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을 줄이야..."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인터리그 1라운드 1경기
변상일, 시간패 충격 딛고 에이스결정전 승리
정관장천녹, 포스코케미칼에 3-2 승
언제든 예고됐던, 하지만 이날만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던 '1박2일' 경기가 기어이 해를 넘기며 펼쳐졌다. 바둑리그가 시작된 이후 자정을 넘기는 경기는 이따금씩 있어 왔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새해가 1시간도 남지 않은 밤 11시 5분. 포스코케미칼과 정관자천녹의 인터리그 첫 경기가 4국까지 2-2 타이를 이뤘다. 팀 승부를 가리기 위한 에이스결정전이 불가피해졌다. 곳곳에서 미리 새해 인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10분의 숨고르기 시간을 가진 뒤, 포스코케미칼 진영에서 2지명 박민규 8단이 일어나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1지명 원성진 9단은 조금 전 4국을 마친 터라 또 대국하는 건 무리라고 여긴 듯했다.
방송 카메라가 이번엔 머리를 돌려 정관장천녹쪽을 향했다. 모두의 시선이 테이블 구석에 앉아있는 변상일 9단에게 쏠렸다. 천근의 무게를 진 듯 의자를 천천히 짚고 일어섰다. 이 때가 밤 11시 15분께. 곧이어 두 기사의 에이스결정전이 시작되자 저만치서 커다란 탄식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익숙한 최명훈 감독의 음성이었다.
"아, 여기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을 줄이야..."

하룻밤 사이 울고 웃은 변상일, 새해엔 "우승할 결심"
결과론이긴 하지만 이날 경기는 정관장천녹이 에이스결정전을 가지 않고 3-1로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하지만 1국에서 변상일 9단이 다 이긴 바둑을 시간패하면서 승부가 2-2로 흘러간 것.
결국 자신의 과오를 에이스결정전에서 만회한 변상일 9단은 "아홉에 눌렀는데 시간이 그만...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손이 좀 떨렸다"는 말과 함께 바둑팬들에 대한 새해 인사도 전했다.

1월 1일에는 난가리그의 한국물가정보(박정상 감독)과 수담리그의 울산고려아연(박승화 감독)이 인터리그 1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조한승-홍무진(2:3), 강동윤-신민준(4:7), 한승주-윤준상(1:0), 강승민-최정(1:1,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2-2023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양대리그로 운영하는 정규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1위팀끼리 챔피언을 가린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로 승리할 시 3점, 3-2로 승리할 시 2점, 2-3으로 패할 시 1점.








변상일, 시간패 충격 딛고 에이스결정전 승리
정관장천녹, 포스코케미칼에 3-2 승
언제든 예고됐던, 하지만 이날만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던 '1박2일' 경기가 기어이 해를 넘기며 펼쳐졌다. 바둑리그가 시작된 이후 자정을 넘기는 경기는 이따금씩 있어 왔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새해가 1시간도 남지 않은 밤 11시 5분. 포스코케미칼과 정관자천녹의 인터리그 첫 경기가 4국까지 2-2 타이를 이뤘다. 팀 승부를 가리기 위한 에이스결정전이 불가피해졌다. 곳곳에서 미리 새해 인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 자정이 다 된 시각에 에이스결정전을 지켜보는 양 팀 검토실. 대낮처럼 불이 켜져 있다.
10분의 숨고르기 시간을 가진 뒤, 포스코케미칼 진영에서 2지명 박민규 8단이 일어나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1지명 원성진 9단은 조금 전 4국을 마친 터라 또 대국하는 건 무리라고 여긴 듯했다.
방송 카메라가 이번엔 머리를 돌려 정관장천녹쪽을 향했다. 모두의 시선이 테이블 구석에 앉아있는 변상일 9단에게 쏠렸다. 천근의 무게를 진 듯 의자를 천천히 짚고 일어섰다. 이 때가 밤 11시 15분께. 곧이어 두 기사의 에이스결정전이 시작되자 저만치서 커다란 탄식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익숙한 최명훈 감독의 음성이었다.
"아, 여기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을 줄이야..."

▲ 앞선 1국의 해프닝 장면. 박시열 심판(가운데)이 다가와 146수째 변상일 9단의 시간패를 확인하고 있다. 포기하고 있다가 더 놀란 상대는 강유택 9단.
하룻밤 사이 울고 웃은 변상일, 새해엔 "우승할 결심"
결과론이긴 하지만 이날 경기는 정관장천녹이 에이스결정전을 가지 않고 3-1로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하지만 1국에서 변상일 9단이 다 이긴 바둑을 시간패하면서 승부가 2-2로 흘러간 것.
결국 자신의 과오를 에이스결정전에서 만회한 변상일 9단은 "아홉에 눌렀는데 시간이 그만...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손이 좀 떨렸다"는 말과 함께 바둑팬들에 대한 새해 인사도 전했다.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춘란배는 어렵게 결승에 오른 만큼 꼭 우승하도록 하겠습니다."
변상일 9단은 7년 간 몸담았던 포스코케미칼을 떠나 새롭게 정관장천녹의 주장 완장을 찼다.
변상일 9단은 7년 간 몸담았던 포스코케미칼을 떠나 새롭게 정관장천녹의 주장 완장을 찼다.
1월 1일에는 난가리그의 한국물가정보(박정상 감독)과 수담리그의 울산고려아연(박승화 감독)이 인터리그 1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조한승-홍무진(2:3), 강동윤-신민준(4:7), 한승주-윤준상(1:0), 강승민-최정(1:1,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2-2023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양대리그로 운영하는 정규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1위팀끼리 챔피언을 가린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로 승리할 시 3점, 3-2로 승리할 시 2점, 2-3으로 패할 시 1점.

▲ 1국(장고 40분 20초), 2~4국(속기 20분 20초), 5국(초속기 1분 20초).

▲ 역전, 재역전을 거듭하며 업치락뒤치락했던 2국에선 홍성지 9단(오른쪽)이 박민규 8단에 흑 1집반승.

▲ 바둑리그 무대를 처음 밟는 신참 유망주들의 대결에선 2004년생 권효진 4단(왼쪽)이 한 살 아래 한우진 5단을 꺾고 첫승을 신고했다. 한우진 5단은 바둑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이후 연속 패배.

▲ 이번 주에만 세 번 대국을 한 원성진 9단(왼쪽)은 김정현 8단을 맞아 천적 다운 위용을 과시했다(상대전적 7승1패).

▲ 포스코케미칼에 지난 3년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정관장천녹은 적장 변상일 9단을 데려오고서야 설욕에 성공했다. 왼쪽 두 번째가 세 시즌째 사령탑을 맡고 있는 최명훈 감독.

▲ 개막하자마자 정규리그와 인터리그에서 2패를 당한 포스코케미칼. 기대했던 한우진 5단의 부진이 마음에 걸린다.

▲ 정규리그는 매주 주중(수~금)에, 난가리그와 수담리그팀이 한 차례씩 대결하는 인터리그는 주말(토일)에 열린다.

▲ 사상 최초로 '2년'에 걸친 경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