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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이기니 반대편엔 '지옥문' 열렸다

등록일 2023.04.23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인터 6라운드 3경기

김지석팀 울고 박정환팀 웃고...아수라의 문 열린 수담리그


수담리그에 정관장천녹이 있다면 난가리그엔 한국물가정보가 있다. 이번 시즌 난가리그의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한국물가정보가 전체 두 번째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물가정보는 22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7주차 4경기(인터리그 6R 3G)에서 바둑메카의정부를 꺾었다. 밤 11시 6분에 끝난 스코어는 3-1.

▲ 바둑메카의정부와 경쟁하는 수담리그팀들 전부가 물가정보를 응원했을 경기. 유창혁 해설자는 "둘 중 누가 4-0으로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대진"이라고 말했다.


서둘러 포스트시즌을 확정짓고자 하는 난가리그 1위 한국물가정보와 추가 승점이 절실한 수담리그 3위 바둑메카의정부. 종착역이 보이는 시점에서 두 팀은 이번 시즌 들어 가장 중요한 경기를 벌였다.

승부의 키를 쥔 세 판의 동 지명 대결 중 두 판을 가져간 한국물가정보가 3-0, 일직선으로 승부를 끝냈다. 3지명 맞대결에서 강승민 8단이 설현준 8단을 꺾는 선제점을, 강동윤 9단은 1지명 맞대결에서 김지석 9단을 꺾으며 팀 승리를 결정했다.

▲ 동갑내기 절친 간의 36번째 대결은 강동윤 9단의 완승으로 끝났다. 통산 전적은 강동윤 19승, 김지석 17승.


한국물가정보의 전적은 10승4패(승률 71.4%), 승점은 29점. 남아 있는 두 경기를 모두 0-4로 내주더라도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차지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한 현재 2위에도 7점 차로 크게 앞서 있어 플레이오프(준결승)에 직행하는 난가리그 최종 1위 자리도 유력시되고 있다(남은 두 경기에서 3점을 추가하면 자력 1위가 확정된다).

▲ 상대전적 5승5패에서 만난 3지명 대결은 강승민 8단(오른쪽)이 설현준 8단을 5연패의 수렁으로 밀어 넣으며 3연승을 달렸다.


오랜 기간 국가대표 코치를 역임한 다음 이번 시즌 처음 지휘봉을 잡은 박정상 감독(39)은 "선수들이 잘해 줬고 해서 그게 기쁜 것 같다"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 팀의 최종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좀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역 프로 9단인 박정상 감독은 선수로서도 2005년과 2006년 연속해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으며, 이번엔 데뷔 시즌에서 전기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는 성과를 냈다. "항상 열정적으로 잘 대해 주시고 선수들도 잘 따르고 해서 지금까지는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는 주장 강동윤 9단.

▲ 서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띠 동갑 두 기사의 대결에선 진시영 9단(왼쪽)이 박상진 7단을 상대로 상대전적 1승4패의 열세를 극복하는 승리를 거뒀다. "상대가 인터넷 등에서 자주 사용하는 포석을 미리 연구해보라는 주문을 했고, 그렇게 대비해왔던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는 박정상 감독이다.


한편 한국물가정보의 이날 승리는 맞은편 수담리그의 순위 싸움을 지옥 같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번 주 두 경기를 치른 바둑메카의정부가 단 1점도 얻지 못한 여파다.

나란히 한 경기씩을 남겨 놓은 2~4위 세 팀 가운데선 울산고려아연이 승점 25점으로 앞서 있지만 24점의 바둑메카의정부와 원익과는 단 1점 차이. 그 점에서 이날 경기의 최대 수혜자는 일본기원을 포함 두 경기를 남겨 두고 있는 23점의 5위 수려한합천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남은 티켓은 두 장. 아수라의 문이 활짝 열린 가운데 '신의 주사위' 놀이가 시작됐다.

▲ 대조적인 분위기의 바둑메카의정부. 남은 원익과의 경기를 무조건 이긴 다음 경쟁팀들의 결과 여하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 됐다.


23일에는 난가리그 5위 셀트리온과 수담리그 1위 정관장천녹이 인터리그 6라운드 4경기에서 맞선다. 대진은 심재익-변상일(2:4), 김명훈-홍성지(2:1), 윤찬희-김정현(5:3),최철한-권효진(0:0, 괄호 안은 상대전적).

2022-2023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사상 첫 양대리그로 운영하는 정규시즌은 각 리그의 상위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다. 매 경기의 승점은 4-0 또는 3-1로 승리할 시 3점, 3-2로 승리할 시 2점, 2-3으로 패할 시 1점.

▲ 1국(장고: 40분+매수 20초), 2~4국(속기: 20분+매수 20초), 5국(초속기: 1분+매수 20초).


▲ 강동윤 9단은 에이스결정전 3승1패, 김지석 9단은 2승2패.


▲ 마지막 끝난 2지명 대결에서는 최근 호조의 이원영 9단(왼쪽)이 한승주 9단을 꺾고 4연승을 달렸다. 6승2패로 달아난 상대전적.


▲ "강동윤 선수가 어느 순간부터는 팀의 심장을 조이게 만들더라. 항상 이기긴 하는데 역전승을 하더라. 그러면서 팀이 기세를 타지 않았나 한다"는 박정상 감독. "상당히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이겨서 기쁘다. 아직 1등이 확정이 아니기 때문에 남은 두 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강동윤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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