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춘란배 첫 우승 달성
국내랭킹 1위 신진서(21) 9단이 춘란배 첫 우승에 성공했다.
15일 서울 한국기원과 베이징(北京) 중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13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 결승3번기 2국에서 신진서 9단이 중국의 탕웨이싱(28) 9단에게 17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0으로 승리했다.
신진서 9단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결승1국에서도 역전승을 거두며 서전을 장식한 바 있다.
결승2국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
중앙 전투에서 집으로 손해를 본 신진서 9단은 하변 백 한점을 공격하면서 실마리를 풀어갔다. 두텁게 백돌을 압박해 나가던 신진서 9단은 좌상변에서 탕웨이싱 9단의 실수(백112)를 발판삼아 중앙 백 넉점을 포위하며 흐름을 역전시켰다. 이후 좌상변 전투에서 백돌 아홉 점을 깔끔하게 포획하면서 승부를 결정지었고 탕웨이싱 9단의 항서를 받아냈다.
▲결승2국에 임하고 있는 신진서 9단. "이기면 우승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춘란배 우승으로 신진서 9단은 지난해 2월 제24회 LG배 우승 이후 두 번째 메이저 세계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결승2국 승리로 신진서 9단은 탕웨이싱 9단에게 7연승을 거두며 상대전적도 7승 2패로 격차를 더 벌렸다.
국내기전 5관왕으로 21개월 연속 랭킹 1위를 질주 중인 신진서 9단은 춘란배 우승컵을 추가하며 금년에만 다섯 번의 결승에서 모두 승리하는 등 명실상부한 신진서 시대를 열었다.
반면 4강에서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중국랭킹 25위 탕웨이싱 9단은 메이저 세계대회 3회 우승자다운 관록을 보여주며 결승 1, 2국 모두 신진서 9단과 중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두 판 모두 종반 초읽기에 무너지며 세계대회 네 번째 우승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결승2국 직후 열린 인터뷰에서 신진서 9단은 “이번 결승전은 내용적으로 무척 힘들었지만 거의 포기했던 4강전 승리가 우승하는데 큰 힘이 됐다”면서 “결승전을 앞두고 포석 준비에 공을 들였고 다른 대회를 통해 실전을 자주 가졌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인 탕웨이싱 9단은 기복이 있는 선수지만 세계대회에서 3회나 우승할 만큼 쉽지 않은 상대였다”며 “제 바둑을 두면 우승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준 춘란그룹과 각국 기원 관계자, 그리고 대회 내내 응원을 해 주신 바둑팬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세계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두 번째 춘란배 본선 진출 만에 첫 우승을 거둔 신진서 9단이 LG배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결승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목진석 국가대표 감독은 우승한 신진서 9단에게 15만 달러(약 1억 7400만원)의 우승상금을 전달했다. 탕웨이싱 9단은 준우승상금 5만 달러(약 5800만원)를 획득했다.
중국바둑협회가 주최하고 춘란그룹이 후원한 제13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의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25분에 1분 초읽기 5회, 덤 7집 반이 주어졌다. 지난 대회까지 단판승부로 열렸던 3ㆍ4위전은 이번 대회부터 폐지됐다.
신진서 9단이 13회 춘란컵을 거머쥐면서 한국은 우승횟수를 7회로 늘렸다. 주최국 중국은 5회 우승을 차지했고 일본이 1회 정상에 올랐다.
▲준우승한 탕웨이싱 9단의 시상식 장면. 왼쪽은 중국바둑협회 린젠차오 주석. 오른쪽은 춘란그룹 쉬췬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