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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번째 '조ㆍ서' 대결, 서봉수가 웃었다

등록일 2016.05.10

372번째 승부. 가로 42센티미터, 세로 45센티미터의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이처럼 많은 대결을 벌인 적수는 이들 말고는 없다.

조훈현과 서봉수, 숙적으로 표현되는 바둑계의 동갑내기 두 거봉이 또 한 번의 진지한 승부를 펼쳤다. 1973년 1월 첫 대결을 가진 이래 44년째, 372번째 반상 만남이다. 한 판 한 판이 더해질 때마다 새 기록이 되는 이들이다.

맞대결 전적에서 조훈현이 252승을, 서봉수가 119승을 거둬 그 차이가 적지 않지만 젊은 시절엔 젊은 시절대로, 시니어 문턱을 넘어선 그 세계대로 라이벌로 꼽는 데 단 1초라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서 필생의 라이벌이다.

조ㆍ서 대결이 들어 있는 승부, 이기는 팀이 전반기 1위로 정규시즌의 반환점을 도는 4승1패팀 간 승부에서 상주 곶감이 승리했다. 예상대로 열쇠는 조ㆍ서 대결이 쥐고 있었다. 이 대결에서 서봉수가 이긴 상주 곶감이 영암 월출산을 2-1로 꺾었다. 상주는 서봉수 뒤로 김기헌이 승리했고, 영암은 김종수의 승리에 그쳤다.


▲ 나란히 4승1패를 기록 중인 두 팀은 전반기 1위 자리를 놓고 대결을 벌였다.

1장전은 조훈현이 서봉수에게 통산전적에서도 크게 앞서고(세 판 두면 두 판을 이긴 꼴) 2010년부터는 8연승 중이었다. 서로를 뼛속까지 아는 두 기사. 다른 판은 다 져도 오늘만큼은 이긴다는 듯이 결연한 의지를 보인 서봉수의 컨디션이 좋았다.

좌상 전투에서 조훈현이 무리했고 흑을 쥔 서봉수가 순식간에 주도권을 잡았다. 프로기사들 사이에서 흔히 쓰는 은어로 중원에 '연탄밭이 깔렸다'. 반면 조훈현은 컨디션이 나쁜지 착각을 거듭하더니 마지막엔 꼼짝없이 걸려들었다. 1시간 8분, 137수의 단명국. 항상 그래 왔듯이 패배를 인정하자마자 서둘러 돌을 담고 자리를 떴다.


▲ <2장전> 2001년과 2010년에 한 판씩 두어 1승씩을 주고 받은 두 기사. 김종수(오른쪽)의 승리는 팀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잠시 후에 끝난 2장전에선 영암 월출산의 김종수가 우변의 거대한 흑집으로 1장전과 똑같이 137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지만 상주 곶감 진영은 어둡지 않았다. 3장전의 김기헌이 진작부터 유리한 형세를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순은 271수까지 갔지만 이 판도 1시간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372번째 대결을 벌인 조훈현-서봉수와는 달리 2장전은 27년간 세 판째, 3장전은 24년간 여섯 판째를 두어 대조를 이뤘다. 전반기 최대의 승부를 제압한 상주 곶감은 선두에 나서며 후반기를 한결 가볍게 맞을 수 있게 됐다.


▲ <3장전> 다섯 차례의 대결에서 오규철, 김기헌, 오규철, 김기헌, 오규철로 이어온 승자의 다음 차례는 김기헌(오른쪽)이었기 때문일까.

백전노장들의 승부혼을 깨우는 무대는 11일 전주 한옥마을과 부천 판타지아가 7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전반기를 마감하는 승부이다. 대진은 최규병-김일환, 강훈-안관욱, 나종훈-김동면(이상 앞쪽이 전주 한옥마을). 대국은 바둑TV와 주요 바둑사이트가 생중계한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6 시니어바둑리그의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의 승자는 50만원, 패자는 30만원을 받는다.






▲ 좋은 컨디션으로 상대전적 8연패를 끊으며 팀 승리를 이끈 서봉수 9단.


▲ 주장전 4연승 후에 첫 패점을 당한 조훈현 9단.


▲ 김종수 8단은 3승3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 3연승에서 한 템포를 쉰 백성호 9단은 4승2패를 기록 중이다.


▲ 개막 3연승으로 '시니어 스타'를 예고했던 김기헌 7단은 4승2패로 활약.


▲ 두 팀은 상위권답게 개인성적도 좋다. 오규철 9단 역시 4승2패.


▲ 검토실엔 국회 입성으로 팬들에게 '전신'의 바둑을 보여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조훈현 9단의 모습이 보인다.


▲ 상주 곶감은 이번에도 2-1로 이겼다. 팀의 5승 모두를 2-1 스코어로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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