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LG배에서 스웨를 또 다시 이겼다
27일 경기도 김포시 마리나베이호텔에서 진행된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에서 한국 선수단은 5승 5패의 성적으로 16강에 5명이 진출했다.
32강전 중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최정 9단이 전기 준우승자인 중국의 스웨 9단에게 승리한 것이다. 최정 9단은 작년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도 스웨 9단을 이긴 바 있는데 9개월 만에 다시 만나서 또 다시 이긴 것이다. 예전 같으면 최정 9단의 승리를 이변으로 여겼겠지만 이제는 최정 9단이 세계 정상급 기사들에게 늘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변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어쩌다 한번의 승리도 아니다. 즉 세계 무대에서 최정 9단은 이미 그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바둑 내용도 초반 좌변 전투에서 승기를 잡은 뒤 우변에서 벌어진 2차 전투에서도 멋진 맥점을 선보이며 타개에 성공, 완승을 거뒀다.
▲ 스웨 9단에게 연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한 최정 9단은, 여지기사 중 루이나이웨이 9단을 제외하고는 아직 누구도 이룬 적이 없는 세계 8강에 도전한다
최정 9단 이외에 승리한 기사는 한국 랭킹 1~4위 기사들이다. 한국 랭킹 1위 박정환 9단은 통멍청 7단에게 종반까지 고전했으나 막판 대역전에 성공, 21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 박정환 9단은 종반까지 미세하게 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이었으나 막판 상대의 실수를 응징하면 큰 수를 내서 대역전에 성공했다.
2위 신진서 9단은 중국의 동갑내기(2000년생) 랴오위안허 7단에게 165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고 한국팀에 가장 먼저 승전보를 전했다.
▲ 신진서 9단은 지난 주 GS칼텍스배 우승 등 최고의 컨디션. 랴오위안허 7단과의 상대 전적도 3승으로 차이를 더 벌렸다.
3위 김지석 9단은 4월부터 최근까지 4승 8패의 부진에 빠져 있는 상황이어서 우려가 컸지만 판윈뤄 8단에게 18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 김지석 9단은 초반 전투에서 실족, 불리하게 출발했으나 우변 백 대마를 맹공격해서 바둑판의 거의 절반 가까운 큰 대마를 잡고 대승을 거뒀다.
4위 변상일 9단은 전기 우승자인 양당신 9단에게 317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고 가장 마지막으로 한국팀에 승리를 안겼다. 지금까지 LG배에서는 2연속 우승자가 한번도 나오지 않았었고, 특히 21회부터는 전년도 우승자가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하는 새로운 징크스가 생길 정도로 전년도 우승자에게 가혹한 기전으로 유명하다.
▲ 변상일 9단은 소리 소문 없이 강한 기사. 전년도 챔피언 양당신 9단과 시종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를 거뒀다.
한편 18명이 본선 32강에 진출했던 중국팀은 그 중 10명이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합류했고, 일본은 자국 1위 기사인 이야먀 유타 9단만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 16강에는 한국 5명, 중국 10명, 일본 1명의 기사가 올랐다.
한국랭킹 1~4위 기사와 여자 랭킹 1위 최정 9단 등 5명의 한국선수단은 29일 같은 장소에서 본선 16강전을 치른다.
■ 다음은 16강전 대진표
박정환 9단 : 당이페이 9단(중국) - 상대 전적 3승 1패
신진서 9단 : 미위팅 9단(중국) - 상대 전적 1승 2패
김지석 9단 : 투샤오위 5단(중국) - 첫 대결
변상일 9단 : 타오신란 7단(중국) - 상대 전적 1승 1패
최정 9단 : 펑리야오 6단(중국) - 상대 전적 1패
이야마 유타 9단(일본) : 커제 9단(중국) - 상대 전적 2승 2패
천야오예 9단(중국) : 자오천위 7단(중국)
탄샤오 9단(중국) : 쉬자양 8단(중국)
▲ 16강 대진표. 8강 대진표는 16강전이 끝난 후 다시 추첨한다.