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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EDGC, 부안 곰소소금 3연패 늪에 빠뜨리고 4위 지켜

등록일 2020.06.07

6월의 7일(일요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홍익동 소재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김효정 감독이 이끄는 부안 곰소소금과 조연우 감독의 인천 EDGC의 3라운드 4경기가 펼쳐졌다.

전기 챔피언 부안 곰소소금은 리그 초반에 불운이 겹쳐 1, 2라운드에서 연패,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분위기 반전의 1승이 절실한 처지이고 지난해 신생팀으로 참여해 5위로 마감한 뒤 선수 전원을 교체하는 일대변신을 꾀한 인천 EDGC는 1라운드에서 패했으나 2라운드에서 바로 만회, 전열을 가다듬으며 중위권을 유지한 상태.

박승현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과 함께 시작된 이 경기의 오더를 보면, 장고대국으로 펼쳐지는 제1국은 허서현(부안 곰소소금 2지명, 2승)과 조승아(인천 EDGC 1지명. 1승 1패)의 대결. 상대전적 5승 무패로 천적관계를 이룬 조승아의 우세가 예상되나 종반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고 끈끈하게 따라붙는 근성을 키우며 연승 중인 허서현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제2국은 오유진(부안 곰소소금 1지명, 2패)과 박태희(인천 EDGC 2지명, 1승 1패)의 격돌. 그러고 보니 두 팀의 1, 2지명의 교차대결이다. 리그 초반부터 최강의 상대(김채영, 최정 모두 오유진과 함께 지난해 공동 다승왕)를 만나 아쉽게 연패를 당하긴 했어도 상대전적 2승 무패로 앞선 오유진의 우세를 예상하는 관계자가 많다. 물론, 휴식기에서 돌아온 뒤 2라운드부터 실전감각을 되찾기 시작한 박태희의 강펀치를 가볍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제3국은 김상인(부안 곰소소금 4지명)과 김은선(인천 EDGC 4지명)의 대결. 3경기의 정유진과 같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제기된 바둑도장 원생과 함께 공부 중인 김상인의 출전여부도 불투명했으나 검진 결과 음성으로 판명돼 이번 제3국은 이상 없이 진행됐다. 상대전적은 김상인이 1승으로 앞서 있다. 4지명끼리의 싸움이지만 이 대국은 상당히 중요하다. 1, 2지명의 크로스매치가 된 제1, 2국이 관계자들의 예상처럼 1승 1패로 끝날 경우 제3국이 승부의 결정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바둑TV 해설진(진행-김여원, 해설-홍성지)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부안 곰소소금의 1지명 오유진(백)과 인천 EDGC의 2지명 박태희가 맞붙은 제2국.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제1~3국이 모두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됐다는 것. 특이하게도 세 판 모두 초반에는 국면을 잘게 쪼개는 아기자기한 국지전처럼 진행되는듯하다가 중반 이후부터 변화를 거듭하며 거대한 세력대결로 이어져 전국을 양분하는 대회전의 양상으로 끝났다.

제2국에서는 백이 상변의 대세력을 집으로 굳히고 흑은 좌변과 우변의 세력으로 대항했는데 우변 흑 세력권의 백 일단이 쉽게 살 수 없는 형태로 어렵게 움직일 때 갑자기 박태희가 상변으로 손을 돌리면서 형세가 요동쳤다. 백의 세력 안에 갇혀 있던 흑 일단을 움직여 살려내긴 했지만 상변 백의 집이 많이 깎이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위태롭던 우변 백 일단이 우하귀 흑을 잡으면서 사는 최선의 전과를 올리면서 백이 승세를 굳혔다. 이후는 세계가 인정하는 오유진의 명품 끝내기. 박태희도 마지막까지 최강으로 버텼으나 오유진이 중앙 흑의 세력 안에 잡혀있던 백을 살려내는 급소를 찌르자 더 견디지 못하고 돌을 거두었다. 오유진, 불운을 떨치고 첫 승.

