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쉬하오훙에게 설욕하며 8강 선착
19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에서 열린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6강 첫째 날 경기에서 신진서 9단은 대만의 쉬하오훙 9단을 맞아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하며 208수 백 불계승으로 가장 먼저 8강에 올랐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개인전 준결승에서 쉬하오훙 9단에게 뜻밖의 패배를 당하며 동메달에 그친 신진서 9단은 50여 일만에 통쾌하게 설욕전에 성공한 것이다. 바둑TV에서 해설을 맡은 박정상 9단은 “중간 5대5가 됐던 적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신진서 9단의 완승입니다”라고 총평했다.
한편 중반까지 우세한 국면을 이끌며 기대를 모았던 김승진 4단은 유리한 바둑을 이어가지 못하고 196수 끝으로 돌을 거두었다. 신민준 9단과 강동윤 9단은 각각 구쯔하오 9단과 쉬자양 9단을 넘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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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화재배 본선은 두 군데서 열리고 있다. 방송대국이 열리고 있는 대강당과 일반 대국실의 모습
4명의 한국선수가 출전한 16강전 첫째 날은 유일하게 신진서 9단이 8강에 오르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반면 중국은 출전선수 모두 8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16강 둘째 날 대국은 한국과 중국 4대4 대결로 개최된다.
김명훈 9단과 황윈쑹 9단, 김누리 4단과 롄샤오 9단, 박정환 9단과 탄샤오 9단, 한웅규 9단과 셰얼하오 9단이 맞대결을 펼친다. 몇 명의 한국선수가 8강전에 진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화재해상보험(주)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3억 원, 준우승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 2023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6강 결과 및 대진
- 11월 19일 16강 첫날 결과(앞쪽 승자)
신진서 9단 vs 쉬하오훙 9단(대만) : 208수 백 불계승
쉬자양 9단(중) vs 강동윤 9단 : 130수 백 불계승
구쯔하오 9단(중) vs 신민준 9단 : 240수 백 불계승
딩하오 9단(중) vs 김승진 4단 : 196수 백 불계승
-11월 20일 16강 둘째 날 대진(상대전적 앞쪽 기준)
김명훈 9단 vs 황윈쑹 9단(중) : 1패
김누리 4단 vs 롄샤오 9단(중) : 첫 대결
박정환 9단 vs 탄샤오 9단(중) : 13승 4패
한웅규 9단 vs 셰얼하오 9단(중) : 첫 대결
■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6강 첫째 날 이모저모
○… 이른 추위가 찾아왔던 토요일, 선수들은 주로 글로벌 캠퍼스 내에서 시간을 보내며 휴일을 보냈다. 중국 선수들은 모여 바둑공부와 함께 탁구, 농구, 족구, 당구 등 운동을 하며 휴식일을 즐겼다. 출국한 선수는 아직 없다. 숙박과 식사 모두 좋고, 운동도 할 수 있어 모두 좋아한다는 중국선수단 총무의 귀띔이다.
○… 평년의 기온을 되찾아 햇볕이 따스한 19일 점심식사를 일찍 마친 선수들은 주변을 산책하며 마음을 정리했다. 대회가 열리고 있는 글로벌 캠퍼스는 건물을 빙 둘러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소복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간혹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과 인근 마을의 개 짓는 소리는 시합을 앞둔 선수들의 심적 부담감 해소에 잠시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 주말을 맞은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는 교육생이나 직원들도 최소한으로 출근해 바둑 관련 인원 외에는 오가는 이가 없어 조용한 분위기에서 16강 첫째 날 대국을 치뤄졌다.
대국장엔 푸른 눈의 외국인들이 찾아와 눈길을 끌었다. 오치민 씨(바둑영어교실 운영)와 바둑 모임을 하는 친구들로 한국에서 생활하던 중 삼성화재배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고 한다. 프랑스 국적인 이들은 모두 아마 강자들이다.
▲검토실을 찾은 프랑스인들이 안드리 크라베츠 초단과 바둑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