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포스코케미칼, 섬섬여수 꺾고 리그 첫 승 거둬
27일 6시 30분,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포항 포스코케미칼과 섬섬여수의 2라운드 첫 번째 경기가 펼쳐졌다. 1라운드에서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서울 부광약품과 펼친 동지명 맞대결에서 패했고 섬섬여수는 부안 새만금잼버리에게 행운의 승리를 거뒀다. 리그 전적 1패와 1승이 만난 대결.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선두권으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할지, 섬섬여수가 기세를 타고 확실히 앞서나갈지 이번 경기의 결과로 두 팀의 리그 초반 분위기가 결정된다.
이번에도 모든 판이 동지명 맞대결이었다. 장고대국인 1국은 유주현(포항 포스코케미칼 3지명)-김노경(섬섬여수 3지명)의 대결. 촉망받는 두 신예의 대결은 박빙으로 보인다. 상대 전적도 1:1 호각. 신예들의 대결인 만큼 대국 당일의 컨디션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국은 역시 권주리(포항 포스코케미칼 1지명)와 김혜민(섬섬여수 1지명)이 겨루는 2국. 상대전적은 김혜민 기준 5-3. 1지명끼리의 대결이지만 아무래도 이번 시즌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단 권주리보다는 안정적인 성적을 보여주는 김혜민의 승리에 더 큰 무게가 실린다.
김미리(포항 포스코케미칼 2지명)와 이영주(섬섬여주 2지명)가 만난 3국 대진도 재미있다. 1991년생 김미리와 1990년생 이영주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매 시즌 더 나은 기량과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지명 순서, 나이대, 팀에서 맡고 있는 역할까지 비슷한 점이 많은 두 선수가 만나 더욱 도드라지는 맞대결이다. 상대 전적은 이영주 기준 5:3.
가장 먼저 끝난 대국은 2국 주장전이었다. 김혜민의 흑번으로 시작된 2국의 초반 진행은 무난했다. 백이 상변을 벌려간 수(62수)도 얼핏 무난한 듯 보였지만 이 수가 엄청난 방향 착오였다. 흑이 좌변 백을 끊어가며(63수) 중앙을 두텁게 정리하자 바둑은 급격하게 흑의 흐름으로 돌아섰다. 두텁게 정리된 바둑은 김혜민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 본인의 스타일대로 끌고 와서 우위를 점한 김혜민은 이후 상대에게 일말의 기회도 내주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관록의 주장 김혜민이 새내기 주장 권주리에게 매운맛을 보여주며 섬섬여수가 1-0으로 앞서나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섬섬여수가 무난하게 팀 승리를 가져가는 분위기였다. 1국(장고대국)도 중반까지는 김노경의 독무대였기 때문. 대국 초반, 흑을 쥔 유주현에게서 여러 차례 느슨한 수가 등장하면서 김노경이 때이르게 우세를 확립했다. 김노경은 한번 잡은 우세를 놓치지 않고 150수까지 판을 잘 이끌었다.
고대하던 첫 승이 눈앞에 보여서였을까. 끝내기에 들어서자 김노경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초반과는 반대로 김노경에게서 느슨한 수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그 사이 유주현은 눈부신 끝내기를 펼치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결국 김노경의 손에서 패착이 나왔다. 하변 1선을 젖혀 이은 수(218수)가 최종 패착으로 중앙을 끼워잇는 두터운 끝내기(227수)를 흑이 차지하자 마침내 승부는 역전되었다. 무수히 많은 기회를 저버리고 지는 길로 들어선 김노경에게는 통한의 패배가 아닐 수 없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3지명 유주현이 섬섬여수 3지명 김노경에게 대역전승을 거두며 승부의 저울추를 맞춰놓았다. 다시 1:1. 승부는 3국에서 가려지게 됐다.
승부판이 된 3국은 이영주(백)의 기분 좋은 흐름으로 시작되었다. 착실하게 실리를 챙기고 중앙 흑 모양을 지워나가면서 판을 리드했다. 잔잔하던 바둑은 백이 좌변 흑을 끊어가면서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유리한 백은 굳이 좌변 흑을 끊지 않고 상변 흑 두점을 잡고 두었어도 충분했다. 그렇지만 끊은 수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끊은 후에도 중앙 백대마의 안위를 살폈으면 됐는데 한번 내디딘 발걸음을 멈추기는 어려웠다.
