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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5승, 영암 월출산 5승 안착

등록일 2016.05.17

"도통 형세판단이 되어야 말이지."
"나를 하수 다루듯 하잖아."
"밤새 치통을 앓았단 말야."

제일 젊다고(?) 해도 '반백'을 넘긴 시니어 기사들은 대국을 마치고 검토실로 돌아오면 입버릇처럼 변명 같은 푸념을 늘어놓곤 한다. "그날 형세판단이 되는 쪽이 이긴다"는 말도 종종 나온다.


▲ 8라운드 2경기는 2위 영암 월출산과 6위 전주 한옥마을의 대결로 치러졌다. 영암 월출산의 주장 조훈현은 5분가량 지각했으나 맨 먼저 판을 끝냈다.

시니어 바둑은 엎치락뒤치락 요동치는 형세를 보는 재미가 있다. 흘러가는 시간이 집중력까지 데려가고, 매정한 초읽기와 함께 '그분(덜컥수)'이 불쑥 찾아온다. 잠깐 한눈을 팔기라도 하면 어느새 상전벽해가 되어 있기도 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시니어 바둑은 '명국'으로 포장되지 않더라도 흥미만점이다.

백전노장들의 무대인 2016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는 17일 8라운드 2경기로 이어졌다. 오전 10시부터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인 대진은 영암 월출산 대 전주 한옥마을. 4승2패와 2승4패의 대결에서 2위 영암 월출산이 2위와 6위 전주 한옥마을을 3-0으로 눌렀다.


▲ 1988년에 한 번 패한 후 11연승 중이던 오규철 9단(오른쪽)이 거듭된 전투 속에서 재미있는 수법을 여러 차례 보여주었다.

전반기 때 팀 승리를 합작했던 1장 조훈현과 3장 오규철의 승리에 2장 김종수까지 가세했다. 조훈현은 최규병을 대신해서 출전한 고재희를 꺾었고, 오규철은 전반기 때와 같이 나종훈을 꺾었다. 이어 김종수가 강훈에게 설욕했다. 전주 한옥마을 1장 최규병은 KB리그(감독) 개막식 참석 관계로 오더에서 제외됐다.

5승2패로 올라선 영암 월출산은 팀 순위엔 변동이 없지만 선두 상주 곶감을 반 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다음 주 홈에서 치르는 영암투어에서 선두 탈환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전주 한옥마을은 하위권 탈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전반기 대국이 13년 만의 만남이었던 두 기사. 전반기에 패했던 김종수 8단(왼쪽)이 강훈 9단에게 설욕하며 완봉승을 완성했다.

백전노장들의 승부혼을 깨우는 무대는 18일 인천 예림도어와 상주 곶감이 8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서능욱-서봉수, 장수영-백성호, 박승문-김기헌(이상 앞쪽이 인천 예림도어). 대국은 바둑TV와 주요 바둑사이트가 생중계한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6 시니어바둑리그의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의 승자는 50만원, 패자는 30만원을 받는다.







▲ 5승1패의 조훈현 9단. '전신'의 바둑을 볼 날도 얼마 안 남았다.


▲ 77세 시니어리거 고재희 8단. 최규병 9단을 대신해 첫 대국을 벌였다.


▲ 상대전적 열세를 딛고 전반기 패배를 갚은 김종수 8단.


▲ 강훈 9단은 역전패가 잦으면서 4연패에 빠졌다.


▲ '나종훈의 천적' 오규철 9단.


▲ 3연패 후 3연승에서 다시 패점으로 돌아선 나종훈 7단.


▲ 바둑판 대신 모니터로 대국을 관전하고 있는 검토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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