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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밑 꿰매고 출전한 신진서, "전승 행진 이상 없다"

등록일 2019.11.29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라운드 1경기
포스코케미칼.셀트리온 나란히 4승4패로 전반기 마감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셀트리온의 두 선수. 신진서 9단과 최정 9단으로 인해 온종일 들썪였던 하루였다.

저녁 리그가 시작하기 전 셀트리온의 주장 신진서 9단의 부상 소식이 들려왔다. 오전의 용성전 시상식에 오는 도중 한국기원 근처에서 넘어져 눈밑이 살짝 찢어졌다고 한다. 급히 근처 한양대병원 성형외과에서 상처 부위를 꿰매는 치료를 받고 나왔는데 "다행히 바둑 두는 데는 큰 지장이 없는 것 같다"고 백대현 감독이 귀띔을 해줬다.

▲ 4승3패의 셀트리온과 3승4패의 포스코케미칼의 대결에서 포스코케미칼이 우여곡절 끝에 3-2로 승리했다.


저녁 8시반, 왼쪽 눈밑에 반창고 처치를 한 모습으로 대국에 임한 신진서 9단은 또 한번 불계 승부를 펼쳤다. 28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라운드 1경기에서 박건호 4단을 불계로 제압했다. 좌상 방면의 접전에서 일찌감치 주도권을 쥔 다음 156수 만에 한판승을 거뒀다. 시즌 8연승과 함께 33경기 연속 불계 승부로 기록됐다.

신진서 9단은 불계 승부 비율이 95.1%로 압도적인 데다(박정환 82.1%, 김지석 86.9%) 내용 또한 단명국이 대부분이다. 올 시즌 8번의 KB리그 대국에서도 200수를 넘긴 것은 지난 라운드의 박상진 4단과의 대국 한 판뿐이었다.

▲ 개막전에서 김지석 9단, 4라운드에서 이동훈 9단을 꺾었던 박건호 4단(오른쪽)의 기세는 어느 순간 실종된 느낌이다. 이날 신진서 9단에게 패하면서 최근 4연패에 2승6패의 부진.


신진서 9단과 더불어 또 한 명의 뉴스 매이커인 최정 9단은 2시간의 장고대국에서 양 팀 검토실을 들었다 놨다 했다. 랭킹 52위(최정은 25위)에 올 시즌 3패만을 기록 중이이었던 송태곤 9단을 맞아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의외로 고전했다. 중계석에선 "돌아온 송태곤이다" "전성기 때를 방불케 한다"는 박정상 해설자의 멘트가 연신 흘러나왔다.

종료 직전 아무리 해도 최정 9단이 반집을 지는 상황에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최정의 포커페이스에 불안감을 느낀 송태곤 9단이 악착 같이 패를 버티다 그만 사고를 친 것. 최정 9단이 불청하고 패를 해소하자 순식간에 AI 승률 그래프가 흰색 일변도에서 검은 색으로 변해버렸다. 계가를 마치니 최정 9단의 흑 3집반승.

▲ 골인 직전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송태곤 9단(왼쪽)은 이마를 크게 짚으며 뒤로 자빠질 뻔했다. "계가에 착오가 있었다"는 국후의 최정 9단. 최근 3연승에 4승3패로 전반기를 마무리하고는 다음 날(29일) 오전 오청원배 우승컵을 가져오기 위해 중국으로 떠난다.


한편 전반기 마지막인 9라운드의 서막을 장식한 경기에서는 포스코케미칼이 셀트리온을 3-2로 눌렀다. 포스코케미칼은 팀의 원투펀치인 변상일.최철한 9단이 선제 2승을 거둔 다음 최정 9단과 신진서 9단에게 거푸 승점을 내주며 2-2로 쫒겼지만 최종 5국에서 이창석 5단이 한상훈 8단을 꺾었다.

같은 4승4패로 전반기를 마쳤지만 셀트리온은 연패, 포스코케미칼은 연승으로 명암이 갈렸다. 팀 순위는 개인승수에서 앞선 셀트리온이 4위, 포스코케미칼은 6위.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29일 정관장 황진단(1승6패)과 화성시코리요(4승3패)가 9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이창호-박정환, 진시영-원성진, 박진솔-송지훈, 윤찬희-류수항, 이동훈-최재영(이상 앞이 정관장 황진단).

▲장고 A: 2시간. 장고 B: 1시간, 속기 10분




▲ 매우 오랜만에 개별대국의 승패와 결과까지 정확히 맞춘 승부예측 화면. 그만큼 우열이 드러나는 판이 많았다는 얘기가 될까.


▲ 5라운드에서 원성진 9단을 꺾은 기세를 이어 두 번째 등판에 나선 이호승 4단(오른쪽)이었지만 변상일 9단의 벽은 높고 완강했다. 올 시즌 첫 주장 완장을 찬 변상일은 7승1패의 호조.


▲ 대국 전 '시니어 리그'가 아니냐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지난 20년 동안 전장을 누빈 두 기사. 최철한 9단(오른쪽)이 33번째 대결을 승리하며 상대전적에서 16승17패로 간격을 좁혔다.


▲ 시종 미세했던 승부에서 AI도 보지 못했던 하변 치중 한방으로 단번에 승리를 거머쥔 이창석 5단(왼쪽). "이창석 선수가 살아나면 포스코케미칼은 무서운 팀이 된다"는 얘기가 중계석에서 나왔다. 대조적으로 최근 3연패에 2승6패로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상훈 8단.


▲ 1지명 변상일 9단이 7승1패, 2지명 최철한 9단이 6승2패로 든든하게 팀을 받쳐주는 가운데 저력이 살아나고 있는 포스코케미칼.


▲ 2경기 연속 신진서 9단과 최정 9단의 2승에서 끝난 셀트리온. 결정적일 때 허리 부재가 아쉽다.


▲ "초반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친 게 많았다. 4승4패로 마쳐서 다행이고 팀의 경기력이나 선수들 간 신뢰가 높아지고 있어 후반기엔 잘 할 걸로 믿는다." (이상훈 감독)

"전반기 성적이 좋았지만 아직 8경기나 남아 있기 때문에 좋아하긴 이르다고 본다." (변상일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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