움으로 백 대마를 압박한 김은선의 전술은 나쁘지 않았다. 좌하귀 백 대마의 사활이 패에 걸리면서 역전의 기회를 잡았는데..


▲ 좌하귀 백 대마 절반을 나누는 타협으로 물러서지 않고 전체를 노렸으면 역전승이 눈앞으로 다가왔을 텐데..


▲ 좌상귀 쪽에서 기회는 많았다. 지켜보는 감독의 속은 새카맣게 탔을 듯.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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