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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움이여 이제는 안녕

등록일 2021.06.18

이유진이 1지명을 꺾으며 4연패의 긴 터널을 뚫고 나왔다. 그동안의 설움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시원한 첫 승이었다.

17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5라운드 첫 번째 경기에서 서귀포 칠십리가 포항 포스코케미칼을 꺾으며 3위로 뛰어올랐다. 주장 조승아가 5연승에 성공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이유진이 팀 승리를 확정 지었다. 여기에 이민진의 대역전승이 추가되면서 3-0 퍼펙트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 김미리-조승아. 4연승끼리의 대결에서 조승아가 승리하며 연승 행진을 이어나갔다.


4연승끼리 맞붙은 2국에서 서귀포 칠십리의 주장 조승아가 포항 포스코케미칼 2지명 김미리를 꺾고 5연승에 성공했다. 바둑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웠다. 한 치 앞도 보기 힘든 수읽기 싸움이 계속됐고 초읽기에 몰린 종반에는 서로 실수를 주고받기도 했다. 쉽지 않은 여정 끝에 조승아가 대마 사냥에 성공하며 김미리의 항서를 받아냈다. 서귀포 칠십리의 1-0 리드.

▲ 3지명 이유진-1지명 권주리. 이번 시즌 처음으로 3지명이 1지명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1국(장고대국)에서는 서귀포 칠십리 3지명 이유진이 포항 포스코케미칼 1지명 권주리를 잡아내며 홈런을 터트렸다. 초·중반 엎치락뒤치락하며 서로 우세를 주고받던 형세는 결국 미세한 승부가 되었고 후반 집중력을 발휘한 이유진이 마지막 끝내기를 정확하게 해내면서 승리를 가져갔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내며 시즌 첫 승을 거뒀고 팀 승리까지 확정지었다.

3국 이민진(서귀포 칠십리 2지명)과 유주현(포항 포스코케미칼 3지명)의 대결은 유주현의 승리가 확실시 되던 시점이어서 이유진의 승리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 이민진-유주현. 이민진이 대역전승을 거두며 '개인 승리=팀 승리' 공식을 이어나갔다.


이유진의 기운이 이민진에게 닿았을까. 3국 이민진(서귀포 칠십리 2지명)과 유주현(포항 포스코케미칼 3지명)이 마주 앉은 3국에서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 유주현(흑)-이민진(백)의 대국. 중앙 백을 살리기 위해 ▲로 끊은 장면. 흑1로 선수 교환을 해놓고 3에 두었다면 중앙 백은 살길이 없었다.


▲ 실전 진행. 백3의 끼움이 좋은 수. 흑 두점을 잡고 중앙 백을 살려내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중앙 백이 살아갔을 때도 흑이 좋은 바둑이었지만 이후 흑의 실수가 이어지면서 바둑은 백의 대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관록과 패기의 대결로 칭해진 3국에서 신예 유주현이 마지막 결승점을 넘지 못하고 승리를 내어주면서 서귀포 칠십리가 3-0 완봉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 팀 모두 리그 전적 3승 2패가 되었고 개인승수에서 2승 앞서는 서귀포 칠십리가 3위,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4위의 자리에 올랐다.

18일에는 보령 머드와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5라운드 2경기가 이어진다. 대진은 최정-김채영(17:4), 김경은-김수진(1:1), 강다정-조혜연(2:2, 괄호 안은 상대 전적).





▲ '여기 두면 내 연승 안 깨질 수 있었나?'


▲ '대마상이 있었다면 따 놓은 당상인데!'


▲ '주장... 이거 쉽지 않네요.'


▲ '저 오늘 뭐에 홀린 것 같아요….'


▲ '얘들아, 바둑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란다.'


▲ 이유진의 승리 직후. 김혜림 감독과 이유진의 진한 포옹.


▲ 화기애애한 포항 포스코케미칼 검토실.


▲ 서귀포 칠십리 검토실. 인공지능이 나온 이후 스마트폰으로 복기하는 게 당연한(?) 세상이 됐다.


▲ 승리의 주역 조승아와 이유진의 승자 인터뷰.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정규리그는 8개 팀 더블리그로 진행되며 총 14라운드, 56경기, 168국이 치러진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9월에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제한 시간은 장고바둑의 경우 각자 1시간에 40초 5회의 초읽기, 속기바둑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정규리그의 모든 대국은 매주 목~일요일 6시 30분 바둑TV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팀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에 지급하는 대국료는 매판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으로 지난 시즌보다 각각 30만 원, 10만 원이 인상됐다.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후보 선수에게 10만 원의 미출전 수당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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