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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일, 에이스 결정전에 강하다

등록일 2023.01.27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수담 3라운드 2경기

정관장천녹, 수려한합천에 3-2 승
박정환-변상일 하루 두 판, 강동윤-원성진에 이어 두 번째


이번 주 세 차례의 주장 대결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쏠린 랭킹 2위와 3위의 맞대결. 굴곡 많았던 아마추어 시절을 뒤로 하고 25세에 프로가 된 늦깎이 리거의 데뷔전. 눈여겨 볼 승부를 품고 마주한 전기 우승팀과 리그 터줏대감팀의 대결에서 정관장천녹이 수려한합천을 눌렀다.

정관장천녹은 26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수담 3라운드 2경기에서 5지명 허영락 3단-2지명 홍성지 9단-1지명 변상일 9단 순으로 3승을 합작하며 수려한합천에 3-2로 승리했다.

▲ 개막 첫 주에 세 차례나 벌어졌던 에이스결정전은 차츰 빈도수가 줄어드는 양상이다. 이날은 여섯 경기 만.


4국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상태에서 '연장 승부'로 끝을 봤다. 이번 시즌 들어 8번째의 에이스결정전. 분위기는 단연 수려한합천 쪽이었다. 앞의 2국에서 박정환 9단이 변상일 9단에게 쾌승을 거둔 데다 패배 직전 극적으로 2-2의 스코어를 만들었기 때문.

수려한합천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던 3국. 박영훈 9단과 정관장천녹 김정현 8단의 대결은 중반에 형세가 크게 기울어 김정현 8단이 어떻게 끝내냐만 남아 있는 걸로 보였다. 한데 이 바둑이 막판 대혼돈 속에서 요동치다가 끝내는 뒤집히고 만다. 이 때가 밤 10시 17분께.

▲ 에이스결정전에 앞서 열린 2국. 박정환 9단(오른쪽)이 변상일 9단의 대마를 잡으면서 1시간 23분, 143수의 단명국으로 끝이 났다.


이리하여 10분 후부터 에이스결정전이 시작됐지만, 다시 마주한 박정환 9단과 변상일 9단을 지켜보는 심정은 대개가 비슷했다. 분위기로나 기세로나 박정환 9단의 승리가 아니겠냐는 것.

한데 그게 아니었다. 뚜껑이 열리자마자 변상일 9단이 아까와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마구 손바람을 내며 박정환 9단을 코너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20초 하나의 승부. 박정환 9단이 때 이르게 치명상을 입었다.

▲ 이번엔 자리를 바꿔 흑으로 3집반승을 거둔 변상일 9단. 에이스결정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자리에 앉아 박정환 9단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180도 딴 사람이 된 것 같다" "시간이 없으니 더 잘 둔다"는 말이 중계석에서 나왔다. 런닝타임 1시간 22분, 밤 11시 49분 종료.


정관장천녹은 팀이 거둔 3승(1패)의 모두를 에이스결정전에서 올리며 진정한 '끝판왕'의 면모를 보였다. 수려한합천은 최근 3연승의 기세가 끊기며 3승2패.

한편 이날까지 22경기를 치르는 동안 에이스결정전은 8차례 벌어져 전체 경기수 대비 36.3%를 차지했다. 대략 3분의 1 정도의 비율로 팀당 16경기를 치르는 이번 시즌에 대입해 보면 5~6경기쯤에 해당한다.

▲ 1지명의 에이스 결정전 출전 가능 횟수는 총 6회. 이렇게 본다면 굳이 에이스 카드를 아낄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팀마다 사정이 천차만별이라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27일에는 김지석의 바둑메카의정부와 일본기원이 수담리그 3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세키 고타로-김지석, 사카이 유키-설현준, 고이케 요시히로-이원영, 장루이제-문민종. 네 판 모두 첫 대결이다.

2022-2023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사상 첫 양대리그로 운영하는 정규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로 승리할 시 3점, 3-2로 승리할 시 2점, 2-3으로 패할 시 1점.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낮에 YK건기배 예선대국(유오성 7단에 패)을 둔 후 저녁의 KB리그 데뷔전에 임해 승리한 허영락 3단(오른쪽). 맞은편의 박종훈 6단은 개막 4연패로 시름이 깊어졌다.


▲ 속기에 난전형인 김진휘 6단(오른쪽)은 정법형의 홍성지 9단과 상성이 맞지 않는 모습이다. 174수 만에 완패의 내용으로 물러나며 상대전적 2패째.


▲ 상대전적 3패에서 9년 만에 박영훈 9단과 마주한 김정현 8단(오른쪽). 상대의 대마를 잡거나, 자신의 대마를 살리거나 어느 쪽이든 다 이기는 상황에서 두 개의 떡을 다 놓치고 말았다.


▲ 팀의 1~3지명이 속기에 강한 선수로 구성된 정관장천녹. 바뀐 시스템에 대비한 최명훈 감독(오른쪽)의 안목이 힘을 얻고 있다.


▲ 박정환 9단의 연승이 끊기면서 팀도 연승이 멈춘 수려한합천. 아쉬움을 뒤로 하고 2주 간 휴식에 들어간다.


▲ "해설보다는 당연히 바둑 두는 게 좋고, 바둑에 전념해야 할 것 같다"는 홍성지 9단. 오른쪽은 "똑같은 한 판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는데 바둑리그 승리는 좀 더 짜릿한 것 같다"고 한 허영락 3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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