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이창호, 통산 1600승 달성
2011년 다승랭킹 1위는 조한승 9단이었다.
최고(最古)기전인 국수(國手)전 우승을 곁들이며 총 76경기에 출전해 57승(19패)을 따냈다. 단골 1위 이세돌을 딱 1승차로 제쳤다. 조한승의 최다승 타이틀은 개인적으로 2002년 이후 9년 만의 영예라는 ‘빛’임과 동시에 지난 10년간 최소승수의 1위라는 ‘어둠’도 함께 담겨 있었다.
지난 10년간 연간다승 1위의 평균승수는 70.5승이다. 그 중에는 목진석 9단이 2007년에 93승을 올리며 역대연간최다승을 경신했던 기록이 포함돼 있다. 93승은 프로야구 초창기 삼미 수퍼스타스의 장명부 투수가 기록한 30승에 비견할 정도의 대기록이다. 그러나 프로기사의 월급에 해당하는 단수당을 모아 만든 친목대회 성격의 ‘마스터스’에서의 7승을 포함해 52승을 예선에서 거둔 성적이라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단일리그로 진행되는 야구나 축구와 달리 이길수록 대국수가 늘어나는 바둑계의 특성상 연간 50승은 일류기사의 기준점이며 60승은 다승 1위를 다툴만한 성적이다.
20년 넘게 연평균 60승 이상을 따낸다면 그는 역사에 남을 기사다. 그런데 2012년 현재 한국에 26년간 평균 61.5승을 따낸 기사가 있다. 이창호 9단이다. 6년연속 다승 1위(88년~93년), 다승왕 통산 8차례를 기록한 이창호는 통산승률 75%를 넘는 유일한 기사다.
7월 13일 이창호 9단은 의미있는 기록을 또 하나 만들어냈다. 통산 1600승 달성.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4층 본선대국실에서 열린 제14회 농심신라면배 예선 4회전 박진솔 5단과의 대결에서 흑으로 151수 만에 불계승을 거둔 이창호는 프로통산 1600승을 일궈냈다. 스승인 조훈현 9단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1986년 8월 29일 제62회 승단대회에서 조영숙 초단(당시)을 상대로 프로 첫 승점을 따낸 이창호는 이로써 입단 25년 11개월만에 1600승을 달성했다. 2010년 1월 18일 최연소 1500승을 따낸지 2년 6개월만에 100승을 더 쌓았다.
이는 입단 40년 10개월 만에 1600승 했던 조훈현의 기록을 14년 11개월 단축한 기록이다. 37세의 나이에 세운 대기록으로 조훈현 9단의 50세 5개월의 최연소 기록도 13년 5개월 단축했다. 자신보다 22세 연상의 서봉수 9단은 올해 4월에 1500승을 따냈었다.
이창호의 1600승은 최연소, 최단기간 달성이라는 기록적인 측면 외에도 자신의 명성을 높여준 농심신라면배에서 이룬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13회 본선 중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은 이창호는 그동안 여덟 차례 자신의 손으로 한국의 우승을 이끌며 ‘농심배 수호신’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박진솔을 이기며 농심배 예선 결승에 오른 이창호는 이동훈 초단과 나현 2단의 승자와 1601승 도전과 함께 14년 연속 대표팀 승선여부를 판가름하는 대결을 벌인다.
■다승랭킹 5걸
순위 |
이름 |
성적 |
나이 |
1 |
조훈현 9단 |
1천873승 9무 792패 |
59세 |
2 |
이창호 9단 |
1천600승 533패 |
36세 |
3 |
서봉수 9단 |
1천505승 3무 872패 |
59세 |
4 |
유창혁 9단 |
1천158승 2무 619패 |
46세 |
5 |
서능욱 9단 |
997승 5무 705패 |
54세 |
※이세돌 9단 : 921승 1무 37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