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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의 영웅은 강·승·민"

등록일 2020.01.18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6라운드 2경기
'고춧가루 폭탄' 피한 Kixx, 2위 지키며 1위도 갸웃
이동훈-강승민전 역대 두 번째 최장 기록(384수)


"그동안 숨은 수훈 선수였다면 오늘 밤은 영웅이네요."

중계석 이소용 캐스터의 한마디가 모든 상황을 정리해주듯 명료했다. Kixx의 4지명 강승민 6단이 뜨겁게 타올랐던 '불금 승부'의 영웅이 됐다.

Kixx는 17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6라운드 2경기에서 강승민의 결승점 활약으로 정관장 황진단을 3-2로 꺾었다. 전반기 3-2 승리에 이은 연승. 9승6패로 2위를 지킨 Kixx는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1위를 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 지난 경기에서 홈앤쇼핑을 5-0으로 완파했던 Kixx가 최하위 정관장 황진단을 상대로 연승을 이어갔다.


끝까지 가슴을 졸인 끝에 거둔 신승이었다. 사실상 탈락이 확정된 최하위 정관장 황진단을 맞아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 일진일퇴의 격렬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최종국이 마무리된 시각은 밤 11시 10분.

백홍석 9단의 선취점으로 출발한 Kixx는 직후 진시영 7단에게 한 판을 내줬지만, 1시간 장고대국에서 주장 김지석 9단이 '전설' 이창호 9단을 꺾으며 2-1로 앞서 나갔다. 이창호 9단에게 한 때 AI의 승률 그래프상 2대 8까지 뒤졌던 것을 2집반차로 뒤집은 김지석 9단은 지난해 농심배 예선에서의 패배를 1년 5개월 만에 설욕했다. 김지석 9단의 1월 랭킹은 6위, 이창호 9단은 41위.

▲ 2006년 처음 만난 이래 15년째 승부를 이어오고 있는 두 기사. 김지석 9단(오른쪽)이 4시간의 공방전 끝에 역전에 성공하며 상대전적 6승6패의 균형을 맞췄다. 후반 들어 형세가 조금씩 기울 때마다 이창호 9단이 이례적으로 커다랗게 몸을 젖히며 아쉬워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화면을 탔다.


이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후반전에는 다승 랭킹 3위면서 결혼 이후 8승1패로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윤준상 9단이 대기하고 있었다. 상대는 최근 3연패에 올 시즌 4승9패로 부진의 밑바닥을 헤매고 있는 박진솔 9단. 상대전적에서도 윤준상 9단의 3승1패 우위였다.

한데 믿었던 이 바둑이 100수도 되지 않아 필패의 상황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간신히 좌하의 백대마를 살려냈지만 이 과정에서 입은 손실이 너무 커서 회복이 불가능했다. 밤 10시 10분 도저히 견디다 못한 윤준상 9단이 돌을 거두면서 스코어는 2-2. 동시에 진행 중인 4국에서 강승민 6단이 천적과도 같은 이동훈 9단을 상대로 잘 싸우고 있었지만 언제 뒤집어질지 몰라 Kixx는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 KB리그 해설진이 전원일치로 예상한 4국과 5국의 결과가 정반대로 뒤집혀지며 승부가 크게 요동쳤다.


강승민이 해냈다. 상대전적 1승5패의 열세를 딛고 3집반의 넉넉한 차이로 이동훈의 추격을 따돌렸다. 속기로 2시간 40분, 공배를 제하고도 장장 384수의 사투 끝에 거둔 천금의 결승점이었다. 예전 기록을 조사해 보았다. 2016년 바둑리그 8라운드에서 이세돌-김정현이 389수를 둔 일이 있었다. 그 다음이 2017년 바둑리그 15라운드에서 박정환-신진서가 둔 379수. 역대 두 번째 기록으로 새겨졌다.

자칫 고춧가루 폭탄을 맞을 위기를 넘기며 2위를 지킨 Kixx는 선두 한국물가정보에 1.5게임차로 따라붙었다. 다음 라운드는 휴번이며 마지막 18라운드에서 한국물가정보와의 한 판 승부가 예정돼 있다. 자력으론 힘들지만 도중 한국물가정보가 패하고 마지막에 Kixx가 이긴다면 1위가 바뀔 수도 있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18일 나란히 6승7패를 기록 중인 수려한합천과 사이버오로가 16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박상진-최광호(퓨), 이지현-문유빈, 박종훈-홍성지,박승화-설현준, 박영훈-나현. 전반기엔 수려한합천이 4-1로 승리한 바 있으며 리턴매치는 없다.

▲ 장고 A: 2시간, 장고 B: 1시간, 속기 10분.




▲ 랭킹과 지명, 상대전적(3승1패) 등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는 백홍석 9단(왼쪽)이 완승의 내용으로 윤찬희 8단을 물리치며 2시간 장고판에서 6전 전승을 달렸다.


▲ 지난 경기에서 이영구 9단을 꺾으며 연속 등판의 기회를 얻은 박현수 3단(왼쪽)이지만 이 판은 지우고 싶은 한 판이 됐다. 초반에 축 장문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우찌끈 나와 끊은 진시영 7단의 강타에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입으며 불계패.


▲ 같은 2지명이지만 올 시즌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왔던 두 기사. 모처럼 좋은 내용으로 3연패를 끊은 박진솔 9단(오른쪽)은 4승10패. 윤준상 9단은 11승4패의 시즌 전적.


▲ 올 시즌 참가 9개팀 중에서 유일하게 1-4 패배가 없는 Kixx. 완봉승 한 번, '2패 후 3연승'을 두 번이나 한 전력이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것을 말해준다.


▲ 이제는 탈꼴찌가 목표일 수밖에 없는 정관장 황진단. 사이버오로, 화성시코리요와 남은 경기를 치른다.


▲ 올 시즌 상대 1지명과 여덟 번 대결해 4승4패를 기록한 강승민 6단(26. Kixx 4지명). '1지명 킬러'라는 별명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수읽기가 뛰어 나고 승부에 대한 집념이 대단해 상위 랭커들이 힘들어 한다"는 것이 이희성 해설자의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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