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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1/이지현 여자프로기사회장 

등록일 2020.07.22329


이사람1 / 이지현 여자프로기사회장
인공지능 시대에도 변치 않는 바둑의 매력, 널리 알리고 싶다


“음… 인터뷰를 하는 건 좋은데요, 제가 아니라 ‘여자프로기사회’가 메인이 되면 좋겠어요. 임원진과 함께 인터뷰를 하면 어떨까요?”

신임 여자기사회장으로 취임한 이지현 四단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돌아온 대답이다. 통상 인터뷰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 여자기사회장이 됐다는 ‘명분’도 있고 올해 처음으로 여자바둑리그에 앞서 ‘2020 미리보는 여자리그’를 만들고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실적’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단독 인터뷰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지현 여자프로기사회장은 ‘절대 혼자 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공로를 여자프로기사회 임원진을 비롯한 동료 프로기사들과 대회를 후원해준 사이버오로, 바둑기자단 간사를 맡고 있는 엄민용 경향신문 부국장 등 도움주신 분들께 돌렸다. <이 사람> 코너 최초의 ‘합동 인터뷰’ 자리는 이렇게 마련됐다.


- 인터뷰 코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그림입니다. 모두 다섯 분이 와주셨는데, 각각 여자프로사회에서 맡고 있는 직책을 소개해주신다면.
이지현 四단 : 안녕하세요~ 여자프로기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지현입니다.
문도원 三단 : 부회장을 맡고 있는 문도원입니다. 작년에는 여자프로기사회 총무를 맡았어요. 올해는 이지현 회장님의 부름을 받고 부회장의 중책을 맡게 됐는데 어깨가 무겁네요(웃음).
김혜민 九단 : 이번 여자프로기사회 임원진 중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하게 된 김혜민입니다. 특별한 직책은 없는데(이때 이지현 회장이 ‘고문’으로 모셨다고 하자), 고문(顧問)이 돼서 고문(拷問) 당하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농담이고요, 사실 제가 프로기사회 부회장을 맡고 있어요. 여자프로기사회 임원까지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좀 됐는데,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네요.
권주리 二단 : 총무를 맡고 있는 권주리입니다. 여자프로기사회 임원은 처음인데, 제가 중국에서 바둑 공부를 하고 있을 때 이지현 회장님으로부터 제의를 받았어요. 회장님이 정말 좋은 분인 건 잘 알지만 같이 일하게 되면 분명 일이 많을 게 확실해서 약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웃음).
이유진 二단 : 저는 특별한 직책은 없는데… 임원도 올해가 처음입니다.
이지현 四단 : 이유진 二단은 여자프로기사회에서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기 위해 특별히 영입한 임원입니다. (이때 옆에서)“(이)유진이는 ‘비주얼 담당’ 아니야~?”

- 화기애애하네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여자프로기사회 연혁이랄까요. 소개를 좀 해주신다면.
이지현 四단 : 1995년 여자프로기사가 14명이던 시절에 여자프로기사회가 창설됐어요. 초대 회장은 남치형 初단이었고 10년 정도 회장을 하면서 여자프로기사들을 위해 봉사했던 것 같아요. 프로기사회장도 그렇지만 여자프로기사회장은 사실상 봉사직이었거든요. 2005년부터 이영신 五단, 윤영민 三단 등 선배 기사들이 2년 임기로 여자기사회장을 맡는 걸 보면서 저도 언젠가 후배들을 위해서 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육아를 하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미뤘던 것 같아요. 지금이 아니면 더 힘들어진다는 생각으로 맡게 됐습니다.

- 프로기사회장직의 경우에는 선거 전 후보자 인터뷰가 언론에 실리기도 하는 등 외부 노출이 있어서 바둑팬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데요, 여자프로기사 회장은 어떤 식으로 정해지나요?
이지현 四단 : 우선 여자프로기사회장은 선출직은 아닙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연령대별로 적당히 해야 될 것 같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맡아왔어요. 앞서 언급한 기사들 외에 김민희 四단, 김효정 三단, 하호정 四단 등이 차례로 여자프로기사회장을 역임했고 박지은 九단, 박지연 五단 등 후배기사들이 최근에는 여자프로기사회를 이끌어 왔어요.

▲ 왼쪽부터 여자프로기사회 문도원 부회장, 김혜민 고문, 이지현 회장, 이유진·권주리 총무.



- 이번 여자프로기사회가 관심을 받고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최초로 ‘2020 미리보는 여자리그’를 만들어서 운영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이지현 四단 : 우선 예전에도 여자프로기사회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어요. 군부대 바둑 보급이라든가 ‘후원의 밤’, 홍대와 을지로 등지에서 ‘길거리 바둑축제’를 열었을 때도 여자프로기사회가 주축이 됐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전까지의 여자프로기사회가 바둑 보급적인 측면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여자프로기사들의 숫자도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고 기사들 권익 신장에 대한 요구도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저희 여자프로기사회는 바둑 보급 활동은 물론, 프로기사의 가장 큰 권리이자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국 기회’를 늘리는 데 주력해야 된다는 점에서 의견일치가 됐습니다. ‘미리보는 여자리그’에 대한 이야기가 사석에서 바둑기자단 간사인 엄민용 기자님과 대화 때 나왔고, 소식을 전해들은 사이버오로 측에서 흔쾌히 후원을 맡아주는 등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죠.    

- 처음 해보는 일이었습니다. 고충도 많았을 텐데요. ‘꽃보다 바둑’ 센터를 운영하면서 ‘꽃보다 바둑 여왕전’ 개최를 해본 문도원 부회장님은 감회가 더욱 남다를 것 같아요.
문도원 三단 : 선수의 입장에서 대국에 출전할 때와 주최(?)하는 입장은 역시 많이 다르더라고요. 후원사와 선수들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일, 바둑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안까지 고려하면서 서로 다른 의견들을 조율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지현 회장님을 비롯해 임원진들이 고생 많이 했고, 여자프로기사들도 많이 도와줘 첫 대회를 잘 해낸 것 같아요. 다만 준비 시간이 짧았던 건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음 2021 미리보는 여자리그는 더 잘 준비해보고 싶어요.
이지현 四단 : 사실 이번 2020 미리보는 여자리그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몇 개 안 남은 기전들마저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대국할 기회가 사라진 기사들을 위해 마련된 장이었어요. 처음 시도되는 일이었고 준비 과정이 워낙 짧아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는데요. 다음 대회에는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온라인 대국 관련해서도 여자프로기사들이 먼저 시도하고 공정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방법들을 발견해내면 향후 바둑계 전반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이지현 四단 : 요즘 세상은 너무 빨리 변화되고 있어요. 인공지능 등장 이후는 더 그런 것 같고요. 점점 편하고 쉽고 간단한 것만을 추구하는 세상이 오고 있지요. 이런 시기에 저는 바둑의 소중함을 더 많이 느낍니다. 바둑은‘깊이’를 추구합니다. 예로부터 바둑이 ‘난가’, ‘귤중지락’ 등으로 불린 가장 큰 이유도 ‘수의 깊음’에서 비롯되는데, 이건 고요할 때, 차분할 때, 오래 찾을 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기쁨이죠.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 깊은 이치를 깨닫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이러한 바둑의 매력이 정말 널리널리 알려지기를 희망하고 또 희망합니다.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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