중앙 흑 대마를 공격한 수(154수)가 유리하던 형세를 5:5로 만들었고 팻감을 쓰지 않고 중앙에 둔 수(168수)가 결국 이영주의 마지막 패착이 됐다. 김미리가 꽉 이으며 패 모양을 없애자 중앙 백대마가 갈 곳이 없어졌다.
결과적으로 승부에 지장을 주진 않았으나 심장이 쫄깃해지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섬섬여수의 검토실에서 패배를 받아들이며 검토를 마무리하려는 찰나 김미리의 실수가 나온 것. 섬섬여수 검토실은 다시 분주해졌고 포항 포스코케미칼 이정원 감독의 심장은 내려앉았다. 181로 단수친 수로는 한칸 옆으로(206의 곳) 밀고 나왔으면 깔끔했다.
이영주가 마지막 기회의 끈을 붙잡으며 184로 흑 대마의 수를 최대한 조여갔을 때 냉정을 되찾은 김미리가 189·191을 두어 패를 만들고 199까지 정확하게 응수하면서 실수는 다행히 해프닝으로 끝났다. 마지막까지 양 팀 감독의 심장을 콩닥거리게 만든 승부는 결국 팻감 하나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백 대마를 잡아낸 김미리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2라운드 1경기는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섬섬여수에게 2-1 승리를 거두며 마무리됐다. 28일엔 서귀포 칠십리(김혜림 감독)와 순천만국가정원(양건 감독)의 2라운드의 2경기가 이어진다. 대진은 이유진-박태희(1:4), 조승아-오유진(3:7), 이민진-김상인(0:0, 괄호 안은 상대 전적).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정규리그는 8개팀 더블리그로 진행되며 총 14라운드, 56경기, 168국이 치러진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9월에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제한 시간은 장고바둑의 경우 각자 1시간에 40초 5회의 초읽기, 속기바둑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정규리그의 모든 대국은 매주 목~일요일 6시 30분 바둑TV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팀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에 지급하는 대국료는 매판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으로 지난 시즌보다 각각 30만 원, 10만 원이 인상됐다.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후보 선수에게 10만 원의 미출전 수당이 지급된다.
이번에도 모든 판이 동지명 맞대결이었다. 장고대국인 1국은 유주현(포항 포스코케미칼 3지명)-김노경(섬섬여수 3지명)의 대결. 촉망받는 두 신예의 대결은 박빙으로 보인다. 상대 전적도 1:1 호각. 신예들의 대결인 만큼 대국 당일의 컨디션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국은 역시 권주리(포항 포스코케미칼 1지명)와 김혜민(섬섬여수 1지명)이 겨루는 2국. 상대전적은 김혜민 기준 5-3. 1지명끼리의 대결이지만 아무래도 이번 시즌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단 권주리보다는 안정적인 성적을 보여주는 김혜민의 승리에 더 큰 무게가 실린다.
김미리(포항 포스코케미칼 2지명)와 이영주(섬섬여주 2지명)가 만난 3국 대진도 재미있다. 1991년생 김미리와 1990년생 이영주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매 시즌 더 나은 기량과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지명 순서, 나이대, 팀에서 맡고 있는 역할까지 비슷한 점이 많은 두 선수가 만나 더욱 도드라지는 맞대결이다. 상대 전적은 이영주 기준 5:3.
