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칠십리, 보령 머드 꺾고 개막전 승리
지난 시즌 최하위 서귀포 칠십리(감독 김혜림)가 디펜딩 챔피언 보령 머드(감독 문도원)를 꺾고 여자바둑리그 개막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20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소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1라운드 1경기에서 서귀포 칠십리가 이민진 8단과 조승아 3단의 활약으로 최정 9단이 1승에 그친 보령 머드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선취점은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에게 돌아갔다.
보령 머드 1지명 최정 9단은 서귀포 칠십리 3지명 이유진 2단에게 144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서귀포 칠십리에는 ‘끈기의 화신’ 이민진 8단이 있었다.
서귀포 칠십리 2지명 이민진 8단은 보령 머드의 3지명 김경은 2단에게 311수 만에 백 4집반승을 거두며 승부를 1-1 타이로 돌려놓았다.
이민진 8단은 초반 수읽기 착오로 형세를 그르치며 AI 승부예측에서 90% 이상 뒤처지기도 했지만 김경은 2단의 느슨한 행마를 놓치지 않고 중앙 백돌을 살리면서 바둑을 역전시켰다.
마지막은 서귀포 칠십리 1지명 조승아 3단이 장식했다. 조승아 3단은 보령 머드의 2지명 강다정 3단에게 226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팀의 개막전 승리를 확정지었다.
지난 시즌 8위에 그치며 정규리그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던 서귀포 칠십리는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이번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서귀포 칠십리 승리의 주역 이민진 8단과 조승아 3단의 국후 인터뷰 장면. 오른쪽은 바둑TV 류승희 진행자와 해설을 담당한 최명훈 9단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 승리를 결정지은 조승아 3단은 “경기에 들어갈 때만 해도 팀이 졌다고 보고 제 바둑만 열심히 두자고 다짐했는데 팀이 승리해 너무 기분이 좋다”면서 “처음 우리 팀 선수들이 뽑힐 때부터 강팀으로 생각했는데 오늘 승리하게 돼 좀 더 기대해 봐도 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한 이민진 8단은 “초일류선수들 기보를 보면 비슷하게 둘 수 있을 것 같은데 바둑판 앞에 앉으면 수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끈기 없이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실력과 끈기를 겸한 선수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네 팀을 가리는 정규리그는 21일 신생팀 순천만국가정원(감독 양건)과 삼척 해상케이블카(감독 이다혜)가 1라운드 2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오유진-김채영(5:8), 박태희-조혜연(3:7), 장혜령-김은선(0:1,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5500만원이며, 준우승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상금과 별도로 주어지는 대국료는 승자 130만원, 패자 40만원, 미출전 수당 10만원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장고바둑의 경우 각자 1시간에 40초 5회의 초읽기, 속기바둑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정규리그는 3판 다승제의 14라운드 더블리그를 통해 순위를 정하며 9월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는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진출해 스텝래더 방식으로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을 거쳐 최종 챔피언을 결정한다.
▲1라운드 2경기에서 맞서는 순천만국가정원과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대진. 양팀 1지명 오유진과 김채영이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