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TV배 마스터스 준결승은 톱 랭커 vs 다크호스의 대결
바둑TV배 마스터스 첫해 챔피언에 도전하기 위한 결승 무대에 오르기까지는 이제 딱 한판이 남았다.
결승에 오른 4명의 기사는 박종훈 3단, 신진서 9단, 이지현 9단, 박정환 9단 (준결승에 진출한 순서)이다. 그리고 준결승 매치는 박정환 9단 대 박종훈 3단, 신진서 9단 대 이지현 9단으로 짜여져 있다. 한국 랭킹 1,2위 기사가 10위와 랭킹 밖 선수와 대결하는 구도이다.
즉, 이번 바둑TV배 마스터스는 예상대 로 톱 랭커들이 승리하고 결승에서 국내 1,2위간의 챔피언 결정전이 치러지느냐, 아니면 다크호스로 주목 받고 있는 선수들이 혁명을 일으키느냐가 관전 포인트이다.
▲ 준결승 1경기 : 박정환 9단(왼쪽) vs 박종훈 3단
먼저 7월 13일에 치러지는 준결승 1경기는 박정환 9단 대 박종훈 3단의 대결이다. 박정환 9단은 지금은 랭킹 2위이지만, 최근 5년간 랭킹 1위를 지키다가 최근에 미세한 점수 차이로 2위로 내려간 사실상 한국 바둑의 간판스타이다. 1월에 뜻밖의 부진으로 하위권 선수들에게 몇 차례 패배를 기록했지만 그건 이미 6개월 전의 과거 성적일 뿐이다. 2월 하세배에서 커제 9단을 꺾고 이벤트 기전 우승을 하더니, 3월에는 월드바둑챔피언십, 6월에는 춘란배에서 우승하는 등 완벽했던 본연의 모습으로 이미 돌아왔다. 박정환 9단은 현재 14연승 중, 신진서 9단의18연승에 가려져 있지만 역시 굉장한 성적이다.
박종훈 3단은 사실상 바둑TV배 마스터스에만 올인 중이다. 보통 어느 기사가 돌풍을 일으킬 때는 모든 기전에서 전체적으로 성적이 좋아지는데, 박종훈 3단은 오로지 바둑TV배 마스터스에서만 성적이 좋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는데, 그 이긴 상대가 나현 9단, 변상일 9단, 신민준 9단 등 국내 랭킹 8,6,4위였기 때문에 가볍게 여길 수 없다.
두 기사는 이번이 첫 대결. 박정환 9단은 최근 중국 항저우에서 바둑 공부하고 있는 박종훈 3단에 대해 “후배지만 존경할만하다”고 칭찬했다. 반면 박종훈 3단은 아직까지 박정환 9단과는 한 번도 둬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한수 잘 배우고 싶고, 내친 김에 결승에서는 랭킹 1위 신진서 9단에게도 한수 배우고 싶다며 내심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인터뷰 당시 밝힌 바 있다.
박정환 9단은 1993년생, 박종훈 3단은 2000년생이다. 전형적인 정상 대 신예의 대결인데, 재미있는 것은 얼마 전 박정환 9단이 춘란배 우승 당시 상대였던 박영훈 9단이 박종훈 3단의 육촌 형이라는 점, 박종훈 3단이 형의 복수전을 할 수 있을까도 흥밋거리이다.
▲ 준결승 2경기 : 신진서 9단(왼쪽) vs 이지현 9단
한편 7월 14일에는 신진서 9단 대 이지현 9단의 준결승 두 번째 경기가 치러진다. 신진서 9단은 현재 국내 랭킹 1위, 그리고 18연승 중이다. 18연승도 중요하지만 이기는 내용이 거의 완벽에 가깝다. 초반, 중반, 종반 어느 한 군데 흠잡을 데 없는 내용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맥심배, GS칼텍스배 우승 등 올해 상반기 국내대회를 평정하고 있는 신진서 9단은 내친걸음으로 바둑TV배와 용성전까지 다 우승하고 하반기에는 세계무대까지 집어삼킬 기세이다.
이지현 9단은 한때 아주 촉망 받는 신예기사였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관록도 붙었다. 국내 대회는 물론이고 세계 대회 본선에도 몇 차례 올랐지만 아직까지 임팩트 있는 성적을 거둔 적이 없다. 따라서 모처럼 4강에 오른 만큼 우승을 차지해서 생애 최고의 커리어를 이룰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각오이다.
신진서 9단은 2000년생, 이지현 9단은 1992년생으로 준결승 1경기 선수들과의 나이가 상반된다. 랭킹이 더 높은 신진서 9단이 더 어리다. 상대 전적은 신진서 9단이 5승 1패로 앞서 있다. 신진서 9단은 ‘또래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는 박정환 9단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사들에게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바둑TV배 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000만원이다. 관심이 모이고 있는 이번 준결승 2경기는 모두 저녁 7시에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 준결승 대국 일정
- 7월 13일(토) : 박정환 9단 (2위) vs 박종훈 3단 (100위 밖)
- 7월 14일(일) : 신진서 9단 (1위) vs 이지현 9단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