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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의 승패가 밤도 좌우했다

등록일 2020.12.21

20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4라운드 4경기
셀트리온, 수려한합천에 4-1 승


"낮에 박정환 선수는 이기고 신진서 선수는 지지 않았습니까. 그 결과가 밤 대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겠네요." (유창혁 해설자)

낮의 중국리그에서 박정환 9단은 중국 판팅위 9단에게 쾌승을 거둔 반면 신진서 9단은 복병 쉬자양 8단에게 덜미가 잡혔다. 5시간 21분을 싸운 끝에 맞은 패배도 패배였지만 무엇보다 이 결과로 전인미답의 '연간 90% 승률'이 무산됐다. 착각이 있었던 듯한 장면에선 머리를 감싸고 주먹으로 테이블을 여러 차례 내리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는 신진서 9단이다. 앙금이 남지 않았다면 그것이 더 이상했을 것이다.

▲ 쉬자양에게 패하기 전까지 신진서 9단의 올해 승률은 정확히 90%였다. 이후 남은 바둑리그 두 판과 중국리그 최대 3판을 전승으로 마무리한다 해도 77승9패, 89.53%가 된다. 단, 1998년에 이창호 9단이 작성한 연간 최고승률(75승10패로 88.24%)을 갱신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런 심정을 뒤로 하고 저녁의 바둑리그에서 박정환 9단과 마주 앉았다. 밤 8시반, 셀트리온과 수려한합천이 벌인 4라운드 4경기의 네 번째 속기주자로서였다. '남해 7번기 후'로는 18일 만의 재회. 우려했던 대로 생기 없는 모습을 보였다.

초반의 사석작전으로 우세한 결과를 이끌어냈지만 이후 좌변의 패 공방에서 일찌감치 패를 해소하는 결정적인 미스를 범했다. 이후 박정환쪽으로 크게 기울어진 승률 그래프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최후에는 대마를 죽이는 것으로 던질 곳을 구했다. 개전 1시간 29분 만인 216수째. 그 답지 않은 패배였다. 박정환 9단과의 통산전적은 올해 14승2패 포함 18승17패.

▲ 최근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정환 9단. '남해 7번기'가 오히려 약이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11연승을, 갑조리그에선 정규시즌부터 11연승을(15승1패) 이어가고 있다. 올해 전체로는 47승26패, 64.3%의 승률.


신진서만 진 셀트리온, 박정환만 이긴 수려한합천

한편 우승 후보 두 팀이 정면 충돌한 경기에선 셀트리온이 수려한합천에 4-1 대승을 거뒀다. 신진서 9단만이 패했을 뿐 나머지 주전 네 명이 모두 승리하며 올 시즌 두 번째 4-1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이긴 순서로는 원성진 9단, 강승민 7단, 조한승 9단, 이태현 7단의 순.

이 결과 셀트리온은 3승1패로 단독 2위로 올라섰고 수려한합천은 2승2패, 5위에 머물렀다. 개인 다승부문에선 박정환 9단과 김지석 9단, 원성진 9단과 심재익 4단 등 4명이 4승으로 공동 선두권을 형성한 상태.

▲ 최근 호조와 난조로 컨디션이 크게 엇갈리는 두 기사의 대결에서 '호조' 원성진 9단(오른쪽)이 박진솔 9단을 압도하며 4연승을 달렸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네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다가오는 목요일부터 5라운드에 들어간다. 대진은 셀트리온-킥스(24일), 포스코케미칼-정관장천녹(25일), 바둑메카의정부-한국물가정보(26일), 수려한합천-컴투스타이젬(27일).

2020~2021 KB리그의 팀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 승패에 따라 장고판은 360만원과 70만원, 속기판은 320만원과 60만원의 대국료를 지급한다.

▲ 장고 A: 각 2시간, 장고B: 각 1시간, 속기: 10분, 40초 초읽기 5회




▲ 다섯 판 중 네 판에서 상대전적의 우위를 점했던 셀트리온이 결과에서도 4-1 대승을 이끌어냈다.


▲ 킥스팀에서 3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두 기사의 대결에서 강승민 7단(왼쪽)이 윤준상 9단에게 대역전승을 거두며 상대전적 3승. "불리한 가운데 노림수가 하나 있었는데 그게 통해서 이길 수 있었다"는 강승민 7단이다.


▲ 중반까진 초슬로우 템포로 진행됐지만 종당에는 기나긴 패공방이 이어지며 330수를 넘긴 2시간 장고대국. 6시간의 올 시즌 최장기록을 작성한 끝에 조한승 9단(왼쪽)이 1집반차로 강유택 8단의 추격을 따돌렸다.


▲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선수 가운데 아직 승점이 없었던 이태현 7단(왼쪽)이 8살 아래의 송지훈 6단을 상대로 첫승의 기쁨을 누렸다.


▲ "항상 마음 편하게 바둑 둘 수 있게 해주는 아내(이소용 캐스터)가 고맙다"는 원성진 9단(왼쪽)과 강승민 7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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