가장 먼저 끝난 대국은 2국 주장전이었다. 김혜민의 흑번으로 시작된 2국의 초반 진행은 무난했다. 백이 상변을 벌려간 수(62수)도 얼핏 무난한 듯 보였지만 이 수가 엄청난 방향 착오였다. 흑이 좌변 백을 끊어가며(63수) 중앙을 두텁게 정리하자 바둑은 급격하게 흑의 흐름으로 돌아섰다. 두텁게 정리된 바둑은 김혜민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 본인의 스타일대로 끌고 와서 우위를 점한 김혜민은 이후 상대에게 일말의 기회도 내주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관록의 주장 김혜민이 새내기 주장 권주리에게 매운맛을 보여주며 섬섬여수가 1-0으로 앞서나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섬섬여수가 무난하게 팀 승리를 가져가는 분위기였다. 1국(장고대국)도 중반까지는 김노경의 독무대였기 때문. 대국 초반, 흑을 쥔 유주현에게서 여러 차례 느슨한 수가 등장하면서 김노경이 때이르게 우세를 확립했다. 김노경은 한번 잡은 우세를 놓치지 않고 150수까지 판을 잘 이끌었다.
고대하던 첫 승이 눈앞에 보여서였을까. 끝내기에 들어서자 김노경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초반과는 반대로 김노경에게서 느슨한 수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그 사이 유주현은 눈부신 끝내기를 펼치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결국 김노경의 손에서 패착이 나왔다. 하변 1선을 젖혀 이은 수(218수)가 최종 패착으로 중앙을 끼워잇는 두터운 끝내기(227수)를 흑이 차지하자 마침내 승부는 역전되었다. 무수히 많은 기회를 저버리고 지는 길로 들어선 김노경에게는 통한의 패배가 아닐 수 없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3지명 유주현이 섬섬여수 3지명 김노경에게 대역전승을 거두며 승부의 저울추를 맞춰놓았다. 다시 1:1. 승부는 3국에서 가려지게 됐다.
승부판이 된 3국은 이영주(백)의 기분 좋은 흐름으로 시작되었다. 착실하게 실리를 챙기고 중앙 흑 모양을 지워나가면서 판을 리드했다. 잔잔하던 바둑은 백이 좌변 흑을 끊어가면서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유리한 백은 굳이 좌변 흑을 끊지 않고 상변 흑 두점을 잡고 두었어도 충분했다. 그렇지만 끊은 수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끊은 후에도 중앙 백대마의 안위를 살폈으면 됐는데 한번 내디딘 발걸음을 멈추기는 어려웠다.
중앙 흑 대마를 공격한 수(154수)가 유리하던 형세를 5:5로 만들었고 팻감을 쓰지 않고 중앙에 둔 수(168수)가 결국 이영주의 마지막 패착이 됐다. 김미리가 꽉 이으며 패 모양을 없애자 중앙 백대마가 갈 곳이 없어졌다.
결과적으로 승부에 지장을 주진 않았으나 심장이 쫄깃해지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섬섬여수의 검토실에서 패배를 받아들이며 검토를 마무리하려는 찰나 김미리의 실수가 나온 것. 섬섬여수 검토실은 다시 분주해졌고 포항 포스코케미칼 이정원 감독의 심장은 내려앉았다. 181로 단수친 수로는 한칸 옆으로(206의 곳) 밀고 나왔으면 깔끔했다.
이영주가 마지막 기회의 끈을 붙잡으며 184로 흑 대마의 수를 최대한 조여갔을 때 냉정을 되찾은 김미리가 189·191을 두어 패를 만들고 199까지 정확하게 응수하면서 실수는 다행히 해프닝으로 끝났다. 마지막까지 양 팀 감독의 심장을 콩닥거리게 만든 승부는 결국 팻감 하나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백 대마를 잡아낸 김미리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2라운드 1경기는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섬섬여수에게 2-1 승리를 거두며 마무리됐다. 28일엔 서귀포 칠십리(김혜림 감독)와 순천만국가정원(양건 감독)의 2라운드의 2경기가 이어진다. 대진은 이유진-박태희(1:4), 조승아-오유진(3:7), 이민진-김상인(0:0, 괄호 안은 상대 전적).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정규리그는 8개팀 더블리그로 진행되며 총 14라운드, 56경기, 168국이 치러진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9월에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제한 시간은 장고바둑의 경우 각자 1시간에 40초 5회의 초읽기, 속기바둑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정규리그의 모든 대국은 매주 목~일요일 6시 30분 바둑TV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팀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에 지급하는 대국료는 매판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으로 지난 시즌보다 각각 30만 원, 10만 원이 인상됐다.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후보 선수에게 10만 원의 미출전 수당이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