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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포스코켐텍의 수호신, 조혜연

등록일 2018.03.25

포항 포스코켐텍에서만 4년째 2주전으로 뛰고 있는 조혜연 9단은 가히 포항 포스코켐텍의 수호신이라고 할 만하다. 주로 3국에 출전해서 1:1 상황의 팀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6라운드 3경기는 포항 포스켐텍과 인제 하늘내린이 동지명 맞대결을 펼쳤는데 3국에 출전한 조혜연 9단이 또 다시 결승타를 날려서 팀 성적 4승 1패로 단독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인제 하늘내린은 초반 2승 후 4연패를 당하며 8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가장 먼저 끝난 대국은 항상 그렇듯이 속기판 2국. 포항 포스코켐텍의 박태희 2단과 인제 하늘내린의 박지은 9단이 주장 맞대결을 펼쳤다. 포석은 흑의 박태희 2단이 좋게 출발했지만 좌변 처리가 좋지 않아서 역전을 허용, 이후 백이 계속 앞서 나갔다. 그런데 끝내기에서 자그마한 잔실수가 계속 등장하더니 골인을 눈 앞에 두고 재역전, 흑이 반집을 남겼다.

▲ 대국장 모니터에 비친 종국 장면. 흑집은 59집, 백집은 52집으로 반면 7집, 흑의 반집승이다.


▲ 충격적인 역전 반집 패배를 당한 박지은 9단은 반상만 바라볼 뿐 한 마디도 말을 하지 못했다. 이긴 박태희 2단도 선배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당연히 말을 꺼낼 수 없다. 복기 없이 그대로 바둑을 정리하고 자리를 떴다. 245수 끝, 흑 반집승.



장고판 1국은 정반대의 흐름. 3주전 맞대결에서 포항 포스코켐텍의 강다정 초단이 좌변과 우중앙에서 동시에 벌어진 전투에서 성공하며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 더 유리해질 수도 있는 장면에서 모험을 피하고 안전하게 처리한 강다정 초단의 판단은 적어도 이때까지는 정확했다. 문제는 끝내기에서 거듭 양보를 한 까닭에 미세해졌고, 종국을 눈앞에 두고 또 다시 손해를 보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1승이 간절한 인제 하늘내린의 이유진 초단이 불리한 바둑이지만 인내심을 갖고 조금씩 따라 붙은 결과 마침내 반집 차이로 역전하고 첫승의 기쁨을 누렸다.

▲ 첫번째 승리를 거둔 이유진 초단의 승리 세레모니. 흑집은 57집, 백집은 50집으로 흑의 반집 승리이다.


▲ 허망한 역전패를 당한 강다정 초단이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복기를 하고 있다. 250수 끝, 흑 반집승.



똑같이 필승의 바둑을 반집 차이로 역전승하며 1:1이 된 상황에서의 속기판 3국. 그러나 결과가 그럴 뿐, 실제 현장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대국이 끝나는 시차가 다르기 때문에 장고판 1국에서 강다정 초단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던 상황에서 속기판 3국이 시작됐는데, 이 바둑도 포항 포스코켐텍의 조혜연 9단이 인제 하늘내린의 김미리 3단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일찌감치 필승의 바둑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유진 초단이 기적같은 역전 반집승을 거뒀을 때는 사실상 속기판 3국도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포항 포스코켐텍으로서는 3:0 승리가 2:1로 바뀌었다는 아쉬움 정도만 있을 뿐 큰 충격은 없었다. 반면 인제 하늘내린은 혹시 3국에서도 기적의 역전승은 없을까 하고 살짝 기대를 가져봤지만, 그러기에는 차이가 너무 컸다.


▲ 바둑의 승부가 비교적 빠르게 결정됐기 때문에 복기도 주로 초반부에 집중됐다. 184수 끝, 백 불계승.



결국 포항 포스코켐텍이 2:1로 승리를 거두고 4승에 도달하며 단독 2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작년에도 6라운드까지 여수 거북선과 포항 포스코켐텍이 1,2위의 자리를 지켰는데 올해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 2위 두 팀의 맞대결은 다음 주에 28일(수) 통합 7라운드를 치른 뒤 30일(금) 8라운드에서 여수투어로 펼쳐질 예정이다.

계속해서 6라운드 마지막 4경기는 25일 서울 바둑의품격 대 부안 곰소소금의 대결로 진행된다. 대진은 박지연 : 후지사와 리나, 헤이자자 : 허서현, 강지수 : 오유진으로 진행된다. 3패 후 2연승으로 분위기가 살아난 서울 바둑의품격과 현재 4연패로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한 부안 곰소소금은 모두 용병을 불렀다. 용병 간의 맞대결이 펼쳐지지는 않지만, 이 두 용병의 활약이 팀의 승패와 직결될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어느 팀의 용병이 이길 것이냐, 특히 상대팀 주장 박지연 5단과 싸우는 후지사와 리나 3단의 임무가 더 중요해 보인다.



▲ 팀 순위표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는 9개팀이 정규시즌에서 더블리그로 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팀을 결정한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시즌 경기는 3판 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의 장고대국, 2,3국은 제한시간 10분의 속기대국으로, 초읽기는 모두 40초 5회이다. KB바둑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기간이 짧기 때문에 총 5회의 통합라운드를 통해 5월 20일까지 정규시즌을 벌인 이후 포스트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모든 경기는 목,금,토,일 저녁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바둑TV는 케이블TV 및 통신사의 IP TV뿐만 아니라 네이버TV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

팀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위 500만원이고, 팀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포항 포스코켐텍의 주말 경기에는 김태현 아마6단(뒤돌아 선 이)이 푸짐한 간식을 사들고 응원을 온다. 그리고 종국 후에는 또 다시 승리 회식을 즐기러 간다. 이영신 감독이 김태현 아마6단을 포항 포스코켐텍의 다섯번째 선수라고 부를 정도이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영신 감독, 서울 바둑의품격의 강지수 초단, 박태희 2단, 역시 포항 포스코켐텍의 단골 응원멤버 장윤정 아마6단, 그리고 김태현 아마6단.


▲ 박지은 9단이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탓에 인제 하늘내린의 분위기는 별로 좋지 않다. 게다가 장고판도 이때까지만 해도 형세가 비관적이어서 더욱 그렇다. 앞줄 왼쪽부터 인제 하늘내린의 총무, 조한승 코치, 박지은 9단, 최명훈 감독.


▲ 이유진 초단은 첫 승리가 대역전 반집 승리였기 때문에 대국장에서는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로 표현할 수 없었다. 복기가 끝나고 인제 하늘내린 팀의 검토실에 들어와서야 웃음 띤 얼굴을 보였다. 앞으로가 중요한 인제 하늘내린 팀으로서는 그 동안 부진했던 이유진 초단이 살아나면 큰 힘이 될 것이다.


▲ 포항 포스코켐텍의 강다정 초단은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며 1승 2패가 됐다. 용병 왕천싱 선수가 출전하면 자리를 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출전 기회가 적은 편이다.


▲ 김미리 3단은 (4승) 2패째. 팀 내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지만, 오늘의 패배는 뼈아팠다. 최명훈 감독은 "포석만 보강하면 훨씬 더 세질 텐데"라며 초반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 대국 이외에도 바둑 보급, 사업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탓에 시간이 부족한 조혜연 9단이지만 여자바둑리그에서의 성적은 누구 못지 않게 굉장히 좋다.


▲ 방송 인터뷰가 없었던 관계로 팀 승리 사진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포즈를 취해줬다. 앞줄 왼쪽부터 이영신 감독, 주장 박태희 2단, 조혜연 9단.
강다정 초단은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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