에이스 오유진이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으나 부안 곰소소금의 불운은 멈추지 않았다. 제1국에서 인천 EDGC의 에이스 조승아와 격돌한 허서현이 아쉽게 분패했다. 쌍방 워낙 큰 집으로 전국을 양분하는 대회전을 벌여 해설자도 계가에 어려움을 겪을 만큼 어려운 형세였는데 초반부터 조금씩 앞서가던 조승아가 종반의 작은 착각으로 당황하긴 했으나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끝내기까지 잘 마무리해 대 허서현전 6연승을 기록하면서 천적관계를 이어갔다. 팀의 승부는 1승 1패가 됐고 관계자들의 예상대로 제3국이 결정판이 됐다.

제3국 역시 세력전. 좌변부터 중앙까지 이르는 김은선(백)의 대세력에 김상인은 하변과 우변의 흑 세력으로 대항했는데 우변에서 게릴라전을 펴던 백 일단이 흑의 파상공격을 무력화하면서 최대한 터를 잡고 살아 집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흑이 상변 백의 사활을 추궁하다가 손해를 더하지 않았어도 백의 승리는 부동이었다. 인천 EDGC의 4지명 김은선이 첫 출전에 팀의 승리를 결정하는 기쁨을 맛봤다. 승리한 인천 EDGC는 4위를 유지했고 패한 부산 곰소소금은 포항 포스코케미칼과 최하위를 다투는 처지가 됐다.

2020 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 총 56경기, 168국으로 3판 다승제(장고 1국, 속기 2국)로 겨루며 두 차례의 통합라운드를 실시한다. 9월에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정규리그 상위 4개팀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으로 열리는 스텝래더 방식으로 여섯 번째 우승팀을 가려내는데 단판으로 열렸던 준플레이오프는 2경기로 늘렸다. 3위 팀은 1경기 승리 또는 무승부일 때, 4위 팀은 2경기 모두 승리해야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전년과 동일한 3경기로 열린다. 바둑TV를 통해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에 중계됐던 여자바둑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목~일요일 오후 6시 30분으로 옮겨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상금은 각 순위별 500만원 인상해 우승팀에게는 5500만원이,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 주어진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책정되는 대국료는 전년과 동일한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이다.

▲ 자,자 모여, 모여. 얼른 파이팅 한 번 하고~. 언제나 팀워크가 좋은 인천 EDGC.


▲ 앗, 깜짝이야. 셔터를 누르는데 돌아선 오유진 선수는 그렇다 치고 쳐다보고 있던 김효정 감독과 안형준 사범은 왜 얼음, 땡..?


▲ 부안 곰소소금 허서현의 선착. 3연승 가즈아~~.


▲ 인천 EDGC 조승아는 허서현만 만나면 펄펄 나는 5연승 천적관계. 오늘도 언니가 이길게~~.


▲ 인천 EDGC의 핵주먹 박태희. 이제 막 손이 풀렸어요. 오랜만인데 살살 좀~~.


▲ 최강의 상대들만 만나 아쉽게 연패한 부안 곰소소금의 오유진. 이제, 보여줄게. 달라진 내모습을~~. 에일리도 응원하는데~~.


▲ 지난해 여수 거북선의 주전으로 전격 발탁됐으나 부진했던 신예 김상인이 부안 곰소소금에서 새출발한다.


▲인천 EDGC의 4지명이지만 언제든 엄마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김은선. 난 이겨야 돼. 애가 둘이야.


▲ 오유진, 드디어 불운 탈출의 첫 승. 봤지? 달라진 내 모습을! 이제 시작이야. 2019 여자바둑리그 MVP의 진가를 보여주겠어.


▲ 아쉬운 박태희. 하, 내가 거기서 왜 그랬지. 왜 유리한 곳에서 싸우지 않고 불리한 곳으로 달려갔을까.


▲ 미안해, 언니가 또 이겼네. 서귀포 칠십리 2지명에서 인천 EDGC 1지명으로 승진(?)한 조승아. 제 몫은 해야 되지 않겠어요?


▲ 아, 진짜 이 언니 너무하네. 다섯 번 이겼으면 됐지, 또. 근데 어디서 잘못된 거지? 아쉬운 허서현.


▲ 상대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안 하고요(친한데 이겨서 미안하지 않냐, 그런 거 묻지 마시라고요). 인천 EDGC 조승아, 김은선 승리인터뷰.


▲ 3라운드 4경기까지 끝난 현재 각 팀의 성적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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