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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이동훈 잠재운 31세 퓨처스

등록일 2022.03.07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후) 5라운드 4경기
포스코케미칼, 정관장천녹에 3-2 승


사실 이쯤 되면 '대타'라는 표현을 쓰기도 머쓱해진다. 팀이 치른 열 두 경기에서 여덟 번이나 출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5지명 박승화 9단보다 등판이 더 많은 퓨처스, 포스코케미칼의 류민형 7단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성적도 나름 준수하다. 소속 무대인 퓨처스리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듬은 물론 1부리그에서도 지난 라운드까지 3승4패를 기록했다. 승점보다 패점이 좀 더 많은 것은 김지석 9단이나 강동윤 9단 등 상위 랭커들과의 대결이 많았기 때문.

▲ 후반기 1위 자리를 놓고 벌인 대결에서 포스코케미칼이 전반기 4-1 승리에 이어 다시 3-2로 정관장천녹을 눌렀다.


그런 이유로 패점 보다는 이긴 3승의 내용에 시선이 가게 되는데, 이 가운데 2승이 간판급 주전인 최철한 9단이나 이창석 8단이 코로나 확진으로 오더에서 제외된 때였다. 야구로 치면 4번 타자를 대신해 나와 꼭 득점을 해주는 선수라고나 할까. 감독의 입장에선 이런 선수가 눈물 나게 고맙고 보물 덩어리처럼 여길 수밖에 없다. 출전이 잦아진 배경이다.

2009년 18세의 나이로 입단했으니 올해로 프로 13년차. 그동안 화려한 이력은 없었고 일반 팬들에겐 두 살 위 류동완 4단(최근 도장을 개설했다)과 형제기사라는 점이 더 부각되어 왔다. 하지만 실제론 누구나 인정하는 수읽기의 고수이고, 이것이 며칠 전 YK건기배 결승에서 김지석 9단을 꺾은 데 이어 이날 KB리그 경기에서 이동훈 9단을 꺾는 연타석 홈런으로 이어졌다.

▲ 양 팀을 대표하는 '대세남'들의 대결에서 13위 김명훈 8단(왼쪽)이 6위 이창석 8단을 상대로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이끌어 내며 2월 6일 이후 리그 5연승, 전체 기전 14연승을 달렸다.


상대 1지명을 꺾은 류민형 7단의 승리는 중차대한 무게가 실린 이날 승부에서도 기선 제압의 선제점이자 사실상의 결승점 역할을 했다. 이것을 제외하면 포스코케미칼은 주장 변상일 9단과 4지명 박건호 6단이, 정관장천녹은 2지명 김명훈 8단과 4지명 최재영 6단이 각각 승리하며 2-2로 팽팽했다.

3승1패가 된 포스코케미칼은 정관장천녹(3승2패)과 자리바꿈을 하며 후반기 들어 처음 1위로 올라섰다. 전.후반기 통합 성적에서도 9승3패로 2위 수려한합천(8승5패)과의 격차를 좀 더 벌린 1위. 이겼으면 확실한 1위에 4강 진입의 가능성도 크게 높일 수 있었던 정관장천녹은 아쉬움 속에 남은 세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입장이 됐다.

▲ 상대 전적은 홍성지 9단이 4승2패지만 해설자들은 대부분 최근 상승세인 박건호 6단의 손을 들어준 판. 우세하게 출발했던 박건호 6단(왼쪽)이 홍성지 9단의 중반 추격을 따돌리며 포스코케미칼의 팀 승리를 결정했다.


9개팀이 전.후반기 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다섯 팀을 가르는 정규시즌은 다가오는 목요일부터 후반기 6라운드를 속행한다. 대진은 셀트리온-한국물가정보(10일), 수려한합천-포스코케미칼(11일), 정관장천녹-킥스(12일), 유후-컴투스타이젬(13일). 바둑메카의정부는 휴번이다.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정규시즌 매판 승패에 따라 승자에게는 300만원, 패자에게는 60만원의 대국료를 차등지급한다.

▲ 모든 대국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3회.






▲ 최근의 파이팅이 좋은 송규상 6단이지만 변상일 9단(왼쪽)과의 상대 전적(1승5패)이나 랭킹의 격차를 극복하기엔 아무래도 힘이 달렸다.


▲ 줄곧 우세하게 판을 이끌던 최철한 9단이 우변의 엷은 곳을 등한시한 것이 화를 불렀다. 최재영 6단(왼쪽)이 이 약점을 제대로 찔러 대마를 잡는 순간 승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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