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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살다 이런 수는 처음'

등록일 2016.10.15

2016 KB국민은행바둑리그 17라운드 2경기
신안천일염, 화성시코리요에 1-4 패...최하위 확정

"살다 살다 이런 수는 처음 보네요."

"이런 데서도 신수가 나오는 걸 보니 바둑의 오묘함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양 팀 1지명 맞대결에서 이영구가 이세돌을 상대로 기상천외한 수를 선보이자 프로 23년차인 김만수 해설자의 입이 쩍 벌어졌다.

<참고도 1>의 흑4 이단젖힘이 그것. 바둑 10급이 뒀다면 모를까, 배테랑급 일류의 손에서 이런 수가 등장하자 양 팀 검토실 또한 몹시 소란스러워졌다. 화성시코리요 이정우 감독에게 물어보니 "저는 도통 의미를 모르겠네요"라며 난감해하는 표정. 젊은 국가대표 선수들 역시 "인터넷에서 누가 둔 것 아닐까요" 라고 반문하며 이 수의 저의가 다들 궁금하다는 반응이었다.


●이영구 ○이세돌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7라운드 2경기 4국

<참고도 1> 우상귀 백1로 붙인 다음 3은 이런 형태에서 상용 수단. 이 때 보통은 가로 잇는 것인데 상상도 할 수 없는 흑4가 반상에 떨어졌다. 상대인 이세돌 9단도 처음엔 '이게 뭐지'하는 표정이었다가 이내 얼굴을 찌푸리며 숙고에 들어갔다.



▲ 이 수가 놓였을 때 프로들의 반응이다. 왼쪽부터 박정상 김정현 홍성지 이정우 감독 조한승의 순. 기상천외한 신수를 대하는 다섯 명의 표정이 성격에 따라 제각각인 것이 재밌다.



▲ <실전 진행> 이세돌은 고민 끝에 백1로 끊은 다음 3으로 잇는 평범한 답을 내놨다. 이렇게 된 이상 백13까지는 일사천리의 진행. 그렇다면 흑의 신수가 기대한 효과는 무엇일까(양쪽 검토실에서는 '뭐 별거 없잖아' 하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대해 김만수 해설자는 "이영구 선수가 판의 범위를 좁히고자 의도적으로 둔 것 같다"며 "이세돌을 이기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두텁게 힘을 비축한 의미가 있다"고 했는데 이 것이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 이영구는 이세돌의 현란한 스텝을 참고 견디다 중앙에서 '묵직한 한방'으로 거대한 백 대마를 잡았다. 초반에 느린 듯 힘을 비축해 둔 것이 중반 들어 태산 같은 위력을 발휘한 장면. 이영구만이 아는 이세돌 타파법이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기도 했다(205수 이영구 흑 불계승).


어느 쪽이든 지는 쪽이 최하위가 되는 팀 승부에선 8위 화성시코리요가 9위 신안천일염에 4-1 대승을 거뒀다. 김정현이 조한승을 상대로 역전 선제점을 올린 다음 노장 안조영과 퓨처스 선수 박하민의 승리가 스트레이트로 이어졌다(화성시코리요 3-0 신안천일염). 후반 속기전에서 주장 이세돌마저 패하며 0-4로 밀린 신안천일염은 최종국에서 신민준이 홍성지를 꺾으며 영패를 막아준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 공배를 제외하고 장장 320수에 달하는 공방전이 펼쳐졌던 2국. 체감상으론 조한승이 줄곧 유리해 보였으나 형세는 막상 만만치 않았다. 전진속공형의 김정현(오른쪽)이 끝내기에서 승부를 보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흑 4집반승.


꼴찌 탈출의 마지막 기회를 놓친 신안천일염은 4승 11패가 되며 시즌 최하위를 확정 지었다. 전기 준우승팀이며 2013년에는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도 했던 명문팀의 몰락. 이상훈 감독과 이세돌 형제만이 자리를 지킨 검토실엔 스산한 기운마저 돌았다.


▲ 이번 시즌 티브로드와 더불어 주전 5명을 그대로 보유한 채 출발했던 신안천일염. 하지만 이세돌이 네 차례의 결장에 반타작이 안 되는 5승6패의 성적을 거둔 데다, 다른 주전들도 동반 침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즌 내내 하위권를 벗어나지 못했다.


15일엔 나란히 6슬8패를 기록 중인 7위 Kixx와 6위 BGF리테일CU가 17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허영호-이원영,윤준상-최정,김기용-홍무진,최재영-강동윤,김지석-류민형(이상 앞이 Kixx).

전반기에 최정에게 패한 후 머리를 밀기도 했던 윤준상이 재대결에선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관심사. 지난 경기를 결장하고 중국리그에 출전해 10승 고지를 밟은 김지석의 심기일전한 모습도 기대가 된다.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네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장고대국(1국). 박정상과 목진석, 두 선배의 양보로 공히 두 번째 출전 기회를 얻은 퓨처스 선수 박하민(왼쪽)과 박현수. 신인왕전 준우승 경력의 박하민이 1집반차로 박현수를 따돌리고 3-0 팀 승리를 결정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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