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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수ㆍ조치훈, 희비가 교차되다

등록일 2018.07.23

좀처럼 질 것 같지 않았던 KH에너지가 무너졌다. 그것도 한 판도 건지지 못한 채 완패했다. 전승자를 두 명이나 거느린 막강 팀이었으나 바로 뒤쫓아 오는 2위 팀에게 덜미가 잡혔다.

전반기 1강 독주 체제를 가로막은 팀은 상주명실상감한우. 상주곶감에서 팀명이 바꼈지만 원년도 우승에 이어 작년에 준우승을 했던 명문 팀이다. 무풍질주로 '공공의 적'이 된 KH에너지에게 리그 순위까지 뒤엎진 못했으나 완패라는 큰 타격을 주었다.



상주명실상감한우는 23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8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 7라운드 1경기에서 패배를 모르던 KH에너지를 3-0으로 완파했다. 주장 서봉수의 선제점에 이은 김기헌의 결승타로 이른 시기 승부를 결정지었다.

완봉승의 장식은 백성호가 했다. '거함' 조치훈을 상대로 한 역전승이었다. 쌍방 마지막 초읽기로 접전을 벌인 끝에 백성호가 덤 만큼 불리한 형세였으나 조치훈의 사활 착각으로 대마의 바꿔치기가 되었고 형세는 역전되고 말았다.

▲ 장수영 9단-서봉수 9단(승). 초반부터 실리를 좋아하는 서봉수의 흐름이었다. 서봉수는 이번 승리로 장수영과의 상대전적을 54승19패로 벌어졌다.


초반 흐름에선 백성호가 좋았다. 바둑TV 최명훈 해설위원은 "백성호 선수가 큰 그림을 잘 짜온 것 같다"면서 "반면 조치훈 9단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듯 잘 안풀리는 초반"이라고 평했다.

흐름이 바뀐 것은 형세가 이상하다고 느낀 조치훈의 좌변 침투에서 시작됐다. 그 결말은 실리와 세력으로 갈렸으나 백에게 실리를 내준 흑의 세력이 상변 백의 두터움에 묻혀 좋은 결과가 아니었다.

최명훈 해설위원은 "백의 붙임에 단순히 받지 말고 먼저 끼웠어야 했다"면서 끼워가지 못한 수를 아쉬워했다. 비록 흐름이 바뀌었지만 덤이 부담되는 형세였고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던 백성호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 김기헌 7단(승)-강훈 9단. 상대전적에서 불리했던 김기헌이었지만 바둑내용을 완승에 가까웠다. 이로써 강훈의 전승행진을 막았다.


애초 전설들의 승리를 점쳐 승부판으로 봤던 강훈-김기헌의 대결은 의외의 결과를 나았다. 1승8패(김기헌)라는 상대전적 뿐만 아니라 최근 흐름에서도 5전전승의 강훈에 비해 김기헌은 2승3패로 저조했다.

당연히 강훈의 우세를 점쳤지만 바둑내용은 초반부터 김기헌의 페이스로 흘렀다. 더군다나 위기를 느낀 강훈이 좌상에서 넓게 지킨 수가 무리여서 그쪽 침입에서 수가 나선 형세의 유리가 김기헌 쪽으로 굳어져 버렸다.

기대했던 조치훈과 서봉수라는 전설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두 선수의 엇갈린 승부에서 희비가 교차되었다. 6승째를 올린 서봉수는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KH에너지의 무패의 주인공 강훈과 조치훈은 1패씩을 안고 말았다.

▲ "초반은 좀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치훈 사범님이 좌변에서 수를 내서는 쭉 불리했는데 사범님이 중앙 대마를 경시했던 것 같습니다. 팀이 초반 성적이 안좋아서 밑에서부터 올라왔는데 한판한판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 두겠습니다"(백성호 9단ㆍ왼쪽).
"그동안 괜찮다고 생각되는 바둑도 자꾸 놓쳐서 오늘은 편하게 두고자 했습니다. 오늘 바둑은 초반부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김기헌 7단).


24일엔 영암월출산과 부천판타지아의 7라운드 2경기로 이어진다. 개별대진은 오규철-김일환(7-7), 김동면-안관욱(1-7), 김종수-김종준(6-6). 이상 앞쪽이 영암월출산, 괄호안은 상대전적이다. 제한시간은 30분, 초읽기는 40초 5회. 대국은 바둑TV와 주요 바둑사이트가 생중계한다.

중앙홀딩스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8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의 대회 총규모는 4억1000만원. 팀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3위 1000만원, 4위 500만원이다. 팀상금과 별도로 정규시즌의 승자 5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별도로 책정됐다.




▲ 기분좋게 승리하고 온 김기헌 7단의 바둑을 복기검토하고 있다.


▲ 전승행진이 멈춰버린 강훈 9단.


▲ 상대전적 불리함을 딛고 승리한 김기헌 7단. 이번 승리로 강훈과는 2승8패가 됐다.


▲ 조치훈 9단에게 방울을 단 백성호 9단. 지난 챔피언전 패배도 갚았다.


▲ 순간적인 방심으로 사활을 착각한 조치훈 9단.


▲ 6연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에 올라선 서봉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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