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바둑뉴스

바둑뉴스

꼴찌에서 무적팀으로...'9연승' 새 역사 쓴 포스코켐텍

등록일 2016.09.30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5라운드 1경기
포스코켐텍, 팀 최다 연승(9연승) 신기록...최초 10승 고지, '가을잔치' 확정

웬만해선 이 팀을 막을 수 없다. 11라운드부터 매 경기 팀의 연승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종전까지는 두 차례 4연승이 최고) 포스코켐텍이 마침내 바둑리그 최다 연승 신기록을 작성했다.

포스코켐텍은 2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5라운드 1경기에서 SK엔크린을 3-2로 꺾고 9연승을 달렸다. 9연승은 KB리그 13년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대기록. 포스코켐텍은 지난 화성시코리요와의 경기에서 2008년 영남일보가 세운 팀 최다 연승 기록(8연승)과 타이를 이룬 바 있다.

올 시즌을 2연패로 출발한 포스코켐텍은 5라운드까지 1승4패로 바닥을 헤맸다. 주장 최철한이 1승4패로 저조하면서 팀 분위기도 말이 아니었다. 지난 3년간 누리지 못한 '가을잔치'의 꿈은 고사하고 바닥을 벗어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다. 그랬던 팀이 6라운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극적인 계기가 있었다.


▲ 지난 경기에서 10연승 행진이 멈춘 나현(왼쪽)은 이태현을 상대로 11승째(1패)를 수확, 신진서(11전 전승)와 다승왕 경쟁을 이어갔다.


김성룡 감독은 "주장 최철한이 페어월드컵 출전으로 빠진 6라운드 때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이 때 퓨처스 선수 김대희가 반집 결승점으로 팀을 구원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한다.

이후 1지명급 3명을 보유한 것 같은 '최철한-나현-변상일'의 황금 트리오가 위력을 떨치기 시작했고, 전반기에 부진했던 윤찬희까지 살아나면서 연승 행진이 이어졌다. 최철한과 변상일이 함께 패하며 고비를 맞은 13라운드에선 류수항이, 팀의 기둥인 나현이 시작하자마자 일격을 당한 지난 라운드에선 윤찬희가 값진 승점을 보태는 등 손발이 척척 맞았다.


▲ 양 팀 3지명 맞대결에서 변상일(왼쪽)이 민상연의 대마를 잡고 승부를 원점으로(2-2) 돌렸다.


4연승의 기세를 타고 있는 SK엔크린을 상대한 이날도 팀 승리에 필요한 3승이 이들 황금 트리오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나현의 선제점으로 경기를 시작한 포스코켐텍은 이후 상대 강승민과 박영훈에게 내리 승점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포스코켐텍 1-2 SK엔크린). 하지만 3지명 변상일이 민상연의 대마를 잡으며 동점타를 날린 다음, 최종국에서 주장 최철한이 안성준을 꺾고 역전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 쪽이 무너질만 하면 다른 한 쪽이 배전의 힘을 내는 변신 로봇과 같은 응집력이 감탄을 사기에 충분했다.


▲ 승리 후 마이크를 잡은 포스코켐텍 김성룡 감독과 2지명 나현.

(김성룡 감독) "(9연승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하하, 더이상 바랄 게 없다. 선수들이 위기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너무 잘해줬다." "(가장 맘에 드는 선수는) 당연히 옆의 나현이다. 말도 안 되는, 11승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뒀다. 팀 관계자의 응원에도 감사 드린다."

(나현) "(올 시즌 마무리는) 이제 2경기 남았다. 10연승에서 끊겨서 김이 샌 감은 있지만 나머지도 열심히 해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바둑리그에서 성적이 좋은 이유는) 예전엔 장고를 하는 편이었는데, 속기는 장고보다 더 집중하고 열심히 두는 면이 있는 것 같다."


포스코켐텍은 10승(4패)고지에 맨 먼저 오르며 한 경기 덜 치른 정관장 황진단을 제치고 잠정 선두에 나섰다. 아울러 4년 만의 '가을잔치'도 일착으로 확정지었다. 다음 라운드가 휴번인 포스코켐텍은 17라운드에서 한국물가정보를 상대로 10연승에 도전한다.

박영훈, 역대 다섯 번째 '100승'

한편 SK엔크린 주장 박영훈은 오랜 만에 출전한 장고대국에서 윤찬희를 꺾고 대망의 KB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지난 주 김지석에 이은 바둑리그 역대 다섯 번째의 값진 기록. 하지만 팀 패배로 인터뷰도 갖지 못하는 등 빛 바랜 느낌을 줘 아쉬움을 샀다.


▲10라운드 이후 속기에만 출전하고 있었던 박영훈을 장고대국에 출전시킨 것은 다분히 윤찬희를 저격한 의미가 있다(195수 박영훈 흑 불계승). 윤찬희는 8라운드부터 8경기 연속 장고대국에 출전했고, 직전 경기까지 4연승 중이었다.


박영훈은 2004년 바둑리그 원년부터 올해까지 13시즌을 연속해 뛰고 있다. 단일 라운드로 치러진 2005년에 7전 전승으로 MVP를 차지한 바 있으며, 2011년엔 이색 기록인 대마상(46개)을 수상하는 등 꾸준한 활약을 펼쳐왔다. 100승 달성시 전적은 100승 64패로 61%의 승률.

참고로 바둑리그 첫 100승 기사는 최철한으로 지난해 7월 5일에 달성했다. 이후 두달 간격으로 강동윤과 이세돌이 100승 고지를 밟았으며 올 들어선 김지석과 박영훈이 뒤를 이었다. 다음 주자는 이창호 9단과 이영구가 각각 92승과 91승으로 대기하고 있는 상태.


▲ 마지막 최철한-안성준의 대국에 모든 시선이 쏠린 포스코켐텍팀. 최철한이 최소 반집은 남길 것 같다는 얘기에 김성룡 감독이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30일엔 4위(7승6패) 티브로드와 7위(5승7패) BGF리테일CU가 15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박정환-류민형,김승재-이창석(퓨),김동호(퓨)-최정,박민규-이지현,강유택-이원영(이상 앞이 티브로드).

BGF리테일CU 주장 강동윤과 티브로드 2지명 이동훈은 농심배 출전으로 오더에서 제외됐으며, 최정(2승5패)은 2부리거 김동호를 상대로 3승 도전에 나선다. 양 팀의 전반기 대결에선 박정환이 빠진 티브로드를 상대로 BGF리테일CU가 3-2 승리한 바 있다.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순위를 다투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 원, 2위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 상금과 별도로 정규시즌 매 대국 승자는 350만 원, 패자는 60만 원을 받는다.


▲ SK엔크린(3위. 8승5패)은 4연승의 기세를 타다가 지난 라운드를 쉰 것이 승부 리듬면에서 아쉬웠다. 4위 티브로드와의 격차 또한 한 게임 차로 좁혀지면서 긴장의 끈을 빠짝 조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