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4강 진출 신진서, 커제와 10일 결승 티켓 다퉈
국내랭킹 1위 신진서(21) 9단이 마지막 LG배 4강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8일 서울 한국기원과 도쿄 일본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8강 둘째 날 경기에서 신진서 9단이 일본의 이치리키 료(24) 9단에게 14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신진서 9단은 중반까지 이치리키 9단과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지만 우변에서 돌과 돌이 부딪치자 진가를 발휘했다.
흑81부터 맹공을 퍼부은 신진서 9단은 인공지능 승률 그래프에서 10집 이상 앞서가며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이치리키 9단이 흑93으로 붙이는 수를 간과하면서 승부의 추도 급격히 기울었다. 결국 신진서 9단이 20개가 넘는 중앙 백돌을 잡자 이치리키 9단이 항복을 선언하며 승리도 결정됐다.
▲ 일본 국내 타이틀 3관왕(천원ㆍ용성ㆍNHK배)인 이치리키 9단은 신진서 9단의 강력한 전투력에 막히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대국 직후 열린 4강 추첨에서 신진서 9단은 중국의 커제(24) 9단과 만나게 됐다. 신진서 9단은 23개월 연속 한국랭킹 1위를, 커제 9단은 36개월 연속 중국랭킹 1위를 질주 중이다. 신진서 9단과 커제 9단의 상대전적은 신 9단이 5승 11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올 2월 농심신라면배 최종국에서 신진서 9단이 커제 9단에게 승리하는 등 최근 1년간 전적은 2승 1패로 신진서 9단이 앞서 있다.
신진서 9단과 커제 9단의 4강전은 10일 열리며, 하루 앞선 9일에는 중국의 양딩신(23) 9단과 미위팅(25) 9단이 결승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국후 인터뷰에서 신진서 9단은 “초중반 출발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중반 전투에서 이치리키 9단이 붙이는 수를 간과하며 바둑이 좋아졌다”면서 “4강에서 사실 누구랑 만나도 이겨야 할 상대이긴 한데 커제 9단과 조금 빨리 만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커제 9단이 8강에서 박정환 9단을 이겨 기세를 타고 있을 것 같아 더 신경 쓰겠다”며 “8강 첫날 한국 선수가 모두 졌지만 혼자 남았다는 부담을 갖지 않고 제 바둑을 둘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주)LG가 후원하는 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의 우승상금은 3억 원, 준우승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초읽기 40초 5회씩이 주어진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는 신민준 9단이 커제 9단에게 2-1로 승리하며 우승했다. 2020년에는 신진서 9단이 박정환 9단과의 형제대결 끝에 우승하는 등 한국이 LG배 2연패 중이다.
통산 우승횟수는 한국ㆍ중국이 11회씩 우승했고 이어 일본이 2회, 대만이 1회 우승컵을 차지했다.
▲ LG배 4강 대진표. 중국의 양딩신 9단 vs 미위팅 9단이 9일, 신진서 9단 vs 커제 9단이 10일 4강 대결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