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의 영웅은 강·승·민"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6라운드 2경기
'고춧가루 폭탄' 피한 Kixx, 2위 지키며 1위도 갸웃
이동훈-강승민전 역대 두 번째 최장 기록(384수)
"그동안 숨은 수훈 선수였다면 오늘 밤은 영웅이네요."
중계석 이소용 캐스터의 한마디가 모든 상황을 정리해주듯 명료했다. Kixx의 4지명 강승민 6단이 뜨겁게 타올랐던 '불금 승부'의 영웅이 됐다.
Kixx는 17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6라운드 2경기에서 강승민의 결승점 활약으로 정관장 황진단을 3-2로 꺾었다. 전반기 3-2 승리에 이은 연승. 9승6패로 2위를 지킨 Kixx는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1위를 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끝까지 가슴을 졸인 끝에 거둔 신승이었다. 사실상 탈락이 확정된 최하위 정관장 황진단을 맞아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 일진일퇴의 격렬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최종국이 마무리된 시각은 밤 11시 10분.
백홍석 9단의 선취점으로 출발한 Kixx는 직후 진시영 7단에게 한 판을 내줬지만, 1시간 장고대국에서 주장 김지석 9단이 '전설' 이창호 9단을 꺾으며 2-1로 앞서 나갔다. 이창호 9단에게 한 때 AI의 승률 그래프상 2대 8까지 뒤졌던 것을 2집반차로 뒤집은 김지석 9단은 지난해 농심배 예선에서의 패배를 1년 5개월 만에 설욕했다. 김지석 9단의 1월 랭킹은 6위, 이창호 9단은 41위.
이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후반전에는 다승 랭킹 3위면서 결혼 이후 8승1패로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윤준상 9단이 대기하고 있었다. 상대는 최근 3연패에 올 시즌 4승9패로 부진의 밑바닥을 헤매고 있는 박진솔 9단. 상대전적에서도 윤준상 9단의 3승1패 우위였다.
한데 믿었던 이 바둑이 100수도 되지 않아 필패의 상황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간신히 좌하의 백대마를 살려냈지만 이 과정에서 입은 손실이 너무 커서 회복이 불가능했다. 밤 10시 10분 도저히 견디다 못한 윤준상 9단이 돌을 거두면서 스코어는 2-2. 동시에 진행 중인 4국에서 강승민 6단이 천적과도 같은 이동훈 9단을 상대로 잘 싸우고 있었지만 언제 뒤집어질지 몰라 Kixx는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강승민이 해냈다. 상대전적 1승5패의 열세를 딛고 3집반의 넉넉한 차이로 이동훈의 추격을 따돌렸다. 속기로 2시간 40분, 공배를 제하고도 장장 384수의 사투 끝에 거둔 천금의 결승점이었다. 예전 기록을 조사해 보았다. 2016년 바둑리그 8라운드에서 이세돌-김정현이 389수를 둔 일이 있었다. 그 다음이 2017년 바둑리그 15라운드에서 박정환-신진서가 둔 379수. 역대 두 번째 기록으로 새겨졌다.
자칫 고춧가루 폭탄을 맞을 위기를 넘기며 2위를 지킨 Kixx는 선두 한국물가정보에 1.5게임차로 따라붙었다. 다음 라운드는 휴번이며 마지막 18라운드에서 한국물가정보와의 한 판 승부가 예정돼 있다. 자력으론 힘들지만 도중 한국물가정보가 패하고 마지막에 Kixx가 이긴다면 1위가 바뀔 수도 있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18일 나란히 6승7패를 기록 중인 수려한합천과 사이버오로가 16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박상진-최광호(퓨), 이지현-문유빈, 박종훈-홍성지,박승화-설현준, 박영훈-나현. 전반기엔 수려한합천이 4-1로 승리한 바 있으며 리턴매치는 없다.
'고춧가루 폭탄' 피한 Kixx, 2위 지키며 1위도 갸웃
이동훈-강승민전 역대 두 번째 최장 기록(384수)
"그동안 숨은 수훈 선수였다면 오늘 밤은 영웅이네요."
중계석 이소용 캐스터의 한마디가 모든 상황을 정리해주듯 명료했다. Kixx의 4지명 강승민 6단이 뜨겁게 타올랐던 '불금 승부'의 영웅이 됐다.
Kixx는 17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6라운드 2경기에서 강승민의 결승점 활약으로 정관장 황진단을 3-2로 꺾었다. 전반기 3-2 승리에 이은 연승. 9승6패로 2위를 지킨 Kixx는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1위를 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끝까지 가슴을 졸인 끝에 거둔 신승이었다. 사실상 탈락이 확정된 최하위 정관장 황진단을 맞아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 일진일퇴의 격렬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최종국이 마무리된 시각은 밤 11시 10분.
백홍석 9단의 선취점으로 출발한 Kixx는 직후 진시영 7단에게 한 판을 내줬지만, 1시간 장고대국에서 주장 김지석 9단이 '전설' 이창호 9단을 꺾으며 2-1로 앞서 나갔다. 이창호 9단에게 한 때 AI의 승률 그래프상 2대 8까지 뒤졌던 것을 2집반차로 뒤집은 김지석 9단은 지난해 농심배 예선에서의 패배를 1년 5개월 만에 설욕했다. 김지석 9단의 1월 랭킹은 6위, 이창호 9단은 41위.
이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후반전에는 다승 랭킹 3위면서 결혼 이후 8승1패로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윤준상 9단이 대기하고 있었다. 상대는 최근 3연패에 올 시즌 4승9패로 부진의 밑바닥을 헤매고 있는 박진솔 9단. 상대전적에서도 윤준상 9단의 3승1패 우위였다.
한데 믿었던 이 바둑이 100수도 되지 않아 필패의 상황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간신히 좌하의 백대마를 살려냈지만 이 과정에서 입은 손실이 너무 커서 회복이 불가능했다. 밤 10시 10분 도저히 견디다 못한 윤준상 9단이 돌을 거두면서 스코어는 2-2. 동시에 진행 중인 4국에서 강승민 6단이 천적과도 같은 이동훈 9단을 상대로 잘 싸우고 있었지만 언제 뒤집어질지 몰라 Kixx는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강승민이 해냈다. 상대전적 1승5패의 열세를 딛고 3집반의 넉넉한 차이로 이동훈의 추격을 따돌렸다. 속기로 2시간 40분, 공배를 제하고도 장장 384수의 사투 끝에 거둔 천금의 결승점이었다. 예전 기록을 조사해 보았다. 2016년 바둑리그 8라운드에서 이세돌-김정현이 389수를 둔 일이 있었다. 그 다음이 2017년 바둑리그 15라운드에서 박정환-신진서가 둔 379수. 역대 두 번째 기록으로 새겨졌다.
자칫 고춧가루 폭탄을 맞을 위기를 넘기며 2위를 지킨 Kixx는 선두 한국물가정보에 1.5게임차로 따라붙었다. 다음 라운드는 휴번이며 마지막 18라운드에서 한국물가정보와의 한 판 승부가 예정돼 있다. 자력으론 힘들지만 도중 한국물가정보가 패하고 마지막에 Kixx가 이긴다면 1위가 바뀔 수도 있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18일 나란히 6승7패를 기록 중인 수려한합천과 사이버오로가 16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박상진-최광호(퓨), 이지현-문유빈, 박종훈-홍성지,박승화-설현준, 박영훈-나현. 전반기엔 수려한합천이 4-1로 승리한 바 있으며 리턴매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