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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생, 랭킹 120위의 값진 첫승 신고식

등록일 2018.08.31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0라운드 1경기
SK엔크린, 정관장 황진단에 4-1 승


지난 라운드에서 선두 포스코켐텍을 대파하고 연승 기세를 탔던 정관장 황진단의 행보에 급제동이 걸렸다. 브레이크를 건 팀은 후반기 들어 매 경기 살얼음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6위 SK엔크린.

30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0라운드 1경기에서 SK엔크린은 3지명 홍성지의 선취점-퓨처스 박상진의 리드타-4지명 박민규의 결승점 순으로 4위 정관장 황진단을 꺾었다. 정관장 황진단은 신진서가 한 판을 만회한 것이 고작. SK엔크린은 이영구가 추가점을 보태며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반기에 당한 2-3 패배도 설욕했다.

▲ 1위 포스코켐텍은 확실. 나아가 2위 Kixx와 3위 BGF가 포스트시즌을 굳혀가고 있는 상태에서 5위 이하의 팀들에게는 4강 커드라인에 맞물려 있는 정관장 황진단이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홍성지 9단의 선취점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만만치 않은 박진솔 8단을 상대로 완승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어 이동훈 9단이 신진서 9단에게 대역전패를 당하면서 스코어는 1-1.

장고대국에서 퓨처스 선수 박상진 3단의 활약이 대승의 기폭제가 됐다. 5지명 류민형을 대신해 연속 등판의 기회를 잡은 박상진은 리그 6승3패를 달리던 김명훈을 꺾고 팀 승리로 가는 다리를 놓았다. 랭킹은 박상진이 120위, 김명훈이 18위.

2015년 입단한 박상진은 올해 처음 퓨처스리그 선수로 뽑혀 다승 공동 2위(6승3패)를 달리고 있다. 1부리그 출전은 지난 라운드에 이어 두 번째. 첫 등판에서 톱랭커 박정환을 진땀나게 만든 활약상이 상위 랭커를 상대로 한 값진 첫 승리로 이어졌다.

▲ 박상진(17)이 2015년 영재입단대회를 통과했을 때의 모습. 신진서보다 한 살 어린 2001년생으로 45명의 KB리거와 24명의 퓨처스리거를 통틀어 가장 어리다. 지난 라운드 첫 등판 때 최규병 감독이 "앞으로 눈여겨 보셔야 할 걸요" 라며 넌지시 가능성을 일러준 재목.


결승점은 직전 경기에서 4연패의 부진을 끊은 4지명 박민규 6단이 담당했다. 지난 라운드에서 포스코켐텍을 꺾는 데 수훈을 세운 퓨처스 다승 1위(7승2패) 송규상 3단의 돌풍을 진압했다. SK엔크린은 가장 마지막에 끝난 4국에서도 이영구 9단이 이창호 9단을 물리치며 2연속 4-1 대승의 축배를 들었다.

-2001년생 박상진, 첫승 신고식
-'저승사자' 신진서, 이동훈 상대로 8전 전승


"어디가 패착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네요. 초반은 확실히 기분 좋은 흐름이었고, 더욱이 이동훈 선수의 스타일에 맞게 짜여서 이번이야 말로 연패를 끊을 절호의 기회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이게 뭔가요. 갑자기 대마가 끊기더니 순식간에..." (송태곤 해설위원)

▲ 중반 들어 신진서의 급습 한방에 상중앙 백대마(빨간 박스 부분)가 전멸했다. 인공지능 엘프고가 92:8로 이동훈의 승리를 예언했던 바둑이 한순간에 뒤집어졌다.


상대 전적 7전 7패. 전반기에 이어 다시 신진서를 마주한 이동훈은 또 한번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이번엔 우세하기도 하고 판도 간명하게 짜여서 마침내 혹독한 먹이사슬에서 벗어나나 싶었다. 하지만 신진서의 하드 펀치를 결국 피해가지 못했고, 마지막 하변에서의 승부수마저 무위로 돌아갔다. 패배의 의사표시를 시계를 멈춰달라는 손짓으로 대신한 다음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197수 신진서 흑 불계승).

▲ 최근 5연승으로 살아난 이동훈을 꺾고 6연승을 달린 신진서(8승2패. 왼쪽). 두 살 위 이동훈에게 8전 8승, 세 살 위 변상일에게 10승1패(9연승), 한 살 위 입단 동기 신민준에게 9승3패로 모두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세였던 '어박승(어차피 박정환 승)'도 요즘엔 '어신승(어차피 신진서 승)'으로 바뀐 것 같다는 게 주변의 얘기. '저승사자'가 따로 없다.


이영구 9단의 기세가 대단하고 퓨처스 박상진까지 가세한 SK엔크린은 대반전을 일으킬 힘을 얻었다. 2연속 대승과 함께 4승6패로 5위 한국물가정보와는 불과 반게임차, 4위 정관장 황진단에겐 한게임차로 따라붙었다. 반면 내친 김에 상위권 진입까지 넘봤던 정관장 황진단은 털썩 주저앚으며 뒤를 돌아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31일 3위 BGF와 5위 한국물가정보의 대결로 이어진다. 어느 팀이 이기든 리그 전체에 울림을 줄 수 있는 중차대한 일전으로 세 판이나 전반기의 리턴매치가 이뤄진 것이 흥미를 끈다. 조한승-허영호, 박영훈-강동윤, 이창석-신민준(이상 앞이 BGF)이 그것. 전반기엔 허영호,박영훈,신민준이 각각 승리했다.





▲ 올 시즌 행보가 대조적인 두 기사. 3연승을 달리며 6승3패가 된 홍성지 9단(오른쪽)과 4승6패로 지지부진한 흐름의 박진솔 8단.


▲ 퓨처스리그 다승 1위 송규상 3단과의 첫 대결을 승리한 박민규 6단(오른쪽). 지난 라운드에서 원성진 9단을 상대로 리그 4연패를 끊은 후 연승의 흐름이다. 리그 전적은 5승5패.


▲ 전반기에 이어 다시 이창호 9단을 꺾고 9승1패,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선 이영구 9단(왼쪽). 지난 라운드를 쉬었다가 등판한 이창호 9단은 속기전 전패의 흐름 속에 2승6패의 달갑지 않은 전적.


▲ 선두팀에겐 대승, 하위팀에겐 대패.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이는 정관장 황진단.


▲ 초반 4연패 후 4승2패를 거두며 급회복하고 있는 SK엔크린.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턱걸이선인 5할 승률까진 아직 갈길이 멀다. "우리는 여전히 하루살이 인생"이라고 말하는 최규병 감독(오른쪽 서있는 사람).


▲ 이제는 오빠가 아닌 '예비 낭군'을 응원하기 위해 검토실을 찾은 오정아 3단. 얼마 전 대표 자격을 획득한 궁륭산병성배 본선 일정과 결혼 날짜가 겹쳐 당초 11월 3일(토)에서 10월 28일(일)로 부득이하게 날짜를 앞당겼다고 한다. "그렇게 빨리 하고 싶어(?)" 옆에서 농을 던진 미혼의 홍성지 9단(31).


▲ 박정환에게 2승5패. 김지석.이세돌에게 3승3패. 최철한에게 4승1패. 그런데 신진서에게만은...


▲ '븕은 악마'의 포스로 내주 삼성화재배에 출격하는 신진서. 지난해는 8강전에서 중국 탕웨이싱 9단에게 패했었다.


▲ 다승왕을 향해 다시 힘을 내는 예비 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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